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6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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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 교부들의 신앙 – 기도: 기도에 대한 교부들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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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2-26 ㅣ No.508

[교부들의 신앙 – 기도] 기도에 대한 교부들의 가르침

 

 

안녕하세요? 오늘은 기도에 대해 알아봅시다. 교부들은 기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초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은 하루를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끝마쳤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간경’(시간 기도)을 바침으로써, 하루의 시간과 수고와 일을 기도로 성화시켰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아침 기도는 하루를 시작하면서 바치는 기도이고, 저녁 기도는 하루의 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드리는 감사의 기도입니다.

 

기도에 대한 교부들의 설명을 들어봅시다.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동이 트는 순간이 바로 기도하는 시간입니다. 그 이유는 새벽이 그날의 탄생을 알리기 때문이며, ‘빛은 어둠 속에서 먼저 비추기’(2코린 4,6 참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빛은 태양과 같이 진리를 앎에 있어서 앞길을 비춥니다”(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양탄자」, Ⅶ,43,6).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아침에 기도를 바칩니다. 영혼과 마음의 첫 움직임을 하느님께 바치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전에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하느님 생각할 제 기쁨으로 가득 차나이다.’(시편 76,4 참조)라는 말씀대로 하느님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즐거워지기 전에는 다른 아무 일도 시작하려 하지 말 것이며, 또 ‘주님이시여, 이른 아침 내 소리를 들으시오니, 이른 아침부터서 채비 차리고, 애틋이 기다리는 이 몸이오이다.’(시편 5,4-5 참조)라는 시편 말씀을 채우기 전에는 우리 몸이일하도록 움직이지 맙시다”(카이사리아의 대 바실리오, 「긴 규칙서」, 37,3).

 

“아침 기도로써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기 위하여 아침에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치프리아노, 「주님의 기도」, 35).

 

 

삼시경, 육시경, 구시경 기도

 

「사도 전승」에 따르면, 그리스도인들은 아침 기도와 저녁 기도 외에도 삼시(오전 아홉 시)와 육시(낮 열두 시), 그리고 구시(오후 세 시)에 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께서는 삼시에 사형 선고를 받으시고, 육시에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구시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그 시간에 기도하면서 주님의 수난을 되새기며 그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려고 했습니다.

 

“삼시에 기도하십시오. 빌라도가 우리 주님께 십자가형을 선고한 시각이기 때문입니다. … 육시에도 기도하십시오. 그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시각이기 때문입니다. … 구시에도 기도해야 합니다. 이 참혹한 모습을 차마 바라볼 수 없어, 해가 어두워지고 땅이 무서워 떨던 바로 그 시각이기 때문입니다”(「사도 헌장」, 8,34).

 

 

기도의 힘과 참된 기도

 

신자 여러분,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아십니까? 교부들이 말하는 기도의 힘과 참된 기도에 대해 들어봅시다.

 

“기도는 만능 갑옷이고, 줄어들지 않는 보화이며, 무궁무진한 광맥이고, 구름에도 가로 막히지 않는 하늘이며, 폭풍에도 안전한 항구입니다. 기도는 헤아릴 수 없는 선의 뿌리요, 샘이며 무수한 축복의 어머니입니다.

 

기도의 힘은 국가 권력보다 더 셉니다. …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싸늘하게 식어 버린, 힘도 열정도 없는 그런 기도가 아닙니다. 열린 마음에서 나오는 기도, 부서진 마음의 열매이며 뉘우치는 마음의 결실인 기도를 말합니다.

 

이것이 하늘로 올라가는 기도입니다. … 제가 말씀드리는 기도는 입술로만 읊어 대는 기도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모, 「하느님의 이해할 수 없는 본성」, 607).

 

“우리가 바라는 것을 하느님께 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내려 주실 마음이 드시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가르쳐 드려야 할 분이 아니라 마음을 얻어야 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바라시는 것은 긴 기도가 아니라 참된 마음입니다”(「마태오 복음 미완성 작품 강해」, 13).

 

 

믿으려고 기도하고 기도하려고 믿는다

 

고대 교회의 신자들은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믿으려고 기도하고, 기도하려고 믿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기도의 힘으로, 자신들의 신앙과 삶을 계속해서 일치시켜 나갔습니다.

 

신자 여러분, 우리도 고대 교회의 신자들처럼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신앙과 삶을 일치시켜 나갑시다.

 

“믿음이 없다면 기도는 사라집니다. 믿지 않는 것을 청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 기도하기 위해서 믿읍시다. 또 우리가 기도하게 하는 믿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기도합시다. 믿음은 기도를 샘솟게 하고, 샘솟는 기도는 믿음을 튼튼하게 해 줍니다”(아우구스티노, 「설교집」, 115,1).

 

“성도들은 맹수 앞에서도, 감옥에서도, 불길에 휩싸여서도, 바다 속 깊은 곳과 짐승의 배 속에서도 기도합니다. 그래서 집 깊숙한 곳이 아니라 마음의 침실로 들어가라는 훈계를 듣습니다. 많은 말이 아니라 우리의 양심을 바쳐 하느님께 기도합니다. 행동이 어떤 말보다 낫기 때문입니다”(푸아티에의 힐라리오, 「마태오 복음 주해」, 5,1).

 

“그대가 신학자라면, 그대는 정녕 기도할 것입니다. 그대가 정녕 기도하고 있다면, 그대는 신학자입니다”(폰투스의 에바그리오, 「기도론」, 61).

 

 

혀는 기도하는 이의 손

 

우리는 과연 어떤 마음과 자세로 기도해야 할까요? 교부들의 주옥같은 가르침을 들어 봅시다.

 

“어떤 사람이 똥을 가득 쥔 손으로 당신의 발을 붙잡고 무엇을 청한다면, 당신은 그 청을 들어주기보다는 그를 발로 차 버립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손에 똥을 쥔 그러한 상태로 하느님께 다가가려고 합니까?

 

혀는 기도하는 이의 손이며, 그 손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발을 붙잡고 있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모, 「마태오 복음 강해」, 51,5).

 

“왜 여러분은 얼마 전 나쁜 말을 한 여러분의 입으로 하느님께 청을 드립니까? 하느님께서는 그런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을 역겨워하십니다”(아우구스티노, 「그리스도인의 삶」, 11).

 

* 노성기 루보 - 광주대교구 신부로 목포가톨릭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 아우구스티노 교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내가 사랑한 교부들」,  「교부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등을 펴냈고, 「교부들의 성경 주해 - 마태오 복음서 1-13장」, 「4천년의 기도, 단식」, 「대 바실리우스 - 내 곳간들을 헐어 내리라 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경향잡지, 2019년 2월호, 노성기 루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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