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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장기이식 50주년에 보는 교회 장기기증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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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17 ㅣ No.1636

장기이식 50주년에 보는 교회 장기기증 현주소


생명 나눔 싹 틔웠지만 인식개선 아직

 

 

-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지난해 하반기에 가톨릭상지대학교, 단국대학교, 광릉 성당, 양주2동 성당 등 25곳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제공.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에서 빵과 포도주를 나눴다. 이 빵과 포도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로 변화된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빵과 포도주로 상징된 은총의 힘은 인간의 생명은 물론이고 영적 생명을 지탱해주며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한다.

 

성체성사의 신비는 단순히 교회의 가르침에 그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준 성체성사의 신비는 다른 방식과 모습으로 현재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전한다. 생명 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실현하는 장기이식이 그 중 하나다. 자신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나눔 정신이 없다면 장기이식은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이식 50주년을 맞은 서울성모병원(병원장 김용식)의 역사는 혁신적인 의료 문화 정착을 넘어 생명 나눔이라는 숭고한 가치가 실현된 역사를 상징한다. 

 

1969년 3월, 명동 성모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이 성공하며 국내 장기이식 역사가 시작됐다.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신장이식이 성공한지 15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이후 1988년 뇌사자 간이식, 1992년 심장이식, 1996년 폐장이식, 2004년 소장이식, 2011년 7개 다장기이식, 2014년 간 제외 소화기계 6개 장기 변형다장기이식을 성공하며 국내 장기이식을 선도했다. 

 

2009년 서울성모병원 개원과 함께 장기이식센터가 중점육성센터로 지정되면서 장기이식 발전에 동력을 더했다. 센터는 이식환자만을 위한 중환자실, 수술실, 병동을 갖췄으며 이식 환자를 위한 전문 의료진과 각 장기별로 코디네이터를 운영해 이식 환자와 기증자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수술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3000례를 돌파한 신장이식은 1970년대 25%였던 생존율이 2010년대에는 95%까지 높아졌으며 간이식 환자의 경우 1년과 10년 생존율이 각각 85%, 68.7%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장기이식 건수는 2001년 1370건에서 2018년 4116건으로 3배 증가했다. 

 

인간의 존엄성 실현도 장기이식 50년 역사 속에서 이뤄졌다. 고인에 대한 예우를 최우선으로 하는 서울성모병원은 수술시작 전과 영안실로 떠날 때 기증자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발인식 및 장례미사에도 의료진이 함께한다. 또한 기증자와 유가족의 뜻을 기리기 위한 미사와 행사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장기이식 수술 외에는 생명을 유지할 방법이 없는 환자와 보호자의 희망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며 새로운 이식영역 도전은 물론이고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구축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장기이식 센터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1969년 3월 명동 성모병원에서 진행된 국내최초 신장이식 수술 장면.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식받을 장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인구 100만 명당 뇌사 기증자는 9.95명으로 스페인(46.9명), 미국(31.96명)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식대기 기간도 5.2년으로, 스페인(2년)의 두 배가 넘는다. 반면 뇌졸중과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고 사망한 인구는 10만 명당 1162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에 달한다. 이 같은 결과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주교, 이하 본부)의 장기기증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체성사의 정신을 본받아 생명을 나누는 운동을 시작한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장기기증센터를 운영하며 장기 및 조혈모세포기증, 헌혈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본부는 범국민 장기기증 캠페인 외에도 대정부 정책 활동, 연대기관과의 네트워크 활동, 장기기증자 예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올바른 생명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데 기여하고 있다. 본부의 활동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장기기증자 확산에 기여, 1989년 3750명이었던 장기기증 신청자가 2018년 14만9000여 명으로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왔다. 

 

본부 생명운동팀 정현수(요한 보스코) 팀장은 “1989년 세계성체대회를 준비하면서 시작된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성체성사에 깃든 나눔과 생명의 정신을 삶 안에서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특히 장기기증은 뇌사 시 장기기증과 사망 후 안구(강막)기증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기증은 내가 세상을 떠난 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겠다는 하나의 약속으로, 생명을 살리겠다는 숭고한 뜻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신문, 2019년 4월 14일, 민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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