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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공의회 문헌 풀어보기: 계시헌장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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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10 ㅣ No.681

[공의회 문헌 풀어보기] 계시헌장 해설 (1)

 

 

그리스도교를 계시 종교라고 한다. 계시(啓示)란 사전적 의미로는 ‘① 나아갈 길을 가르쳐 알게 함 ② 사람의 지혜로는 알 수 없는 진리를 신이 영감으로 알려줌’이라는 뜻을 지닌다. 따라서 알려주거나 가르치고 깨우치는 주체는 내가 아니다. 그리스도교가 자신을 계시 종교라고 하는 까닭은 그리스도교에서 가르치는 진리와 제시하는 삶의 방향이 인간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그리고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하느님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나온다고 믿고 고백하기 때문이다. 

 

계시헌장은 ‘하느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으로, 공식 명칭은 문헌의 첫 두 글자를 딴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이다. 교의(敎義)란 교리(敎理)와 같은 뜻으로 계시헌장은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리를 담고 있는 문헌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체 문헌 16편 가운데 ‘교리’ 혹은 ‘교의’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담고 있는 문헌은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Lumen Gentium, ‘교회헌장’으로 약칭)과 계시헌장뿐이다. 이는 계시헌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계시헌장은 공의회 마지막 제4회기 때인 1965년 11월 18일 제8차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찬성 2344, 반대 6). 계시헌장의 분량은 많지 않다. 하지만 하느님 계시에 관한 핵심 교리를 담고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문헌으로 꼽힌다. 

 

 

하느님 계시에 관한 핵심교리 담아 

 

서론(1항)에서 공의회 교부들은 교회가 선포하는 계시가 무엇이며 또 이 계시를 선포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요한 사도가 쓴 편지를 인용해 간략하지만 분명하게 밝힌다. 그 계시는 ‘하느님의 말씀’, ‘사람이 되신 하느님 말씀’이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줄 뿐 아니라 말씀 자체가 영원한 생명이다. 요한 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는 이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있다가 우리에게 분명히 나타난 것입니다. 우리가 보고 들은 그것을 여러분에게 선포하는 목적은 우리가 아버지와 그리고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사귀는 친교를 여러분도 나눌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1요한 1,2-3, ?공동번역 성서?). 

 

하지만 이 하느님의 계시와 관련해 공의회 교부들이 선포하는 것은 새로운 게 아니다. 그것은 트리엔트 공의회와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자취를 따르는 전통적인 가르침이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는 프로테스탄트의 종교개혁에 맞서 교회의 교리를 명확히 하면서 교회 쇄신을 위해 소집된 19번째 세계 공의회(보편 공의회)다. 하느님의 계시와 관련, 트리엔트 공의회는 성경만이 계시의 원천으로 인정하는 프로테스탄트에 맞서 성경과 함께 성전(거룩한 전통)도 똑같이 계시의 원천으로 받아들였다. 20번째 세계 공의회인 제1차 바티칸 공의회(1869~1870)는, 인간의 자연 이성의 힘만으로 하느님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하느님의 계시를 배격한 당시의 자연주의, 이성주의를 단죄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부들은 트리엔트 공의회와 제1차 바티칸 공의회의 이런 가르침을 재확인하면서 하느님 계시에 관한 교의를 20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계시헌장에서 언명하는 내용이다. 전체 6장 26항으로 이뤄진 계시헌장은 제1장에서 계시 자체를 다룬다(2~6항). 이어 제2장에서는 하느님 계시의 두 가지 전달 방식인 성전과 성경의 상호 관계 그리고 이 둘과 교회 교도권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7~10항). 제3장은 계시의 주요 원천인 성경에 관한 총론 격으로 성경의 영감과 그 해석에 대해 다루며(11~13항), 이어 각론 격으로 제4장에서는 구약성경에 관해(14~16항), 제5장에서는 신약성경에 대해 거론한다(17~20항). 그리고 마지막 제6장에서는 교회 생활과 성경에 대해 밝힌다(21~26항). 

 

계시 자체를 다루는 제1장에서는 먼저 계시의 본질과 목적을 명확히 한다(2항). 하느님께서 당신 선과 지혜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고 당신 뜻의 신비를 알려 주시는 것이 계시의 본질이라면, 사람들이 “사람이 되신 말씀, 곧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 다가가고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계시의 목적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계시로써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과 사귀시며, 당신과 친교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역사 안에서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건네시고 드러내시는 것을 하느님의 계시 경륜이라고 한다. 

 

하느님의 이 계시 경륜은 어떻게 실현되는가. “서로 긴밀히 결합된 행적과 말씀으로”(2항) 실현된다고 공의회 교부들은 적시한다. 말하자면, △ 구원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서 이루신 업적들은 가르침과 말씀들로 표현된 사실들을 드러내고 확인하며 △ 이 말씀들은 하느님께서 이루신 업적들을 선포하며 그 안에 포함된 신비들을 밝혀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약 성경에서 전하는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느님의 계시 경륜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이 구약은 “하느님께서 세기에 걸쳐 복음의 길을 미리 닦아 놓으신”(3항) 역사다.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과 교회 가르침을 따라 “계시를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 구원에 관한 심오한 진리가 중개자이시며 동시에 모든 계시의 충만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밝혀진다”(2항)고 선언한다. 예를 들면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은 이렇게 시작한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1,1-2) 

 

‘영원한 말씀’으로서 하느님께로부터 파견되신 아드님은 인간 가운데 사시며 인간에게 하느님의 내면을 알려주심으로써 모든 인간을 비추셨다. 그분은 혈육을 취하신 말씀이시며 하느님 아버지께서 맡기신 구원의 임무를 완수하신 분이시다. 그래서 그분을 보는 이는 아버지를 보는 것이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 자신의 전 현존과 출현으로 △ 말씀과 업적으로 △ 표징과 기적으로 △ 특별히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 또한 진리의 성령을 보내심으로써 계시를 완수하시고 확고히 하셨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계시의 완성이요 충만이시다. 

 

 

지성과 온전한 복종으로 하느님 계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 

 

공의회 교부들은 나아가 이렇게 선언한다. “따라서 새롭고 결정적인 계약인 그리스도의 구원 경륜은 결코 폐기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시기 전에는 어떠한 새로운 공적 계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4항) 

 

우리 인간은 이렇게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신앙의 복종’을 드러내야 한다”(5항).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하느님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움직이시고 우리를 하느님께 향하게 하며 우리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실 때에 우리는 지성과 의지의 자발적이고 온전한 복종을 통해 하느님의 계시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 성령의 이런 도움으로 우리는 신앙이 더욱 강화되면서 하느님의 계시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연 이성으로는 하느님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는가? 공의회 교부들은 “만물의 근원이시며 목적이신 하느님이 인간 이성의 자연적 빛으로 창조물을 통하여 확실하게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6항)고 밝힌다. 그러면서도 또한 “인간이 본디 하느님의 일들에 관해 이성으로 알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들을 모든 사람이 현재의 인간 조건에서도 더 쉽게 확실히, 오류 없이 알 수 있게 된 것은 하느님 계시의 덕분”(6항)이라고 언명한다. 말하자면 인간 자연 이성의 힘으로 하느님의 존재를 확실히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것 또한 하느님 계시의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를 구원 역사에서 당신 자신을 건네시는 하느님의 계시(초자연적 계시)와 구별해 자연적 계시라고 한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6월호, 이창훈 알퐁소(평화신문 편집국장)]

 

 

[공의회 문헌 풀어보기] 계시헌장 해설 (2)

 

 

인간은 만물의 근원이며 목적이신 창조주 하느님을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적 이성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알려 주고자 하시는 ‘계시의 하느님’께서는 한 백성을 선택하시어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특별히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다. 마침내 때가 차자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되신 당신의 말씀, 곧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 자신을 완전히 계시하셨다. 

 

그리스도는 하느님 계시의 충만함이며 완성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계시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이 드러났으므로,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그 어떤 새로운 공적 계시도 바라지 말아야 한다. 

 

계시헌장 해설을 시작하면서 지난 호에서 살펴본 계시헌장 1장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계시헌장 2장 ‘하느님 계시의 전달’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하느님의 계시가 2000년이 지난 오늘 우리에게까지 어떻게 전달되는지, 또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제시하면서 성경과 성전 그리고 교회 교도권의 관계에 대해 설명한다(7~10항). 

 

우선 공의회 교부들은 계시의 완성이자 충만함이신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에 관한 계시를 사도들이 모든 이에게 전하도록 하셨다는 사실을 주목한다. “주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이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전하면서, 먼저 예언자들을 통하여 약속되고 당신께서 성취하시고 친히 전파하신 복음을 모든 진리와 윤리 규범의 원천으로 모든 이에게 선포하도록 명하셨다”(7항). 

 

말하자면, 사도들은 계시의 첫 수혜자이자 전달자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 그리고 그분과 함께한 공동생활에서 받은 것과 성령의 조언에 힘입어 배운 것을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써 전달해 주었다”(7항)고 공의회 교부들은 진술한다. 그뿐 아니라 “사도들과 그 직제자들은 성령의 감도로 구원의 소식을 기록하였다”(7항). 

 

 

계시는 성전과 성경 두 가지로 전달 

 

따라서 계시는 두 가지로 전달된다. 하나는 첫 제자들인 사도들이 자신들이 배운 것을 설교와 모범과 제도로써 전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교회는 전자를 ‘성전’(聖傳), 곧 ‘거룩한 전통’이라고 부르며, 후자 즉 기록된 계시를 성경이라고 부른다. 

 

이 성경과 성전은 “거울과 같아서 하느님을 참 모습 그대로 얼굴을 맞대고 뵈올 수 있을 때까지 지상에서 순례하는 교회는 그 안에서 하느님을 관상하며 그분에게서 모든 것을 받고 있다”(7항)고 공의회 교부들은 단언한다. 곧 지상에서 나그네 길을 걷고 있는 교회가 하느님을 알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성경과 성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성전은 어떻게 전달되는가.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을 통해서다. 공의회 교부들은 이렇게 언명한다. “사도들은 교회 안에 복음이 영구히 온전하게 또 생생하게 보존되도록 주교들을 후계자로 세워 자기 교도직(敎導職)의 자리를 넘겨주었다”(7항). 

 

이렇게 사도들에게서 물려받은 것 안에는 △ 하느님 백성의 삶을 거룩하게 이끌고 △ 신앙을 키우는 데 기여하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그래서 교회는 “자신의 가르침과 생활과 예배를 통하여 그 자신의 모든 것, 그리고 그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영속시키며 모든 사람들에게 전달한다”(8항). 

 

공의회 교부들은 나아가 이 성전이 고착된 것이 아니라 “성령의 도우심으로 교회 안에서 발전한다”(8항)고 단언한다. 어떻게? △ 신자들의 명상과 공부로써 △ 영적인 것들에 대한 좀 더 깊은 인식을 통해 쌓이는 경험으로써 △ 주교직 계승을 통해 확고한 진리의 은사를 받은 이들의 곧 주교들의 설교로써 증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그 자신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완성될 때까지 세기에 걸쳐 하느님 진리의 충만을 향해 꾸준히 나아간다”(8항)고 공의회 교부들은 진술한다. 

 

계시헌장은 이어 성전이 지니는 풍요로움에 대해서 말한다. “거룩한 교부들은 이 성전이 살아 있음을 증언하는데, 이 성전의 풍요로움은 믿고 기도하는 교회의 관습과 생활 안으로 흘러 들어온다”(8항). 실제로 교회가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정경으로 여기게 된 것이나, 성경이 한결 더 깊이 이해되고 교회 안에서 그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은 성전으로 말미암아서다.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상통해 

 

그래서 공의회 교부들은 성전과 성경의 상호 관계에 대해 이렇게 천명한다. “그러므로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또 상통한다.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부들은 계속해서 이렇게 밝힌다. “성경은 성령의 감도로 기록되었으므로 하느님의 말씀이다. 반면 성전은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사도들에게 맡기신 하느님의 말씀으로서 그들의 후계자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데, 후계자들은 진리의 성령에게서 빛을 받아 자신의 설교로 그 말씀을 충실히 보존하고 해설하며 널리 전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9항). 

 

말하자면, 사도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이 하느님 말씀을 충실히 보존하고 해설하고 널리 전파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성경과 함께 성전을 전해 받기 때문이다.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만이 원천이라고 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주장을 넘어서 이렇게 천명한다. “따라서 교회가 오로지 성경으로만 모든 계시 진리에 대한 확실성에 이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이 둘(성경과 성전)을 똑같이 경건한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이고 공경해야 한다”(9항). 

 

성경과 성전의 관계에 대해 이같이 언명한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과 성전 그리고 이 둘과 교도권과의 상호 관계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정리한다(10항). 

 

① 우선 성경과 성전은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의 유일한 성스러운 유산을 형성한다. 하느님 백성 전체는 이 유산에 충실하면서 목자들과 일치해 꾸준히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친교를 맺으며 빵을 떼는 일과 기도에 항구히 전념한다. 이를 통해 전해 받은 신앙을 고수하고 실행하며 고백하면서 주교들과 신자들이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② 기록된 하느님 말씀(성경)이나 전해지는 하느님 말씀(성전)을 올바로 해석하는 직무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 

 

③ 하지만 교도권은 하느님 말씀 위에 있지 않고 하느님 말씀에 종속되어 봉사한다. 교도권의 권한은 전해진 것만을 가르치며 하느님의 명령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것을 경건히 거룩하게 보존하며 성실하게 해석하는 데 있다. 

 

④ 따라서 성전과 성경과 교회 교도직은 하느님의 지극히 지혜로우신 계획에 따라, 각기 독립해서 존립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있다. 또 이 셋 모두는 함께 고유한 방식대로 성령의 활동 아래 영혼의 구원에 효율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7월호, 이창훈 알퐁소(평화신문 편집국장)]

 

 

[공의회 문헌 풀어보기] 계시헌장 해설 (3)

 

 

계시헌장 제3장부터 5장까지는 하느님 계시의 원천인 성경에 대해 할애한다(11~20항). 공의회 교부들은 먼저 성경의 영감과 성경 해석에 대해 언급하고(3장, 11~13항), 이어서 구약성경과(4장, 14~16항) 신약성경을(5장) 차례로 고찰한다(17~20항). 

 

성경의 영감(靈感)이란, “성경이 성령의 감도로 기록됐다”는 것이다. 성령의 감도로 기록됐다는 점에서, 성경의 저자는 하느님이시다. 그렇다고 하느님께서 직접 성경을 쓰셔서 교회에 건네 주셨다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성령의 감도를 받아 성경을 썼다. 공의회 교부들은 이렇게 진술한다. “성서를 저술하는 데에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선택하시고, 자기의 능력과 역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활용하신다.” 이어 이렇게 설명한다. “하느님께서 몸소 그들 안에 또 그들을 통하여 활동하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모든 것을, 또 원하시는 것만을 그들이 참 저자로서 기록하여 전달하도록 하셨다”(11항). 

 

이 대목은 중요한 두 가지를 가리키고 있다. 하나는 성경의 진리성에 관한 것이다. 성경은 성령의 감도로 기록됐고 이런 의미에서 하느님이 저자이시기 때문에, 성경의 가르침은 참되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의회 교부들은 이렇게 언명한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성경에 기록되기를 원하신 진리를 확고하고 성실하게 그르침이 없이 가르친다고 (우리는) 고백해야 한다”(11항). 

 

요컨대 성경의 가르침은 오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의해야 한다.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에 나오는 모든 내용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성경에 기록되기를 원하신 진리”에 그르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성경은 역사적 사실이나 과학에 관한 진실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인간과 세상의 “구원을 위한 진리”를 가르치는 책이다.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 

 

다른 하나는 성경 해석에 관한 것이다(12항). 성경은 비록 성령의 감도로 씌었지만 사람들이 쓴 책이다. 공의회 교부들은 “하느님께서는 성경에서 인간을 통하여 인간의 방식으로 말씀하셨다”(12항)고 밝힌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시대와 환경과 문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성경이 성령의 감도를 받은 저자들이 썼다고 하지만, 그 저자들 역시 자신들의 시대와 문화와 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성경의 진리를 이해하자면, 학자들이 이른바 ‘삶의 자리’라고 하는 이런 측면들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성경 해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계시헌장은 이와 관련, 이렇게 밝힌다. “성경 해석자들은 성경 저자가 제한된 상황에서 그 시대와 문화의 여러 조건들에 따라 당시의 일반적인 문학 유형들을 이용하여 표현하려고 했고 또 표현한 그 뜻을 연구해야 한다”(12항). 따라서 성경을 올바로 해석하려면 자구적 의미 외에 이런 문학 유형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의회 교부들은 “성령을 통해 쓰인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 한다”면서 성경 본문의 뜻을 올바로 알아내기 위해서는 문학 유형 연구 외에도 ① 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 ② 신앙의 유비 ③ 성경 전체의 내용과 일체성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적시한다(12항). 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이란 지난 호에서 살펴본 ‘성전’(聖傳)을 말한다. 신앙의 유비란 성경의 가르침들이 더러 상충하는 듯하지만, 전체적으로 일관성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경 전체의 일체성이란 창세기에서부터 요한 묵시록에 이르기까지 성경 전체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의 단일성을 드러낸다는 것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성경 해석은 아무렇게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 해석에 관한 모든 것은 “교회의 판단에 속한다”(12항)고 언명한다. 실제로 교회의 지도를 받지 않은 성경 해석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신약이 구약에 숨어 있고 신약으로 구약이 드러나 

 

성경 해석에 관한 이런 규범을 제시한 후 공의회 교부들은 계속해서 구약성경에 대해 언급한다(14~16항). 구약성경은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드러내 준다. 구약성경이 전하는 하느님의 구원 경륜은 △ 세상의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의 오심과 메시아 왕국의 도래를 준비하고 △ 예언으로 알리며 △ 여러 가지 표상으로 나타나도록 짜여 있다. 

 

계시헌장의 교부들은 “구약성경이 비록 불완전하거나 일시적인 것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하느님의 참된 교육 방법을 보여준다”(15항)고 밝힌다. 그 안에 구원의 신비가 감춰져 있는 구약성경은 △하느님을 생생하게 느끼게 할 뿐 아니라 △하느님께 관한 숭고한 가르침과 인생에 관한 건전한 지식과 기도의 놀라운 보물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성경을 경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계시헌장은 이어 4장에서 구약과 신약의 관계에 대해 밝힌다(16항). “하느님께서는 신약이 구약에 숨어 있고 신약으로 구약이 드러나도록 지혜롭게 마련하셨다.” 그래서 구약성경은 “신약 안에서 그 완전한 의미를 얻고 드러내며, 다른 한편으로 신약을 밝히고 설명해 준다.” 한마디로 구약은 신약을 준비하고, 신약은 구약을 완성한다. 

 

계시헌장 5장은 신약성경을 다룬다(17~20항). 공의회 교부들은 우선 “하느님의 말씀은 신약성경 안에서 탁월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그 능력을 드러낸다”(17항)고 언명한다. 잘 알고 있듯이, 신약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하느님의 구원 행적을 담은 복음서들과 사도들의 복음 선포 행적을 담은 행전, 그리고 사도들의 편지 및 묵시록으로 이뤄져 있다. 신약성경의 이 기록들은 “하느님의 영구한 증언”(17항)이다. 

 

계시헌장의 교부들은 신약성경 가운데서도 복음서가 가장 뛰어나다면서 “복음서는 우리의 구원자, 사람이 되신 말씀의 삶과 가르침에 관한 으뜸가는 증언”(18항)이라고 본다. 복음서가 으뜸가는 증언인 것은 사도들에게서 그 기원을 두고 있어서다. “사도들이 그리스도의 명령으로 선포하였고 나중에 성령의 영감을 통해 사도들과 그 제자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신앙의 바탕을 글로 쓴 것이 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이라는 네 가지 형태의 복음이다”(18항). 

 

나아가 공의회 교부들은 거룩한 교회의 전통을 이어 받아 “네 복음서가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19항)고 단언한다. 네 복음서는 말씀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사람들 가운데 함께 사시면서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그날까지 인간 구원을 위해 활동하시고 가르치신 바를 충실하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경 저자들은 “예수님께 관한 참되고 바른 것”(19항)을 전하고자, 어떤 것은 말이나 글로 전해진 많은 전승 가운데서 선택하고 어떤 것은 종합하고 또 어떤 것은 교회 상황과 관련지어 설명하면서 선포 양식으로 집필했는데, 이것이 바로 네 복음서다. 

 

신약성경 가운데서 복음서가 가장 탁월하지만, 네 복음서 외에도 신약성경의 정경에는 사도 바오로의 편지를 비롯한 다른 사도 작가들의 기록들도 있다. 공의회 교부들은 네 복음서를 제외한 신약성경의 다른 정경들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보증하며 △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더욱더 밝혀주고 △ 그리스도의 신적 활동이 지닌 구원 능력을 선포하며 △ 교회의 시작과 그 놀라운 확장 과정을 이야기하고 △ 교회의 영광스러운 완성을 예고한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8월호, 이창훈 알퐁소(평화신문 편집국장)]

 

 

[공의회 문헌 풀어보기] 계시헌장 해설 (4)

 

 

계시헌장의 마지막 6장은 교회 생활과 성경에 대해 다룬다(21~26항). 헌장은 여기에서 모두 다섯 가지에 대해 언급한다. 성경에 대한 공경(21항), 성경 번역(22항), 성경 연구의 사도직(23항), 성경의 신학적 중요성(24항) 그리고 성경 읽기(25항)이다. 

 

성경 공경과 관련, 공의회 교부들은 교회가 언제나 성경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교회는 전례, 특히 미사를 거행하면서 성찬의 식탁(성찬 전례)에서뿐 아니라 말씀의 식탁(말씀 전례)에서도 생명의 빵을 취하고 신자들에게 나눠주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신자들은 주님의 성체를 통해서만 아니라 성경의 하느님 말씀을 통해서도 영적 양식을 얻는다는 것이다. 

 

공의회 교부들은 나아가 교회의 모든 복음 선포가 성경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모든 복음 선포는… 성경들로 양육되고 규정돼야 한다.” 성경은 △ 하느님 자신의 말씀을 변함없이 전달해 주며 △ 예언자들과 사도들의 말씀을 통해 성령의 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성경 안에서 당신 자녀들과 만나시며 당신 자녀들과 말씀을 나누신다. 이 하느님 말씀은 교회를 지탱하고 활기차게 해준다. 하느님 말씀은 또 신자들에게는 △ 신앙의 힘이 되고 △ 영혼의 양식이 되며 △ 영성 생활의 원천이 된다. 

 

성경 번역(22항)과 관련, 계시헌장의 교부들은 “신자들이 성경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길은 넓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교회가 칠십인역 구약성경과 대중라틴말성경(Vulgata)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음을 밝힌다. 

 

기원전 3세기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이스라엘의 12지파를 대표해서 모인 70인의 학자가 히브리어로 쓰인 유다교 경전을 당시 지중해 문화권에서 통용되던 그리스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것이 칠십인역 구약성경이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출범하면서부터 이 칠십인역 구약성경을 경전으로 받아들였다. 

 

신약성경 또한 처음부터 그리스말로 쓰였다. 그런데 로마 제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지중해 문화권에서 사용하던 언어도 그리스말에서 라틴말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리스말로 된 성경을 라틴말로 번역하는 작업들이 여기저기서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번역의 질과 순수성이 떨어지는 등 여러 문제가 생겼다. 이 문제는 4세기 말 예로니모(347~419) 성인이 그리스말로 된 칠십인역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불가타(Vulgata)라는 대중라틴말로 번역함으로써 극복된다. 이것이 불가타역 성경이다. 

 

 

교회의 모든 복음 선포가 성경 중심으로 이뤄져야 

 

공의회 교부들은 성경 번역과 관련, 특별히 두 가지 점을 언급한다. “교회는 하느님 말씀을 여러 나라 말로, 특히 성경 원문에서 적절하고 올바르게 번역하도록 힘쓰고 있다”는 것과 “교회 권위가 승인하여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공동으로 번역한다면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 성경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22항). 

 

한국 천주교회는 계시헌장의 이 가르침에 따라 개신교와 성경 번역을 공동으로 작업, 1977년 신구약성경 전체를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를 간행했다. 하지만 본래의 취지와 달리 개신교 측에서 ‘공동번역 성서’를 거의 사용하지 않음에 따라, 다시 독자적인 성경 번역을 통해 2005년 ‘성경’을 펴냈다. 이것이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적인 번역 성경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맞아 국내의 성서학자들이 뜻을 모아 번역한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가 있다. 

 

성경 연구 사도직(23항)과 관련, 공의회 교부들은 “교회는 성령의 가르침을 받아 하느님 말씀으로 자녀들을 끊임없이 양육하기 위해 성경을 날로 더 깊이 이해하도록 힘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교회가 동·서방 교부들과 전례에 관한 연구를 장려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고 밝힌다. 

 

계시헌장은 이와 함께 성경 연구 사도직 종사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우선 가톨릭 성경 해석자들과 신학자들의 역할이다. 이들은 교도권의 감독을 받으며 서로 합심하여 적합한 방법으로 성경을 연구하고 해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도권의 감독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교도권의 통제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교회의 살아 있는 전통과 신앙의 유비”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성경 해석의 원칙 혹은 기준(12항)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경 해석자들과 신학자들의 이런 노력은 말씀의 봉사자들이 신자들에게 성경의 양식을 풍성히 제공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성경의 양식은 “정신을 비추어 주고 의지를 강하게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하느님께 대한 사람으로 불타오르게 할 것”(23항)이라고 공의회 교부들은 밝힌다. 

 

 

성경 읽을 때에는 기도가 따라야 

 

계시헌장은 이어 성경의 신학적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24항). 성경은 성전과 함께 신학의 기초를 이룬다. 달리 말해 신학의 영구적 기초가 되는 두 가지가 성경과 성전이다. 특별히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으며 영감을 받았기 때문에 참으로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점에서 “성경 연구는 신학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계시헌장은 적시한다. 

 

계시헌장의 교부들이 교회 생활과 성경과 관련해서 제시하는 마지막 다섯 번째는 성경을 읽자는 것이다(25항). 우선 성직자들을 비롯해서 말씀의 봉사직에 종사하는 이들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지적했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겉으로만 전하고 속으로는 경청하지 않는 빈 설교자”가 되지 않도록 꾸준한 영적 독서와 진지한 공부로 성경에 몰두하고, 하느님 말씀의 보화를 특별히 거룩한 전례 안에서 신자들과 나눠야 한다. 

 

공의회 교부들은 수도자들에게는 “성경을 자주 읽음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존귀한 지식을 얻도록 하라”고 강력하게 또 각별하게 권고한다. 

 

또 모든 신자에게는 거룩한 전례를 통해서나 영적 독서를 통해서 또는 오늘날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는 “적합한” 성경 강좌 등을 통해서 성경에 다가가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적합하지 않은’ 성경 강좌가 때로는 신자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인정하지 않은, 또는 성당 울타리 밖에서 개인이 주도하는 성경 공부에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경 읽기와 관련, 공의회 교부들은 특별히 세 가지를 더 강조한다. 첫째는 성경을 읽을 때에는 기도가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기도할 때에는 하느님께 말씀을 드리는 것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읽을 때에는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신자들이 성경, 특별히 신약성경과 복음서를 올바로 사용하도록, 적합하고 충분한 해석을 갖춘 성경 번역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신자들이 안심하고 유익하게 성경과 친숙해지고 그 정신에 젖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이들도 사용할 수 있고 또 그들의 조건에 알맞은 주해를 갖춘 성경들을 출판하고 보급하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셋째 부분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좀 더 역점을 두어 추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공의회 교부들은 “성체 신비에 자주 다가감으로써 교회의 생명이 자라듯이, 영원히 살아 있는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공경함으로써 교회의 영적 생명이 새로이 힘을 얻어야 할 것”이라는 당부로 계시헌장을 마무리한다(26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9월호, 이창훈 알퐁소(평화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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