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가톨릭 교리

신앙교리: 변화를 위한 회개, 구원으로 이끌어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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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05 ㅣ No.1832

[공부합시다! 신앙교리] 변화를 위한 회개, 구원으로 이끌어가는 삶

 

 

회개한 이에게 오시는 성령

 

베드로 사도께서는, 성령은 회개하고 죄사함의 세례를 받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이 말(‘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님을 주님과 메시아로 삼으셨습니다.’)을 듣고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형제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사도 2,37-38)

 

베드로 사도의 말씀은 결국 성령께서 오시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으니, 그것이 회개라는 것입니다.

 

 

회개한 이에게 주어지는 구원

 

하지만 성령을 받기 위해서만 회개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을 받기 위해서 우리는 회개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회개하지 않으면 망하고 말 것입니다!

 

회개는 기존의 나아가던 방향을 전환하는 것입니다. 즉 그동안 쉽게 죄를 짓곤 하던 잘못된 삶을 바꾸어 새로운 삶으로 돌아서는 일입니다. 루카복음 3,7-9에서 세례자 요한은 자기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는 군중에게 말하였습니다.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일러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모시고 있다.’는 말은 아예 혼잣말로라도 꺼내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하느님께서는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들을 만드실 수 있다.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 속에 던져진다.” ?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려면, 곧 멸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회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성경에서 회심하여 변화한 대표적인 사람으로 바오로 사도를 들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회심한 사울이 어떻게 새사람으로 변화되어 주님을 증거하고 전하는 사도 바오로가 되었는지를 잘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9장의 말씀입니다. “(제자들은) ‘저 사람은 예루살렘에서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자들을 짓밟은 자가 아닌가? 또 바로 그런 자들을 결박하여 수석 사제들에게 끌어가려고 여기에 온 것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울은 더욱 힘차게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증명하여, 다마스쿠스에 사는 유다인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 ? 예수님을 메시아로 전하던 사람들에게 박해를 일삼던 사울, 이제 그가 회개를 통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예수님을 메시아로 전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회개의 증거: 자선과 나눔, 사랑의 실천

 

루카복음 3,10-11의 말씀입니다: “군중이 그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 여기서 우리는 회개의 첫째가는 증거는 자선과 나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회심의 삶을 살고 축복을 받아 남들보다 더 여유있는 삶을 살고, 더 많이 갖고 있는 게 있다면 내가 가진 것을 어려운 이들과 나눌 줄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잘 알면서 자선이 뭔지 모르는 신자들을 가끔 봅니다. 자선은 어려운 이들과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애긍시사를 말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자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순절 모금함이나 복지기관 모금계좌를 이용하는 것 등입니다. 요즘에는 자동이체로 자선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루카복음 3,12-13의 말씀도 살펴봅니다.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와서 그에게, ‘스승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자, 요한은 그들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하고 일렀다.” ? 먼저 여기서 세례자 요한은 ‘세리’라는 직업을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세리들에게 동포들의 고혈을 짜내야만 하는 세리라는 직업이 좋지 않으니 바꾸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요한은 세리들에게 남에게 정해진 만큼만 요구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직업상의 일을 하면서 돈을 벌되, 상식선에서 이익을 취하라는 말입니다. 상인들로 말하자면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하고서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정당한 이윤을 남겨서 수익을 내면 된다는 것입니다.

 

 

만족할 줄 아는 삶

 

계속해서 루카복음 3,14의 말씀을 봅시다. “군사들도 그에게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요한은 그들에게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렀다.” 여기서 요한은 남의 것을 탐하거나 빼앗지 말고 자신의 봉급으로 만족하라 하셨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지 더 가지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정도 가지고 있으면 되었으니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저지르는 많은 죄의 출발점은 많은 경우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죄가 그 대표적이라 하겠고, 다윗 왕이 우리야의 아내 ‘밧 세바’로 인해 저지른 죄도 역시 그러하다 하겠습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은 많은 경우 질투의 탈을 쓰고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에 대한 질투는 그 사람보다 내가 더 사랑받고 싶은 욕심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카인이 저지른 죄가 그 대표적이라 하겠군요. 욕심을 내지 않고 만족할 줄 아는 삶, 그러한 삶은 하느님께 감사하는 가운데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복된 구원의 삶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삶

 

주 예수님께서는 구원으로 이끄는 삶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더러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마태 12,50) 이에 야고보 사도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그저 듣기만 하여 자기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말고 말씀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되십시오.”(야고 1,22)

 

성경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는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의 후손이기에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그분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구원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구원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일인 것입니다.

 

레지오단원 여러분! 회개는 바로 내가 변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입니다. 내가 복음으로 변화하길 원한다면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의 자세로 성령께 마음을 열고 협력하면서, 기쁘게 선행을 행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하여 천국의 삶을 이 세상에서부터 살고 준비하는 우리 단원들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6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계산주교좌성당 주임, CBCK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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