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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유리화공예에 대하여1: 스테인드글라스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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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8-14 ㅣ No.94

유리화공예에 대하여 1 - 스테인드글라스란 무엇인가?


I.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란 무엇인가?
 
 
 
1. 스테인드글라스의 가치와 기능
 
오늘날 서구에 있어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가 하나의 조형 예술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그 예술적 가치가 재생. 부활. 발전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주목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교회예술이 체계적으로 정립되어 있지 못한 형편이어서 사람들 속에 무관심한 상태로 놓여있는 것은 한편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된다.
 
서양에서는 스테인드글라스의 기술이 초기 고딕시대로부터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져왔으나 한 가지 근본적인 변화는 종교예술이라는 국한된 의미에서 점진적으로 모든 조형예술 전반에 걸쳐서 응용 발전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교회건축에서부터 빛과 색채가 지니는 종교적 개념으로, 지속 유지되어 왔지만, 오늘날에는 교회건축의 부속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교회건축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일번 공공건물의 실내외, 공예, 회화, 조각에 이르기까지 파급되어 독특한 예술성을 표현하게 되었다.
 
또한 그것은 단순한 기능의 작업이 아니어서 회화적인 묘사법과 조각적인 조형을 함께 지니고 있으므로 색채에 대한 감각과 재료의 화학적 변화 및 물리적인 교화를 파악하여 그것을 건축적 공간조형과 조화시켜야 하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스테인드글라스는 전통적으로 기능을 지향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순수예술 분야와는 달리 “예술이냐? 기술이냐”하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코 기술로 단정할 수 없는 예술적 가치 인식이 나타났으며 상상력이 필요한 예술로써 스테인드글라스를 재평가하려는 인식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와 같이 스테인드글라스는 현대 조형예술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새로운 예술장르로 점차 이해되고 있다. 또한 그것이 다른 미술 분야에 깊게 침투하여 이용되고 있는 사례를 수없이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양에서는 그러한 논란 속에서도 역사적으로 그 작품자체가 예술적 가치를 지닌 채 교회건축에서 특이한 공간처리 구실을 다하여왔으나, 우리나라에 있어서 그것은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 아니라 서구에서 유입된 후 교회건물 속에 극히 간헐적으로 보였을 뿐이어서 그것이 지니는 예술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매우 미흡한 형편이다.
 
 
 
2. 스테인드글라스의 발생과 변천
 
스테인드글라스는 말 뜻 그대로 ‘체색된 유리’라는 말로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색칠된(colored) 혹은 미술유리(art Glass)라 불리기도 한다. 독일어로는 Slasmalerei, 불어로 Vitrail라 한다. 넓은 의미의 스테인드글라스란 색이 들어 있는 모든 유리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그리스도교교회 공간과 함께 하는 미적표현 방법으로 고유명사화 되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나타난 것은 고대 이집트이다. 고대 이집트 왕국의 고분에서 출토된 그것은 1400여 년 전 우리나라 삼국신라 무덤에서 발견된 색유리로 만든 유리제품처럼 오늘날 우리가 말하고 느끼는 스테인드글라스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긴 해도 최초로 색유리의 등장이라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여 스테인드글라스는 역사적으로 교회 건축조형에서 사용한 하나의 미적 표현방법으로서 10세기경을 전후로 하여 교회건축의 창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져, 그리스도교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종교미술의 예술형태로서 정착하여 전래되어온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색유리는 투과된 빛에 의해 보이는 단순한 색유리로 생각되지만, 하나의 색유리는 규석분, 장석, 석회석, 아비산, 안티몬, 산화크롬, 산화니켈, 형석 등 11~12가지 낱낱의 금속산화물질의 혼합체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속에 색체가 흡수된 색유리이기 때문에 퇴색되거나 변색되는 일이 거의 없다.
 
따라서 그 유리의 생명은 거의 영구적이어서 중세시대의 화려하고 신비스러운 색체가 오늘날까지도 경이롭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색체는 어둠과 밝음의 공간에 빛의 시간적 병화, 즉 빛의 강약, 빛의 좌우. 전후. 상하 방향에 다라 신비한 변화를 보여주며, 동시에 색유리의 면적과 두께에 따라 투영되는 빛이 각양각색을 이루고 가볍고 밝은 빛에서부터 무겁고 심오한 빛에 이르기까지 일대 색체의 교향악이 연출된다.
 
전통적인 방법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잘려지고 채색되고 불에 구워낸 다음 납틀(leaded came) 불리는 납선에 의해 봉합되고 조립되어 교회창문에 축소되었지만, 근세에 이르러 공예, 회화, 조각, 건축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대담하게 이용하면서부터 두꺼운 평판유리(slats glass)와 유리를 중겹화하여 아름답고 보다 색채의 조화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기법과 기술이 더불어 개발되었다.
 
한편 이러한 새로운 기운은 루이스 티파니(Louis C. Tiffany)라는 거장이 출현하여 현대의 기술공학적과 결합시킴으로서 새로운 재료와 기법이 개발되었다. 특히 유백색 유리(opalescent)의 개발로 인공조명에 의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시작되면서 동테프(copperfoil)기법이 나타남으로써 일대 전환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1930년경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들은 전통적인 유리사용에서 벗어나 1인치 이상 되는 두꺼운 색유리에 면처리를 하여 깨어진 색유리의 다각 면에서 파생되는 색의 변화와 신비를 더욱 증가시키는 등 현대적 스테인드글라스의 조형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의 시작은 프랑스에서이며 문자 그대로 유리의 판석을 의미하는 'Dalles de viewer' 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Dalles 혹은 Slabs glass로 알려지기 시작하여 스테인드글라스의 새로운 세련미와 현대건축조형 감각과 일치하는 변혁이 이루어져 이용되고 있다. 전 총적으로는 시멘트에 금속연봉제를 첨가하여 사용되었으나, 2차 세계 대전 후 항공 산업의 발달로 에폭시(epoxy)라 불리는 강력한 접착제를 개발하여 더욱 견고하고 영구적인 스테인드글라스(slabs glass)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스테인드글라스는 수많은 세월동안 전래되면서 기능과 기법 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결국 그것은 색유리와 그 봉합체(납틀, 동테잎 등)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다. 굵고 가는 선에 모자이크된 색유리는 빛의 투사로 납선과 더불어 미묘한 조형을 이루면서 그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선과 색면의 독특한 조화는 작가의 예술세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화가 루오(Georges Rouault)는 종교정신에 입각한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였는가 하면 샤갈(Marc Chagall) 또한 그의 예술세계를 스테인드글라스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다시 말하여 스테인드글라스는 단순한 기술의 차원을 뛰어넘어, 선과 색채의 신비한 조화로 이루어지는 예술의 뚜렷한 한 장르로 위치하여 있는 것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투사된 빛의 밝음과 함께 어둠 또한 필요하며, 이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사이에서 빚어진 찬란한 색의 오케스트라이다. 그 빛과 색의 오묘한 향연이 인간으로 하여금 경건한 마음과 더불어 예술적 감동을 느끼게 함으로써 스테인드글라스에 예술적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 사진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서울 분원 피정의 집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 입니다(베네딕도 성인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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