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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기해박해 공개강좌: 기해척사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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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17 ㅣ No.1018

[기해박해 180주년 한국교회사연구소 '사료로 보는 기해박해' 공개강좌] 제2강 기해척사윤음


“천주교인은 금수만도 못하고 독한 배암과 같으니…”

 

 

- ‘신유척사윤음’이 천주교인의 죄상과 처벌 내용을 드러내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면, ‘기해척사윤음’은 천주교 교리와 실천윤리를 밝힌 정하상의 ‘상재상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천주교가 왜 사교인지를 설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자료 제공.

 

 

척사윤음

 

‘윤음’(綸音)은 조선 시대 국왕이 백성을 가르쳐 타이르는 일종의 교화 문서이다. ‘척사윤음’(斥邪綸音)은 천주교를 건전하지 못한 종교라 규정하고 천주교의 부당성과 죄상을 드러내는 한편, 천주교의 폐해를 백성들에게 적극 알리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글이다. 

 

조선 정부는 18세기 후반부터 조선 사회에 천주교가 확산하자 위기의식을 느껴 국가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고 사회 기강을 흔드는 주요 원인으로 천주교를 지목했다. 이에 천주교를 조선 사회의 질서를 부정하고 외부의 적과 내통해 국가를 전복시키려는 사학 사교 집단으로 규정해 탄압했다. 

 

척사윤음은 이러한 과정에서 조선 정부가 천주교를 사학으로 지목하는 이념 근거, 천주교 탄압의 사회 문화 배경과 맥락, 천주교인들의 죄상과 처벌 내용 등 천주교를 상대하는 조선 정부의 공식 입장을 여실히 드러냈다. 

 

박해와 탄압이 천주교에 대해 강력하면서도 직접적인 제재 수단이었다면, 척사윤음은 천주교에 대한 법 집행의 정당성을 천명하고 정학(正學)의 기준을 분명하게 확인시키려는 목적으로 작성된 교화 정책의 다른 한 축이었다. 

 

아울러 척사윤음이 반포되는 시기가 대체로 일련의 천주교 박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임을 고려하면, 척사윤음은 천주교 박해의 정리 작업이자 출구 전략의 일환이기도 했다. 

 

조선 시대 척사윤음은 모두 4회에 걸쳐 반포됐다. 1801년 신유박해, 1839년 기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 그리고 1881년이다. 앞의 세 차례 척사윤음은 천주교 박해와 관계가 있으나 마지막 것은 박해와 무관하게 개화기 서양 세력에 대한 인식의 일단을 드러내고 있다. 

 

척사윤음의 구성 구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부분은 척사윤음의 반포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중간 부분은 천주교에 대한 비판과 처벌의 개요를 적시하며, 마지막 부분은 천주교인을 회유하는 한편 일반 백성들을 향해 정학에 힘쓸 것을 권면하고 있다.

 

 

기해척사윤음

 

‘기해척사윤음’(己亥斥邪綸音)은 헌종 5년인 1839년 10월 18일에 검교제학 조인영에 의해 작성됐다. 총 2226자로 4대 척사윤음 중 가장 길다. 「헌종실록」 「승정원일기」, 그리고 조인영 문집인 「운석유고」에 실려 있다. 또 한문본과 함께 한글로 쓴 언해본도 있다. 이는 당시 천주교가 양반 지도층 외에도 평민과 부녀자에까지 널리 전파돼 있었기 때문에 척사윤음 내용을 모든 계층의 백성이 고루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신유척사윤음’이 천주교인의 죄상과 처벌 내용을 드러내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면, ‘기해척사윤음’은 천주교 교리와 실천윤리를 밝힌 정하상의 ‘상재상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천주교가 왜 사교인가 하는 점을 설명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먼저, 윤음 반포 배경과 취지를 밝히면서 조선은 유교를 국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성리학 질서 체계가 구축된 나라임을 천명한다. 이어 ①천주교에서 하늘을 섬기는 방식은 하늘을 업신여기고 모독하는 행위이다. ②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이 되고 죽은 후 부활해 하늘로 올라갔다는 예수는 허무맹랑한 존재다. ③부모 공경과 조상 제사를 등한히 한다. ④군신의 의리를 저버리게 한다. ⑤혼인을 거부하고 독집을 고집해 인륜을 더럽힌다. ⑥영세, 견진 등의 신앙 행위는 세상을 현혹하는 주술 행위이다. ⑦천당지옥설은 불교에도 전하는 낡은 주장이다. ⑧예수는 가장 참혹하게 죽은 자이니 천주학은 복이 아니라 화이다. ⑨광명정대한 것이라면 어찌 어두운 밤 은밀한 곳(昏夜密室)에서 가르치고 서로 요사스러운 이름(邪號)을 지어 종적을 감추느냐며 천주교는 황건적 백련교도와 같은 집단이라고 매도했다. 

 

그러면서 ‘기해척사윤음’은 천주교인도 나라의 백성이요 임금의 적자이니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금 사단(四端)과 오륜(五倫)의 원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길 회유하고 있다. 그래서 유가의 도를 확립하면 사학인 천주교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4월 7일, 조지형(하상 바오로, 인천가톨릭대 교수), 정리=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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