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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차 산업 혁명과 그리스도인: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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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1-22 ㅣ No.1467

[4차 산업 혁명과 그리스도인]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오고 있다

 

 

4차 산업 혁명이란 용어는 2012년 한 독일 저널에 ‘Industry 4.0’으로 소개되면서 자동화 단계에 대한 개념으로 제안되었고, 기계와 인력, 시스템이 사업으로 연결된 자동화 모델을 의미했다.

 

2016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이 기관의 회장이기도 한 클라우스 슈바프가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용어로 부르기 시작한 뒤로 널리 사용되었다.

 

 

4차 산업 혁명과 인공 지능

 

1차 산업 혁명은 증기 기관의 개발로, 2차 산업 혁명은 전기의 발명으로 구분한다면, 3차 산업 혁명은 컴퓨터와 전자 산업, 소프트웨어, 인터넷 로봇 제어 등으로 그 개념을 구분한다.

 

4차 산업 혁명은 사물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3차와 4차를 명쾌하게 나누어 정의하기란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고 본다. 개념 대부분이 3차 산업 혁명에 포함되기에 4차가 아닌 3차 산업 혁명의 마지막 단계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요소로는 빅 데이터와 사물 인터넷, 자율 주행 자동차, 인공 지능, 클라우드, 3차원 인쇄(3D 프린팅), 가상 현실, 공유 경제, 블록체인, 바이오 기술 등이 있다. 물론 이러한 기술 요소는 어느 하나만으로도 미래의 산업적 가치가 크며, 앞으로의 인류의 삶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 가운데 오늘날 인공 지능 기술의 혁신은 ‘인공 지능 혁명’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라서 이것만으로도 4차 산업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 컴퓨터를 개발하려던 목적은 인간의 두뇌를 대신하는 기계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 최종 단계인 인공 지능의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발 상태를 보더라도 이 인공 지능의 분야는 많은 부분에서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고 있다.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수십 개국의 언어의 음성을 놀라운 속도로 인식하여 상호 번역하는 등 초보 통역사의 구실을 하는 경지에 도달했으며, 문자와 이미지는 물론이고 얼굴도 인식하여 데이터화한다. 더 나아가 길도우미(내비게이션)는 물론이고 인간을 대신하여 자동차를 안전하게 운전해주는 ‘자율 주행 자동차’ 수준에까지 발전하였다.

 

 

스마트한 세상

 

‘기러기 편대 이론’(Flying Geese Model)에서처럼 지금까지 세계는 선진국을 선두로 하여 개발 도상국이 산업 분야별로 줄지어 성장해 왔으나, 4차 산업 혁명에서는 이제 이러한 이론이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본보기로 독일 기업 아디다스를 들 수 있다. 아디다스는 기존하던 중국과 베트남 등지의 생산 거점을 떠나 독일 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는 ‘로봇과 3D 프린팅’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생산 과정에 정보 통신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공장) 기술을 활용하였기에 가능해졌다. 신발 100만 켤레를 단지 10명의 인력만으로도 충분히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노동 집약형 산업이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그야말로 ‘인간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또한, 첨단 농장인 ‘스마트 팜’(농사 기술에 정보 통신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공장)의 등장으로 농업 분야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농촌에서 생산하던 농작물을 이제는 자동화된 도심의 빌딩에서 사시사철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지구촌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인공 지능과 ‘사물 인터넷’(각종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 등의 기술은 이제 인간을 가사 노동에서도 해방시킨다. 가정의 주방은 요리 로봇의 차지가 될 것이다. 집에 들어가면서 스마트폰으로 식사 메뉴를 선택하기만 하면 ‘요리 로봇’은 입력된 특정 요리사의 조리법으로 알맞게 조리하여 식탁을 차린다.

 

어려운 육아 문제도 ‘육아 로봇’을 통해 모두 해결할 수 있다. 로봇에 입력된 할머니, 엄마 등의 동작을 선택하기만 하면 아이의 인성을 최고로 높이는 보살핌을 제공하여 아기를 돌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여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머지않아 등장할 인간과 닮은, 곧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humanoid)는 결국 인간을 일에서 완전히 해방시킬 것이다.

 

수소 혁명과 농업 혁신 등으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면 한계 비용이 제로가 되는, 이른바 ‘유토피아’의 시대가 곧 올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 이상향 시대의 국민은 국가에서 주는 기본 급여만으로도 행복한 삶을 누릴 것이다. 곧 인류는 여행과 여가 활동, 스포츠 등의 취미 생활을 하면서 여생을 즐기는 일만 남게 됨을 의미한다.

 

 

상상이 실현되는 세상

 

동화에 나오는 놀라운 이야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동굴 앞에서 “열려라. 참깨!” 하고 외치면 동굴의 문이 열리는 일은 이제 너무나 간단한 일이다. 날아다니는 양탄자, 해리 포터의 투명 망토도 곧 실현 단계에 와 있다. 이처럼 이미 우리는 전설이나 동화보다도 더 놀라운 마법의 세계에 살고 있다.

 

시속 900km로 하늘을 날아다닌다. 구름을 타고서 이런 속도로 날아다니긴 어렵다. 바닷속을 깊이 탐사하고, 우주로 날아가 태양계를 바라보며 달과 지구의 움직임도 관찰할 수 있다. 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현장에 설치된 폐회로 텔레비전(CCTV)으로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수도 있다. 거짓이나 조작은 불가능한 투명한 사회를 이룬 것이다.

 

지구 상공에 떠 있는 수많은 항공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보다도 더 많은 거리의 사람과 자동차의 위치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광화문 광장에 모여 있는 인파를 굳이 세지 않아도 통신 회사를 통하여 정확한 인원을 파악할 수 있으며 몇 번 버스가 현재 어디에 있고 몇 명이 탑승했는지도 알 수 있다.

 

빛보다도 빠른 통신 수단의 발달을 통해 지구촌 곳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각 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스포츠 현장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응원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는 물론, 고화질의 75인치 대화면으로도 생생하면서 현장감 있는 구경이 가능하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보고 싶은 사람을 바로 불러서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300년 전의 사람들이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본다면 아마도 마녀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직업

 

컴퓨터와 인간형 로봇 등으로 대체될 수 있는 인간의 직업들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약간의 시차는 있을지 언정 결국 모든 직업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공격적으로 혁신을 수용하는 나라가 세상을 선도할 것이다.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해서 모든 새로운 서비스를 허용하는 제도가 중요하다. 유전자 검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의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여성의 교육조차 허가하지 않으면서 나라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다르다. 해당 단체가 강력하게 연대하여 거부한다면 로봇의 도입은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법조계처럼 법 제도를 다루거나, 의료계와 특정 노조 등 강력한 이익집단의 직종은 로봇으로의 대체가 쉽지 않아 오래도록 지속될 인간의 직업으로 남을 수도 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종교

 

인터넷의 발전은 모든 국가의 경제와 사회 그리고 문화를 하나로 묶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신학자 레스터 웰리버는 “과학이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동네로 만들었듯이, 종교는 세계를 거대한 동포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슬람 국가에서 특정 종교를 불법으로 규정했음에도 그 특정 종교를 믿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는 한 신학자의 주장처럼 인터넷이라는 과학 기술을 통하여 사람들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마치 거대한 동포를 이루려는 ‘세계 시민화’의 움직임일지도 모른다.

 

한편, 지역별로 발전해 온 종교가 인터넷 등을 통한 세계 교류의 확대로 무한경쟁 체제에 놓이게 되리라고 전망하는 이도 있다. 모든 국민이 하나의 종교만을 믿도록 강요하는 국가가 설 자리는 좁을 수밖에 없으며, 지속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사물까지도 연결되고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종교의 역할이 무엇이고 참다운 종교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 용환승 -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한국정보과학회 정책기획위원장과 부회장을 지냈다.

 

[경향잡지, 2018년 1월호, 용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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