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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축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왜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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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1-03 ㅣ No.2268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왜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믿나


참사람이며 참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신 어머니

 

 

- 1월 1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세계 평화의 날이다. 구원의 신비 안에서 수행하신 마리아의 역할을 기념하고, 우리가 생명의 근원이신 성자를 맞아들이게 해주신 거룩한 어머니께 드리는 특별한 존엄성을 찬미하는 날이다. 심순화 작, ‘성모자’.

 

 

1월 1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세계 평화의 날이다. 생명이신 하느님을 우리에게 오게 하신 마리아를 공경하고, 성모님을 통해 이 땅에 평화가 실현되길 전구하는 축일이다.

 

신약 성경은 마리아께서 성령으로 잉태한 분, 곧 마리아의 참아드님이 되신 분은 다름 아닌 성부의 영원한 아드님이시며,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의 하느님 중 제2위격이시다라고 선포한다. 이에 그리스도인들은 초대 교회 때부터 “예수님의 어머니”(마르 3,31; 루카 2,48; 요한 2,1)로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했다.

 

가톨릭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분이 주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에 공경하는 것은 아니다. 마리아께서 누구보다도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셨고(루카 1,38 참조),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성경은 성모 마리아를 ‘은총이 가득한 이’(루카 1,28)로 증언하고 있다. 구약 성경은 하와의 후손이며 다윗의 자손으로 하느님께 성실한 소박하고 순진한 동정녀가 ‘임마누엘’이라 불리게 될 메시아를 낳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시온의 딸로 메시아의 어머니로 초대된 분이 바로 성모 마리아이시다. 신약 성경은 성모 마리아를 믿음으로 복되신 분이며, 주님과 함께 계시는 주님의 어머니시며, 세세 대대로 찬양받으실 분으로 증언하고 있다.

 

성모님은 동정녀의 몸으로 성령으로 인해 아들을 잉태할 것이라는 하느님의 불림을 받고서 순종으로 응답했으며, 평생 하느님의 뜻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신앙인으로서 인류와 교회의 표상이 됐다. 또 성모님은 곤란한 처지에 놓인 이웃을 위해 아들에게 도움을 청해 주님의 첫 신원을 드러내는 기적을 행하게 하신 분이시다. 아울러 성모님은 사람들을 당신 외아들에게로 인도하며 십자가에 못 박힌 아들의 죽음을 지키셨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 당신을 중심으로 주님의 제자들을 모아 함께 기도하시면서 성령을 받고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된 하느님의 인류 구원 역사를 선포하신 분이시다. 그래서 성경은 엘리사벳의 입을 빌려 성모님께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십니다”(루카 1,42)라고 고백하고 있다.

 

이에 교회는 431년 제3차 세계 공의회인 에페소 공의회에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Θεοτοκοs-테오토코스)이시다”라고 선포했다. 신성’과 ‘인성’의 두 본성을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신성을 잃지 않으시고 인성을 취하셨다. 또 ‘말씀’이신 성자 하느님의 유일한 위격 안에 두 본성이 온전히 결합돼 일치하고 있다.

 

공의회는 “‘말씀’이 마리아에게서 당신의 신성을 이끌어 내셨기 때문이 아니라, 이성적 영혼을 부여받은 거룩한 육체를 마리아에게서 얻으셨기 때문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의 말씀이 그 위격에서 육체와 결합하였기에 사람의 몸으로 나셨다고 일컬어진다”고 선언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466항)

 

그러면서 공의회는 “그리스도는 단일한 위격 안에서 신성과 인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선포했다. 이에 교회는 마리아께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영원한 아들, 바로 하느님이신 그 아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라고 고백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495ㆍ509항 참조) 따라서 “천주의 성모 마리아”는 주님께 대한 교회의 신앙 고백을 완전하게 드러내는 거룩한 칭호이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부여된 최초의 교의적 칭호인 ‘하느님의 어머니’(천주의 성모, 천주의 모친)는 성모 신심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또 마리아께 대한 신학과 고유한 전례 축일들이 생겨나는 촉매가 됐다. 451년 칼체돈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위격적 일치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과 함께 참사람이요, 참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구원을 위해 ‘천주의 모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다고 선포해 ‘천주의 성모’ 칭호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교회가 새해 첫날에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는 것은 동방 교회 관습을 따라 전례력 안에 정착했다. 마리아 공경은 하느님의 강생 신비에 뿌리를 두고 있다. 6세기부터 이 축일은 주님 성탄과 연계해 12월 26일을 ‘하느님의 어머니 축일’로 지냈다. 로마 교회에서도 이 축일 도입해 성탄 8일 축제가 끝나는 날인 1월 1일에 ‘성모 마리아 성탄’ 축일을 지내기 시작했다. 이후 이 축일은 2월 2일, 3월 25일 등으로 옮겨 지내다 1931년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을 맞아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10월 11일로 지냈다. 그러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개혁으로 다시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복원됐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은 구원의 문을 여는 성모님께 새해 첫날을 봉헌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날은 주님 성탄의 팔일 축제로서 구원의 신비 안에서 수행하신 마리아의 역할을 기념하고 우리가 생명의 근원이신 성자를 맞아들이게 해주신 거룩한 어머니께 드리는 특별한 존엄성을 찬미하는 날이다. 또한, 새해 축복과 평화 기원, 주님의 할례 등 전통적으로 교회 안에서 지내오던 축일 내용을 그 이면에 포함하고 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1967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제정했다. 이날은 갓 태어나신 평화의 왕을 경배하고, 천사가 전해준 기쁜 소식(루카 2,14 참조)을 다시 한 번 들으며, 평화의 모후를 통하여 하느님께 평화의 고귀한 선물을 청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제정 의미를 밝혔다.(「마리아 공경」 5항 참조)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1월 1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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