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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ㅣ세계 교회사

[세계] 세계 교회사 여행: 로마제국 박해의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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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4-18 ㅣ No.843

[세계 교회사 여행] 로마제국 박해의 전환점

 

 

306년부터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정치제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사두四頭 체제가 무너지자, 일곱 명의 황제들이 로마제국을 분할 통치했다. 그런데 이들이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로마제국은 크게 동요했다. 콘스탄티누스가 등장한 것은 이 무렵이었다. 그는 서방에서 적대자들을 하나씩 물리쳤다.

 

312년, 콘스탄티누스는 밀비오 다리에서 막센티우스를 물리치고 테베레 강을 건넘으로써 로마제국의 내전을 종식시켰다. 그리스도교의 저술가들은 콘스탄티누스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하느님이 직접 개입하여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콘스탄티누스는 “이(십자) 표시로 승리하리라.”라는 문구가 새겨진 십자가가 하늘에서 빛나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콘스탄티누스는 군기, 즉 황제의 깃발에 그리스도교 상징을 새겨 넣고 전쟁터로 나갔다. 서방에서는 이미 여러 해 전에 그리스도교 박해가 끝났지만, 동방에서는 박해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무서운 질병에 걸려 죽음의 문턱을 헤매던 갈레리우스가 마침내 311년에 관용령에 서명했다. 하지만 갈레리우스의 후계자는 박해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동방의 새로운 지도자로 등장한 리키니우스가 종교의 평화를 선언했다. 313년, 서방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와 동방의 리키니우스가 함께 만나 박해를 종식시키는 종교 정책에 합의했다. 그 내용이 비티니아의 총독에게 보내는 편지에 들어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전통적으로 알고 있는 ‘밀라노 관용령’이다. 밀라노 관용령은 로마제국 전역에서 모든 로마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종교 예식을 거행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그리스도인들은 박해 때에 몰수당한 건물들을 되돌려 받게 되었고, 그리스도교는 로마제국의 다른 종교들과 똑같은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313년은 그리스도교와 로마제국에게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원년으로, 이때부터 사람들은 ‘콘스탄티누스의 교회’ ‘그리스도교 제국’이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3세기 동안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순교했을까? 사람들은 수십만 명, 심지어 수백만 명이 순교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다. 로마제국 시대에 있었던 박해를 오늘날의 대량학살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역사가들은 마지막 박해인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순교한 자들의 숫자가 3천 명을 넘지 않는다고 말한다. 순교자의 수는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다. 그리스도교의 뿌리를 이루는 순교자와 증거자라는 단어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순교자의 숫자를 헤아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순교자들은 예수에 대한 증인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까지 그 시대를 특징지었던 모든 증인 가운데에서 순교자들만을 가려낼 수 없을 것이다. 그들 모두가 전체주의 권력 앞에서 양심을 지킨 증인들이다.

 

[2017년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 가톨릭마산 8면, 세계 교회사 여행 1. 고대 · 중세편 ·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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