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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세계의 성모 성당: 타 피누의 성모 대성당(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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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05 ㅣ No.372

[세계의 성모 성당] 타 피누의 성모 대성당

 

 

타 피누(Ta ‘Pinu)의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께 봉헌된 성당은 이태리 남부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 공화국 고조(Gozo)섬의 아르브(Għarb) 마을에서 약 700미터(2300 피트)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 성당은 주위에 건물이 없는 한적한 시골 벌판에 홀로 우뚝 세워져있으며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경치와 빼어난 건축미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파누의 성모 성당이 위치한 자리에 언제 처음으로 성당이 세워졌는지 정확한 기원은 잘 알려지고 있지 않았지만 고조섬에 있는 쿠리아(Curia)의 기록 보관소에 있는 자료에 따르면 Domenico Cubelles 주교가 이곳에 세워졌던 성당을 방문한 기록이 처음으로 나오는데, 당시 이곳의 성당이 막 재건되었으며 ‘이방인’의 고귀한 귀족가문의 소유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1575년 피에트로 두지나(Pietro Duzina)가 교황 그레고리 12세의 위임을 받아 몰타 군도를 사목 방문했었는데 이곳에 세워져 있던 성당이 쇠락하여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음을 보고 그는 교회를 폐쇄하고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그 실행을 이 지역 교구에 일임했다. 그래서 철거가 시작되었는데 그때 노동자중 하나가 벽을 해머로 내리치자 순간 그의 팔이 부러져 버렸다. 이에 사람들은 이 성당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징조로 받아 들였다.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승천 성화에서 들려온 여성의 목소리

 

1598년에 이 성당과 그 일대의 토지의 소유권이 다른 이에게 넘어가는데 이때부터 성당에서 예식이 거행될 수 있도록 복원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봉헌한 ‘Philip’이라는 사람의 이름을 넣어  Ta ‘Pinu 즉 ‘필립의’ 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611년에 다시금 성당은 보수되었고 새로운 돌 제단도 세워졌으며, 제단 위에는 1619년에 아마데오 페루지노(Amadeo Perugino)에 의해 제작된 성모님의 승천 성화를 모셨다.

 

1883년 6월22일 아르브 마을의 농민이며 노동자인 45세의 카름니 그리마(Karmni Grima)라는 한 여성이 이 성당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자신을 부르는 어떤 여성의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혼란스럽고 두려워서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전에 도망을 치려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다시 그녀를 불렀고, 그리마는 그 목소리가 성당 안에서 들려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겁에 질렸으나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성당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그때 그녀는 성당 안 제대위에 모신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승천 성화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다시 듣게 되었으며, 그 목소리는 그녀에게 “내 육신이 하늘에 오르기 전 무덤에 안치되어있던 삼일을 기려 성모송을 세 번 바치도록 하라”고 말했다. 이후 그리마는 1년 이상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심하게 병을 앓게 되었고, 또 이 목소리를 들은 일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쳤기에 2년여 동안 다른 이에게 말을 전하지도 않았다.

 

그 후 그녀는 친구들 중 한 명인 프란체스코 포르텔리(Francesco Portelli)에게 자신이 목소리를 들었던 사실을 처음으로 말했는데, 놀랍게도 그 친구도 그리마가 들었던 것과 거의 같은 시간에 한 여성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 목소리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 받았던 “그리스도의 상처”를 공경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화가 있은 직후 프란체스코는 어머니의 병환을 치료해달라고 기도했고, 그의 어머니는 ‘피누의 성모(Madonna ta ‘Pinu)’께 기도한 후 앓고 있던 병에서 기적적으로 치유되었다.

 

이 두 가지 사건은 타 피누가 새로운 성모 성지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고조(Gozo)와 인근 섬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며 새로운 순례지가 되었다. 이에 교회 당국은 신중한 조사 끝에 이들의 말들이 사실임을 확인한 후 이 성당을 공식 순례지로 인정했으며 기존 성당으로는 몰려드는 순례객들을 다 수용할 수 없어 많은 순례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피누의 성모 성당을 새로 건축하기로 결정했다.

 

 

몰타 사람들 마음의 중심지로 수많은 기적 일어나

 

새 성당의 건축은 1920년에 5월30일에 초석을 놓음으로써 시작되었고 1931년 12월13일 봉헌식을 거행하였다. 오늘날까지 이 성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치지 않고 있다. 이 새로이 건축된 피누의 성모 성당은 몰타에서 채취한 흰색 돌로 지어졌으며, 뛰어난 솜씨의 장인들의 조각품들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전체적으로 신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성당 안에는 모자이크로 묘사한 아름다운 성화들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창문이 76개 있으며, 종탑은 높이가 61미터이다.

 

이 새 성당은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첫 기적이 일어났던 작은 성당을 보존하며 그 앞에 이어 지어졌기에 중앙의 새 제단과 사제석 뒤의 아치를 통과하면 옛 소성당과 옛 제대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그리마에게 말을 건넸던 성모님의 승천 성화도 아직도 옛 제대 위 벽에 걸려있다. 그리고 성당 주변 도로에서 성당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14처가 세워져 있으며 성당 주위를 둘러싼 돌 난간위에도 다양한 성인들의 모습을 조각하여 세워 놓았다.

 

이 피누의 성모 성지는 오늘날 몰타 사람들의 마음의 중심지로 그들이 비록 다른 나라로 이주하여 살아도 그 지역이 어디든 이 피누의 성모께 봉헌된 성당을 세우고 그 안에 이곳의 성모승천 성화를 복사하여 모셨으며, 몰타 이민자 중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고향을 떠날 때도 이 피누의 성모 성지를 방문하여 안전한 여행을 위해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드렸다.

 

오늘날 타 피누 성역(Ta ‘Pinu Sanctuary)에서는 연례행사로 타 피누(Ta Pinu)의 성모 축제를 열고 있다. 그 기간 동안 피누의 복되신 어머니 마리아께 세례 받은 아기들을 봉헌하며 아기의 부모들은 성모님께 자신들의 아기들과 가족들을 어머니의 모성으로 보호해 주시기를 청하며 기도를 올린다.

 

지금도 이 피누의 성모님을 통해 몰타와 그 외 외국인들에게서도 수시로 성모님의 중재기도를 통해 어려움에서 도움을 받고, 여러 기적적인 치유도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인해 이 피누의 성모 성당 안에는 피누의 성모의 중재를 통해 치유 받고 구원받은 이들이 봉헌한 많은 표식들이 걸려 있다. 즉 성당내부 벽면에는 병을 치유 받았다거나 소원이 이루어졌거나 하는 이들이 세계각지에서 보내온 사연과 감사편지가 벽을 장식하고 있어 이곳의 성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것들을 볼 수 있다.

 

1990년 5월2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고조 섬을 방문했을 때 이 성당을 방문하여 성당 앞마당에서 대 미사를 봉헌하고 고조 섬 사람들의 헌신을 나타내는 다섯 개의 황금색 별을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 승천 성화에 장식했다.

 

2010년 4월1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몰타를 방문했을 때 이 특별한 행사를 위해 몰타의 고조 섬에서 모셔온 피누의 성모님 성화 앞에 경건히 황금 장미를 봉헌했다. 교황은 “모든 이들은 가족의 여왕이신 피누의 성모 아래 기도하십시오” 라고 초대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6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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