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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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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유럽의 성모신심 순례지: 이탈리아 로레토, 독일 알트외팅, 스위스 아인지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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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4-30 ㅣ No.914

[성모성월 기획] 유럽의 성모신심 순례지 (상) 이탈리아 로레토 · 독일 알트외팅 · 스위스 아인지델른


천주 성모의 삶 가슴에 새기는 여정

 

 

5월은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는 성모성월이다. 교회는 성모성월 동안 우리 자신을 성모에게 봉헌하고 또 그 모범을 따라 특별한 전구(傳求)와 은총을 청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인간 구원을 위하여 간구하는 마리아의 은혜에 감사하고, 또한 성모님의 사랑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얻으려는 성모성월의 의미는 한국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 교회 모든 신자들에게 한결같은 바람으로 다가올 것이다.

 

성모성월을 맞아 최근 한국 신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유럽교회 대표적 성모신심 순례지들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이탈리아 로레토 - 성모님 태어난 성가(聖家)

 

성가(聖家)의 기념성당 내 성모 마리아의 집터를 모셔 놓은 곳.

 

 

로레토(Loreto)는 이탈리아 중부 안코나현에서 28㎞ 떨어져 있는 아드리아해 연안에 있는 곳으로 ‘성가(聖家)의 기념성당’, 즉 성모 마리아가 태어난 나자렛의 집이 옮겨져 보존돼 있다고 알려진다.

 

고고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나자렛(Nazareth)에 있던 성모님 집은 지상과 지하 두 개 층으로 나눠지는데, 바위를 파서 만든 동굴 부분의 지하층은 현재 나자렛 성모영보성당에 있는 것이며 로레토에 남아 있는 것은 지상 부분의 성가 담벽 부분으로 추정된다.

 

최근 찾아낸 1294년의 한 기록에서는 에피로(Epiro)의 한 군주 니체포로 안젤리(Niceforo Angeli)가 자신의 딸 이타마르(Ithamar)를 나폴리의 왕 단지오 카를로 2세(d Angio Carlo Ⅱ) 아들 필립보(Filippo)에게 시집보내며 혼수감 내역 속에 ‘동정이신 성모 마리아, 하느님의 모친의 집에서 가져온 돌’이라고 명시한 것이 발견됐다. 이는 로레토가 성모님의 집이라는 추측에 힘을 싣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승에 따르면 1291년 천사들이 이스라엘 나자렛에서 성모님의 집 전체를 일리리아(지금의 크로아티아)로 옮겼으며, 이후 1294년 다시 지금의 이탈리아 로레토로 옮겨 놓았다고 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로레토’ 700주년을 기념하는 서한에서 “로레토 성가(聖家)는 동정 마리아께 봉헌된 가장 중요한 국제적인 기념성당이며 여러 세기를 걸쳐 모든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 마리아 신심의 진정한 심장부”라고 언급했다.

 

로레토는 유럽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순례지로 꼽힌다. 특히 교황 요한 23세가 자신의 첫 사목방문지로 로레토를 선택한 것은 그 특별함을 드러내는 일화로 유명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이에른 사목방문 중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독일 알트외팅 - ‘성모상의 기적’ 계기로 발길 모여

 

독일 뮌헨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알트외팅(Altoetting)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심장이며 유럽교회 본질 중 하나, 나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밝힌 바 있는 성모신심 순례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고향 독일 마르크틀 암 인에서 약 3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베네딕토 16세로 인해 유럽교회 신자들은 물론 전 세계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순례지라 할 수 있다.

 

독일 알트외팅 ‘은총성당’ 내 성모상. 1489년 물에 빠져 죽은 아이가 되살아난 기적이 일어난 후 수많은 사람들의 순례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청사가 있는 광장 중심에 팔각형 모양으로 자리하고 있는 ‘은총성당’은 700년 경 세워진 것으로, 특히 성당 내 성모상에서 기적이 일어난 후 신자들의 발길을 모으는 장소가 됐다.

 

기적 내용은 1489년 물에 빠져 죽은 어린이 부모가 성모님 앞에서 기도를 하자 어린이가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으로 이 소식이 온 유럽에 퍼지면서 알트외팅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순례가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은총성당의 성모상은 잘츠부르크의 성 루페르트 주교가 바이에른 영주에게 처음으로 세례 준 것을 기념해 안치됐다고 전해지며, 성당 내부 은궤에는 몇몇 바이에른 왕자들의 심장이 보존돼 있다.

 

알트외팅 성지는 1989년 알트외팅 성모 기적 500주년 기념 신앙대회 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한 것을 계기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다.

 

 

스위스 아인지델른 - ‘양초에 그을린 성모상’ 유명

 

스위스 중북동부 슈비츠시 북동쪽 알프스강 오른쪽 기슭의 아인지델른(Einsiedeln)은 934년 세워진 성 베네딕도회 아인지델른수도원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특히 수도원 성당 내 경당에 모셔진 검은 성모상으로 인해 스위스의 대표적인 성모신심 순례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성 베네딕도회 아인지델른수도원 경당에 모셔진 검은 성모상.

 

 

‘은총의 경당’으로 불리는 이곳에 모셔진 목각 성모상은 15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매일 오전 4시20분이 되면 수도사들이 경당 앞에 모여 ‘살베 레지나’를 그레고리안 성가로 합창한다.

 

매년 15만~20만 명의 유럽 순례객들이 찾아오는 스위스 최대 성모신심 순례지로 알려진 이곳의 성모상은 전례주기에 따라 의상이 바뀌며 외국 순례객들이 올 경우 국적에 따라 전통 의상이 입혀지기도 한다.

 

10세기 경 그레고리안 성가 필사본을 보존하고 있는 수도원으로도 유명한 아인지델른수도원은 성모신심 순례지로서 뿐만 아니라 중세시대 때 스페인의 콤포스텔라 순례지를 가기 위한 중요 지점으로 꼽힌, 유럽교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한 바 있으며 매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에는 고유의 축일 행사가 거행된다.

 

[가톨릭신문, 2011년 5월 1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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