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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새 번역 교본 읽기: 프랭크 더프 및 제1장 명칭과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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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1-05 ㅣ No.668

[새 번역 교본 읽기] 프랭크 더프 및 제1장 명칭과 기원

 

 

한국세나뚜스협의회는 ‘레지오 마리애 공인교본(2014년 영문판)’에 대해 광주대교구 소속 안세환 신부께 번역을 의뢰하였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번역 교본은 1993년 영문판을 번역한 것으로 1993년 이후로 수차례 부분 수정이 있었습니다. 교본 전체를 새로운 시각으로 번역한 교본의 내용을 본 코너를 통해 계속 게재할 예정입니다.

 

단원들께서는 새로 번역된 교본의 내용을 검토하시고 내용에 대해 건의가 있을 경우 상급 평의회나 월간지 편집실로 의견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보내주신 내용은 검토하도록 하겠으며, 타당한 의견이나 건의에 대해서는 추후 새로운 교본의 인쇄가 결정될 경우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프랭크 더프

레지오 마리애 창설자

 

프랭크 더프(Frank Duff)는 1889년 6월 7일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그는 18세에 공직 생활을 시작하여 눈부신 경력을 쌓았다. 초창기에는 스포츠 활동에 자유 시간을 사용하다가, 24세가 되던 해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에 가입하면서부터 그곳에서 가톨릭 신앙을 실천하는 일에 열정적으로 헌신하게 되었으며, 동시에 가난한 이들과 소외 계층의 필요에 대한 깊은 감수성도 키워나갔다.

 

일단의 가톨릭 자매들과 더블린 대교구 사제인 마이클 토허 신부(Fr. Michael Toher)와 함께, 그는 1921년 9월 7일, 장차 레지오 마리애 최초의 쁘레시디움이 될 첫 번째 지회(branch)를 설립하였다. 그날부터 1980년 11월 7일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는 전세계에 레지오를 확장하기 위하여 영웅적으로 헌신하였다. 그는 평신도 참관인 자격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프랭크 더프는 1980년 11월 7일,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96년 6월에는 당시 더블린 대교구의 교구장 데스몬드 코널(Desmond Connell) 추기경에 의하여 그의 시복 안건이 제기되었다.

 

그는 구원 계획에서 성령과 복되신 동정 성모님께서 맡고 계신 역할과 교회의 사명에서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이 맡은 역할에 대하여 깊이 통찰하고 있었고, 이러한 그의 통찰력은 거의 대부분 그 자신이 직접 작성한 이 교본에 반영되어 있다.

 

 

제1장 명칭과 기원

 

레지오 마리애는 가톨릭 신자들의 단체이다. 그들은 교회의 인가를 받고 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시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의 강력한 지휘 아래, 세속과 그 악의 세력에 끊임없이 맞서는 교회의 싸움에 참가하기 위하여 군대로 결합되었다.

 

이 군대를 총지휘하시는 성모님은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 같이 빛나시며’ 사탄과 그 무리들에게는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분’이시다.

 

“인간의 모든 삶은 개인 생활이든 사회생활이든 참으로 선과 악, 빛과 어둠의 극적인 투쟁으로 드러난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13항)

 

레지오 단원들은 충성과 덕행과 용기로써 위대한 하늘의 여왕이신 성모님께 합당한 자가 되고 싶어 한다. 바로 이 점이 레지오 마리애가 군대 형태로 조직된 이유이다. 이 군대의 형태는 본디 로마 군단을 본뜬 것이며, 명칭도 거기서 따 왔다. 그렇지만 레지오 마리애의 조직과 무기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이 군대는 지금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군대이지만 그 시작은 아주 소박하였다. 이 군대는 치밀한 계획으로 조직된 것이 아니라 저절로 생겨났다. 규율과 활동에 관하여 미리 생각하지도 않았다. 제안 하나를 단지 던졌을 뿐이다. 만나기로 정한 어느 날 저녁, 몇 안 되는 사람들이 함께 모였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지극한 사랑의 섭리께서 쓰실 도구가 되리라고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 회합의 모습은 오늘날 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레지오 회합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그들이 둘러앉은 탁자 위에는 간단하게 제대가 차려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기적의 패’ 모형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상’이 놓여 있었다. 성모상은 흰 보 위에 모셔져 있었고, 꽃을 꽂은 두 개의 꽃병과 촛불이 켜진 두 개의 촛대가 양쪽에 놓여 있었다. 이처럼 훌륭한 분위기가 감도는 제대는 그 모임에 가장 먼저 온 사람의 영감에 의한 것이었는데, 이로써 레지오 마리애가 표상하는 모든 것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었다.

 

레지오는 군대이다. 그런데 모후께서는 병사들이 모여 오기도 전에 이미 그 자리에 와 계셨다. 모후께서는 누가 이 군대에 등록하러 올 것인지를 이미 다 알고 계셨으므로, 이들의 등록을 직접 받고자 기다리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모후이신 성모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성모님께서 이들을 택하신 것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들은 성모님과 결합되어 있는 한, 성공을 거두고 목적을 이룰 것임을 알고, 성모님과 함께 행진하며 싸워 왔다.

 

이들이 맨 처음 취한 단체 행동은 무릎을 꿇는 일이었다. 신앙심 깊은 이 젊은이들은 머리를 숙여 성령의 이름을 부르고 그분께 기도를 바친 다음, 낮 동안 고달프게 일한 손에 묵주를 들고 가장 소박한 기도인 묵주 기도를 바쳤다. 마지막 기도가 끝났을 때 그들은 자리에 앉아서 마리아상으로 나타나 계신 성모님의 주관 아래,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해드리고 그분이 만드신 세상에서 사랑받으실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숙고하였다. 바로 이 논의에서 오늘날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은 모습의 레지오 마리애가 탄생하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평범한 젊은이들이 그저 단순하게 시작한 일임을 미루어 볼 때, 그처럼 놀라운 하느님의 뜻이 바로 가까이에서 작용하고 있었음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세계적인 새로운 군대가 될 운명을 지닌 조직체, 충실하고 견고하게 관리하기만 한다면 온 누리에 생명과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 줄 힘을 성모님 안에서 소유하고 있는 조직체를 자신들이 세우고 있다는 것을 그들 중 누가 짐작이라도 했겠는가? 그런데 그것은 사실로 드러나게 되었다.

 

이처럼 성모님의 병사들의 첫 등록은 1921년 9월 7일 저녁 8시,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전야에 아일랜드 더블린 시 프란시스 거리에 있는 마이러 하우스(Myra House)에서 있었다. 이 모임의 모체가 ‘자비로운 성모(Our Lady of Mercy)’였기에, 한동안 이 조직은 ‘자비로운 성모회(the Association of Our Lady of Mercy)’로 알려져 왔다.

 

어쩌면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이 날짜가 결정되었는데, 당시에는 이 날짜가 그 다음날보다 못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불과 몇 년 안 가서, 성모님이 보여 주신 진정한 모성의 징표가 수없이 나타나 있는 것을 돌이켜 보고 나서야, 비로소 레지오가 탄생하던 그 순간에 성모님의 지극히 오묘하신 손길이 함께 하셨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저녁과 아침으로 첫째 날이 이루어졌고(창세 1,5 참조),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의 끝 부분보다는 처음 순간(전야)이 이 조직의 탄생에 더욱 잘 어울렸던 것이다. 왜냐하면, 이 단체가 처음부터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는 성모님의 모습을 조직 안에 재현시키는 것이며, 이로써 주님을 더욱 확대하여 사람들에게 가까이 모셔다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모님은 구세주의 모든 지체들의 어머니이시다.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태어나도록 사랑으로 협력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성모님은 또한 하느님의 산 거푸집이시다. 하느님이시며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직 성모님 안에서만 신성을 잃지 않으신 채 태어나셨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로 성모님 안에 머물 때에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힘으로 인간 본성을 뛰어넘어 하느님의 모습에까지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성 아우구스티노 St. Augustine)

 

“교회의 참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 참모습을 알려주는 일은 참으로 아름답고 대단히 적절한 일이다.”(교황 요한 23세)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1월호, 광주대교구 안세환 신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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