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강론자료

2016-06-11.....연중 제11주일(루가복음 7,3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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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희 [korangpo] 쪽지 캡슐

2016-06-11 ㅣ No.2080

복음저자는 여인이 어떤 종류의 죄인인지를 소개하지 않지만 뒤에 나오는 시몬의 말로 미루어 소문난 창녀 정도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옥합'은 회개, '향유'는 성령의 은총을 상징합니다. 회개는 옥합을 깨뜨리는 것과 같은 고통스러운 자기부정의 사건이지만, 마치 향유 냄새가 주변으로 퍼지듯이,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지혜를 세상에 드러냅니다. 예수의 '발'은 하느님의 사랑을 상징합니다. 신적 사랑은 맨발로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은 고통을 수반합니다. '눈물'은 거짓자아를 상실하는 슬픔이며, '머리카락'은 지성의 포기이며, '입'은 하느님과 뜻이 통하는 사랑의 사건입니다. 각각 망덕, 신덕, 애덕을 상징합니다.

 

바리사이파 시몬은 하느님에 관한 지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음식을 차려놓고 예수를 초대하였습니다. 여인은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의 지혜를 추구하고 있는데 비해 시몬은 썩어 없어질 음식과 사람의 지혜를 추구합니다. 시몬에게는 회개의 마음도 하느님의 사랑도 없으니 손님을 손님으로 대접하지도 않고 예수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는 회개하지 않은 사람은 예수가 메시아임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예수의 말은 그대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적용됩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예수를 결코 알아보지 못합니다.

 

성령의 지혜 앞에서 죄는 허상임이 드러납니다. 죄는 윤리적 규범(율법)을 어긴 것을 의미하는데 성령으로 말미암아 율법은 불필요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율법이 없으면 죄도 없습니다. 성령은 모든 율법을 초월하는 신적인 자유를 줍니다. 시몬을 비롯한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은 제사, 헌금, 기도 등에 관한 율법을 준수함으로써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아야만 한다고 제멋대로 생각합니다. 그들이 보기에 율법을 지키는 자신들은 죄를 용서받았지만 율법에 어긋나게 육신의 쾌락을 파는 창녀는 도저히 죄를 용서받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원하는 누구에게나 아무 조건 없이 성령을 내려주심으로써 모든 사람의 모든 죄를 용서하십니다.

 

여인의 '믿음'은 그녀가 겪은 하느님의 사랑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 여인은 죄를 용서하는 성령의 능력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무한히 자비로운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하느님을 믿은 것입니다. 여인은 성령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미 죄를 용서받았으나 시몬은 율법을 고집함으로써 아직 죄에 머물러 있습니다. 말하자면, 여인은 예수에 의해 큰 빚을 탕감받았기 때문에 예수를 극진히 사랑하는데 시몬은 자신이 예수에게 진 큰 빚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예수를 그저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여인과 시몬은 예수와 같은 자리에 머물면서도 전혀 다른 나라에 속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루가는 독자 개개인에게 묻고 있습니다. 과연 '나'는 하늘나라에 속하는가, 이 세상의 나라에 속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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