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청사진58: WYD(세계청소년대회) 여정에서 배운다 (5)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25 ㅣ No.253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58) WYD(세계청소년대회) 여정에서 배운다 ⑤


필리핀 교회 청소년 사목 활성화 여정 (2)



필리핀 주교회의는 1995년 마닐라에서의 WYD를 단순한 행사, 즉 단지 젊은이들만을 위한 국제 신앙 대회로 보지 않고, 그 이상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필리핀 교회에 있어 마닐라 WYD는 필리핀의 수많은 젊은이들을 교회로 초대하여 참여케 할 수 있는 장이자,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십분 활용하여 필리핀 교회 전체를 젊음으로 쇄신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WYD 행사 자체보다 ‘행사의 준비-실행-이후’의 전체 여정을 통해 사목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장기적인 시선, 바로 이 시선은 필리핀 교회가 더욱 철저하게 또한 효과적으로 WYD 행사를 준비할 수 있게 하였다.

마닐라 WYD, 그리고 그 이후의 움직임까지 고려한 필리핀 주교회의의 세 가지 초점 - 첫째, WYD 기회를 통해 젊은이들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도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 둘째, WYD의 봉사자들이 대회 참여자들을 위한 또래 사도가 될 수 있도록 사목적으로 양성하는 것. 셋째, WYD의 여정을 통해 필리핀 청소년·청년 사목 전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것. 이 초점들을 중심으로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마침내 1995년 1월, 제10차 세계 청소년의 날을 기념하는 여섯 번째 WYD를 위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이 필리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착실한 준비 여정의 효과를 드러내듯, 마닐라 WYD는 놀라운 감동의 장으로 펼쳐졌다.

국가 인구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일 뿐만 아니라 또한 청소년·청년이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필리핀 사람들에게 WYD는 ‘젊은이들과 더불어, 다른 모든 신자들도 함께 모여 신앙 공동체로서의 삶을 경축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장’으로 받아들여졌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필리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현장에서 혹은 TV를 통해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했다. 교회의 일치와 세상의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새천년의 복음화를 위해 젊은이들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사도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의 카리스마 넘치는 메시지는 필리핀 국가 전체에 깊이 스며들었다. 동시에 필리핀 사람들의 신심과 열정 어린 반응은 교황에게도 감동으로 전해졌다. 당시 70대 중반의 나이에 필리핀까지 오랜 비행을 해야 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실 마닐라 도착 후 매우 힘들고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수많은 필리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점차 얼굴에 화색이 돌고 기력을 회복하게 되어, 이후 대회 기간 동안 더 많은 젊은이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닐라 WYD의 파견 미사에 모인 사람은 5백만여 명. 이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필리핀 방문으로 인해 갱신되기 전까지 ‘교황과 함께 모인 신자 수’로서는 최고 기록이었다. 그 수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한목소리로 가톨릭 신앙을 고백하고, 복음의 기쁨을 노래하는 축제의 자리. 젊은이들과 더불어 여러 세대가 어우러지는 공동체이면서, 또한 사도적 전통을 계승하는 교황이 현존하는, 그야말로 ‘가톨릭교회’를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내는 장. 마닐라 WYD는 이와 같은 ‘대규모 신앙 대회’로서의 장점, 그 폭발적인 힘과 에너지가 잘 드러난 대회였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기대한 바대로 아시아의 젊음과 복음화 가능성을 전 세계에 선포한 자리이기도 했다.

마닐라 WYD 대회는 이처럼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대회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기도를 통해 영적 기반을 닦고 또래 사도로서의 훈련을 통해 WYD 준비에 참여한 필리핀의 젊은이들이 대회를 통해 ‘가톨릭교회’를 강렬하게 체험했다는 데 있었다. 그 감동적인 기억의 힘은 WYD 봉사자로 훈련받은 젊은이들이 대회 이후에도 더 깊이 교회 사목에 참여하고 투신하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바로 이들이 필리핀 주교회의가 WYD를 기회로 삼아 마련하고자 했던 마스터플랜의 실현을 가능케 하는 힘이 되었다. 필리핀 전체의 청소년·청년 사목 체계를 통합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전국 조직망을 구축하는 데 있어, 이들이 그 조직의 구성원이 됨으로써 필리핀 교회를 계속 활성화시켜 나가는 기둥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5월 24일,
조재연 신부]



1,23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