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금)
(녹)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예수님과 함께 있던 여자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겸손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닌가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7-08 ㅣ No.937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겸손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닌가요?

 

 

질문

 

현대 사회에서 겸손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닌가요? 주변에 보면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우습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겸손한 태도가 지금 사회에서는 오히려 못난 모습이 돼버린 걸까요?

 

 

답변

 

요즘은 자기 피알(PR) 시대라고 합니다. PR은 Public Relation의 약자로서 ‘대중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보통 ‘홍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자신을 타인에게 홍보해 대중적인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PR은 다른 사람들과 우호적 관계나 필요적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려는 일련의 노력과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기 PR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실성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에 대해서 불확실한 사실이나 과장된 것들을 드러내다 보면 일시적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킬 수는 있지만, 나중에 다른 사실이 드러나게 되면 오히려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만 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 홍보를 위해서라도 ‘자기 이해’가 우선 잘 돼 있어야 합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자기 이해를 잘하고 있을수록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를 잘 알게 되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수양에 더 심혈을 기울이게 되는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무한경쟁 시대에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겸손이란 미덕은 오히려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장애물쯤으로 여기기도 하고, 자기 자랑을 해서라도 윗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겸손’이라는 덕목은 정말로 쓸모없는 것일까요?

 

겸손은 ‘인간이 자기 처지 이상으로 높이는 오만도, 그 이하로 낮추는 비굴도 아니며 자신을 정당하게 평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살레시오 성인은 겸손을 다섯 단계로 설명합니다. 1단계는 우리가 가난과 비천함 외에는 아무것도 아님을 아는 것입니다. 2단계는 비참한 자기를 인정하고 그러한 자기 자신을 공표하는 것입니다. 3단계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무가치함과 비천함을 알아보았을 때,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4단계는 멸시받는 것을 좋아하고 누가 우리를 헐뜯고 깎아내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5단계는 경멸당하는 것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원하고 받으려고 찾으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그것에 만족을 느끼는 것입니다.

 

물론 살레시오 성인이 말씀하신 겸손의 5단계까지 도달하기란 매우 어려운 과정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끊임없이 겸손해지려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루카복음 14장 11절에 그 해답이 나옵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게다가 남에게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어 얻어지는 기회가 얼마만큼 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언 19장 21절에서 “사람의 마음속에 많은 계획이 들어 있어도 이루어지는 것은 주님의 뜻뿐이다.” 결국 ‘주님의 뜻’대로 이뤄질 일들을 스스로 만들려다가 도리어 주님의 뜻만 거스르게 되는 것은 아닌지요.

 

“금은보화는 원래 낮은 데 묻혀 있는 법이고, 물은 낮은 골짜기를 흐른다”고 했습니다. 주님은 교만한 분들에게는 매우 엄격하셔도, 겸손한 분들에게는 한없이 퍼주시는 분 아니십니까? 이제부터라도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피고, 아무리 겸손하려 해도 어느 순간 교만해지는 우리를 더 살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교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우리들 때문에 하느님이 노하실까 정말로 두렵습니다. 의로운 사람 열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서 망한 소돔과 고모라의 교훈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9년 7월 7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29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