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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의 의미: 교회의 생명력인 성령, 사도들에게 강림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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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5-26 ㅣ No.1092

성령 강림 대축일의 의미


교회의 생명력인 성령, 사도들에게 강림 기념

 

 

예비신자들이 이날 전야에 세례받을 때 하얀 망토를 입었다고 해서 '화이트 선데이'(White Sunday)라고도 불리는 성령 강림 대축일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뒤 50일째 되는 날 성령이 사도들에게 강림한 것을 기념하는 대축일이다. 이날은 또 교회가 탄생한 기념일이기도 하다.

 

교회의 탄생, 즉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의 탄생은 성령의 놀라운 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성령의 힘은 인종과 국가 등 모든 장벽을 초월한다. 성령 강림 대축일은 이러한 의미를 기념하는 날이다. 성령 강림 이후 사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선포하기 시작했기에 이날을 교회가 시작된 날로 삼는 것이다.

 

성령이 강림한 이날은 본디 오순절로, 보리와 밀을 거둬들이고 나서 햇곡식을 하느님께 바치는 '봄 수확 감사제'(사도 2,1) 날이기도 했다. 그래서 구약성경에는 이 시기를 '수확절'이나 '주간절'로 불렀다는 기록이 여러 번 나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농경축제를 팔레스티나 땅에 정착한 뒤 가나안 사람들에게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도행전은 이러한 오순절 축제 때 성령이 강림했다고 전한다. 사도행전에서는 성령을 시청각적으로 묘사한 표현이 눈에 띈다.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같은 혀들이 갈라지면서 그들에게 나타나 각자에게 내려앉았다"(사도 2,2-3).

 

교회가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내기 시작한 것은 2세기부터다. 당시 성령 강림 대축일은 부활 후 여덟 번째 주일이었다. 3세기에 접어들면서 교회는 부활시기 50일을 성대하게 지내기 시작한다. 성령 강림 대축일에 세례성사를 주기 시작한 것은 4세기께 서방교회에서다. 부활성야 때 세례를 받지 못한 이들을 위해 성령 강림 대축일에도 세례를 베푼 것이다.

 

현재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는 토요일 전야 미사와 주일 본 미사가 있다. 미사 독서는 4가지로,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봉독할 수 있다. 오순절에 사도들에게 내린 성령의 신비를 여러 종류 독서를 통해 여러 측면에서 이해하자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을 끝으로 부활시기가 끝나고 연중시기가 시작된다. 부활시기 동안 제대 옆에 놓였던 커다란 부활초는 다른 곳으로 치운다.

 

성령은 교회를 태동시킨 분이자 교회를 이끌어가는 생명으로, 신자들을 하느님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도와주는 힘 그 자체다. 성령은 또 만물을 거룩하게 하고 인간의 경지를 넘어 천상 경지에 들도록 이끌어준다.

 

홍승모(인천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주님께서는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라고 말씀하셨다"며 "성령은 닫히고 폐쇄된 공동체에 죄의 용서와 화해와 평화를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2년 5월 27일,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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