2020년 7월 9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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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교회에도 법이 존재하나요? 왜 법이 필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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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1-04 ㅣ No.460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교회에도 법이 존재하나요? 왜 법이 필요한 거죠?

 

 

교회법 특강 때마다 본당 신자들께서는 저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아니, 신앙 생활하는 데에 무슨 법이 필요합니까?”

“뭐 그냥 하느님 믿고 살면 되는 거 아닙니까?”

“도대체 교회에 법이 왜 필요합니까?”

 

이럴 때마다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가족 안에서도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어요~ 없어요?”라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있어요!~”라고 답하십니다. 같은 이치로 신앙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는 ‘교회’라는 공동체가 정한 규칙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권리와 의무가 존재하듯이, 교회라는 사회에도 신자로서 주어지는 권리와 의무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사회가 있는 곳에 법이 있다.”는 로마법 격언은 더 발전하여 “교회는 사회다. 그러므로 교회가 있는 곳에 법도 있다.”라는 명제로 재탄생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로 “천당에도 교회법이 있을까?”라는 논쟁이 법학자들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결론은 “있어야 한다.”였습니다.

 

법(法)이란 두 사람 이상이 모인 공동체의 질서유지와 그 구성원 간의 공동선을 위한 규정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법의 근본정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법이란 우리를 얽어매어 불편하게 만드는 어떤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말씀에 따라 살기 위해 서로 간에 지켜야 할 규범으로서, 신앙인이 신앙인답게 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법은 근본적으로 공동체 구성원의 공감대와 수용을 토대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물론 법은 개인과 집단의 자유와 자율성을 제한하고 규제하는 도구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지니기도 합니다(예수님과 율법학자들 사이에서 드러난 안식일법 논쟁, 오직 복종만이 미덕이었던 트렌토 공의회 등). 이는 율법에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법에 깃든 정신과 가치를 간과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교 신앙이 추구하는 복음의 정신과 보편적 가치를 놓치지 않고 그것을 현실적으로 적용하고 실천하기 위한 끊임없는 교회법 연구와 발전이 필요합니다.

 

[2020년 1월 5일 주님 공현 대축일 수원주보 3면, 김의태 베네딕토 신부(교구 제1심 법원 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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