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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성사ㅣ 준성사

[고해성사] 고해성사의 준비: 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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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3 ㅣ No.176

[빛과 소금] 고해성사의 준비 - 참회

 

 

신앙생활을 하면서 죄를 짓지 않고 산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 그러나 인간이기에, 성인들조차도 지상의 삶 속에서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죄를 짓는 것 보다 그 죄를 참회하지 않는 것이 영적으로 더욱 가슴 아픈 일이다. 참회를 통해서 하느님을 향한 사랑고백으로서의 고해성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참회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데서 시작한다. 매일의 삶에서 자신과 가족, 이웃 그리고 대자연인 피조물들에 대한 나의 생각과 언행이 어떠했는가를 돌아보는 것이다. 이렇게 돌아보면 가끔 영적으로 아픈 일들이 발견된다. 이제 죄를 분별해낼 차례다. 죄에는 내가 행함으로써 범한 죄(작위의 죄)뿐만 아니라 내가 하지 않음으로써 범한 죄(부작위의 죄)도 있다. 이제 통회를 할 차례다. 통회는 절실한 뉘우침을 뜻한다. 죄를 지은 자기자신에 대해서 아파하고, 그 죄로 상처받은 사람과 피조물에 대해서 마음 깊이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죄를 미워하며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일상 안에서 소소하게 지은 죄나 기억하지 못하며 넘어간 죄들은 이 통회만으로 사함을 받는다. 특히 미사전례 때 행하는 참회식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중대한 죄, 가슴에 남아있는 죄, 남에게 큰 아픔을 준 죄, 십계명을 위반한 죄가 있다면 하느님과 따로 만나야 한다. 

 

고해성사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에서 출발한다. 그분이 나의 하느님이시고 결코 나를 외면하지 않으시리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이 신뢰를 바탕으로 사랑의 고백을 위해 용기있게 고해소 문을 열자. 모든 사랑고백은 두렵고 떨리지만 아름다운 것이다. 고해소 안에는 사제가 기다리고 있다. 그 사제는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놓은 사람이다. 더욱이 고해소 안에서 사제는 하느님을 대신해서 “당신의 죄를 사합니다”라고 선언할 수 있는 자격을 받은 사람이다. 고해소 안에는 심판과 책벌이 없다. 관용과 무한한 사랑만이 넘쳐흐른다. 하느님을 향한 신뢰로 고백하면 된다.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이사 1,18) 될 일만 남았다. 고해의 비밀이 누설될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 우리교회 안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으며, 고해소 문을 나서는 순간 하느님께서는 사제에게 고해 중에 들은 모든 것을 잊도록 특별한 은총을 주신다. 

 

고해성사는 사제가 정해준 보속을 완수함으로써 완결된다. 사제의 사죄경으로 죄는 모두 용서받는다. 그러나 죄 때문에 생긴 상처, 피해 등은 여전히 남는다. 보속이란 이를 보상하기 위한 행위로 기도, 헌금, 자선행위, 봉사, 절제, 희생 중에서 사제가 정해준다. 수행하기 어려운 보속을 받았을 경우에는 고해사제에게 보속의 변경을 청할 수 있다. 받은 보속이 무엇인지 잊었을 경우 그 보속은 면제되며, 보속의 수행을 하지 못하게 된 경우 다음에 보는 고해성사에서 보속을 못했음을 고백하고 고해사제에게 새롭게 보속을 받을 수도 있다.

 

[2010년 3월 21일 사순 제5주일 인천주보, 이완희 신부(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 만수1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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