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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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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2-13 ㅣ No.615

[레지오 영성]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애플의 스티브 잡스,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들은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다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회색 후드티만을, 스티브 잡스는 검은색 더틀넥 티셔츠와 청바지만을, 크리스토퍼 놀란은 기숙학교 시절에 입던 교복 재킷을 늘 입고 다녔습니다. 왜 이들이 유니폼 패션을 고집했을까요?

 

돈이 없어서? 당연히 아니라는 것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쇼핑할 시간이 없어서? 돈이 많았으니 전문 코디네이터를 두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 이유는 선택의 피로감을 줄이고,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 자신의 뇌를 더 창조적인데 쓰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사실 삶이 규칙적이고 단순하면 뇌가 선택이라는 값비싼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때 비로소 뇌는 전혀 다른 창조적인 일을 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너무나 복잡하고 또 불규칙적입니다. 그만큼 자신의 뇌를 계속해서 혹사시킬 환경이 우리 곁에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면 될까요? 그렇게 살면 사람들은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하고, 잘못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느 자매님께서 울면서 제게 하소연을 합니다.

 

“신부님, 글쎄 제가 암이라고 하네요. 저는 이 암이 왜 생겼는지 알고 있어요. 스트레스가 심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하잖아요. 저는 제 남편 때문에 평생을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어요. 남편 때문이에요.”

 

이 자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얼마 전에 책에서 읽었던 하나의 연구 결과가 생각났습니다. 미국에 위치하고 있는 이 연구소에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우선 3만 명의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 1. 한 해 동안 경험한 스트레스가 많은가?

질문 2.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가?

 

8년 뒤, 이 연구소에서는 당시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사망자 숫자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3% 높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어떻습니까? 앞선 자매님의 하소연에 수긍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소에서는 또 하나의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두 번째 질문인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가에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즉, 이들은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건강에는 그다지 해롭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의 사망률은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사람보다도 더 낮았습니다.

 

 

스트레스 통해서 내 자신의 삶의 활력소 찾아야

 

사실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하지요. 미국 심리학 협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체에 있어서 스트레스란 바이올린 현의 장력과도 같다. 현이 너무 느슨해 장력이 낮으면 음악 소리가 둔탁해지고, 현이 너무 팽팽해 장력이 높으면 소리가 날카로워지며 현이 끊어질 수도 있다. 스트레스는 죽음을 부를 수도,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 것이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스트레스를 통해서 내 자신이 얻을 수 있는 삶의 활력소가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며, 이 스트레스가 내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길에서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주님의 사랑으로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한 초등학교에서 “부모님께서는 우리들을 왜 사랑하실까요?”라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이 문제에 한 학생이 이렇게 답했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는 우리를 왜 사랑하실까요? 성 이레네오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은총을 베푸실 대상으로 우리를 지어 만드신 것입니다.”

 

이 주님의 계획을 기억하면서 주님 뜻에 맞게 살아간다면 이 세상 삶 안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를 다른 방향으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길을 제시해 주십니다.

 

“인생은 여러분이 삶을 이기느냐, 아니면 삶이 여러분을 이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삶을 이기십시오. 그것이 최선입니다.”

 

 

사랑이 항상 우리의 가장 첫 번째 자리에 자리 잡아야

 

요한 복음의 시작은 주님께서는 한 처음부터 계셨던 말씀이시며, 주님을 통해 모든 것이 생겨났다고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랑으로 이 땅의 모든 것들을 창조하셨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기서 멈추시지 않습니다. 더 큰 사랑을 가지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연약한 인간의 몸을 취해서 이 땅에 강생하십니다. 또한 여기에서도 멈추지 않습니다. 당신 스스로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가장 큰 사랑을 나눠주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은총에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큰 사랑이 주어집니다.

 

이 주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분명합니다. 이제는 세상 안에서 주님의 관점을 바라볼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관점에 맞춰서 우리 역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사랑과 반대되는 것을 접어두고, 대신 사랑이 항상 우리의 가장 첫 번째 자리에 위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때 세상의 스트레스도 별 것 아님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대신 기쁨의 삶, 희망의 삶, 사랑의 삶을 살게 됩니다.

 

2019년 새해를 맞이했던 것이 엊그제였던 것 같은데, 벌써 2월입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그만큼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힘듦 역시 빨리 지나간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스트레스에만 집중하지 마십시오. 이 스트레스도 분명히 빨리 지나갈 것입니다. 더군다나 사랑이신 주님께서도 함께 하시고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2월호, 조명연 마태오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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