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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삶을 위한 교육, 덴마크 · 독일에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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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3-27 ㅣ No.104

[기획특집 : 대안학교 ②] 삶을 위한 교육, 덴마크 · 독일에서 배우다

 

 

2018년 1월 7일부터 13일까지 덴마크와 독일의 대안학교를 방문하면서, 각 나라의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교육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교육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교육은 교육을 받는 학생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학생을 위한 교육은 어떤 교육인가?”라는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를 덴마크와 독일의 교육 안에서 찾을 수 있었다. - 박정우 신부(살레시오회)

 

 

삶을 위한 교육

 

교육 사상가인 덴마크의 그룬트비와 독일의 슈타이너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각국의 교육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그들 교육 사상의 첫 번째 물음은 학생들이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이다. 그래서 교육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와 다르게 시험이 없었다.

 

독일의 대안학교인 발도르프 학교를 방문했을 때 모든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이 되자 담임 선생님이 교실 문 앞에서 학생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귓속말을 하였다. 그 내용은 하루 동안 학생이 학교에서 지낸 모습을 보며 피드백을 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시험을 통한 지적 평가보다는 학생들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중시하여 교사는 학생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이를 학생 개개인에게 전달해 주고 있었다.

 

둘째, 시험이 없는 학생들은 여유 있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인생을 자유롭고 즐겁게 사는 법을 스스로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이처럼 교육 사상은 학생들의 삶을 향하고 있었고, 학생들의 삶의 가치와 행복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2040년 우리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까?”, “그 아이가 미래에 가장 훌륭한 어른이 되도록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물음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워야 할 삶의 기술을 중점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었다.

 

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학교 라운딩 및 간단한 학교 소개를 고학년 학생들이 그룹으로 나누어 직접 안내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이 학교를 소개하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렇게 학교는 학생들이 누구를 만나더라도 함께 잘 지낼 수 있는 공손함과 사회성을 키우도록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방법을 통해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지역 사회의 여러 행사에 각자 작은 역할을 통해 참여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지역 사회의 일에 자신도 참여하면서 학생 스스로 한 시민임을 배우게 하려는 목적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성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학생들에게 키워 주고 있다. 이러한 삶의 기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교사는 스스로 ‘그 사람 속에 담겨 있는 소질이 무엇이며 그 사람 속에서 무엇을 일깨울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던진다. 이러한 물음에 대해 ‘교사는 아이가 본연의 모습대로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말해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대로 성장하면서 각자의 역량을 쌓는 것이며, 그들이 사회 구성원이 되어 결국 어떤 방향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관계를 통한 교육

 

덴마크는 9년의 의무교육 기간을 두고 있으며, 이 기간 중에 대부분의 학생은 공립학교인 기초학교(folkeskolen)나 대안학교인 자유학교(friskole)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 과정은 우리나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와 별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덴마크 학생들에게 공립학교는 유일한 길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로 존재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들에게는 의무교육이 9년일 뿐 이 기간 중에 다양한 선택지에서 교육을 받을 자유가 있다. 대안학교인 자유학교에서 일반적인 학교 분위기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마치 넓은 가정집에 학생들이 놀러 온 듯했다. 그리고 매일 전 학년 학생이 한 곳에 모여 선생님의 ‘스토리텔링’을 듣고 난 뒤 ‘다 함께 노래 부르기’로 하루의 수업을 시작한다. 스토리텔링의 주제는 역사와 문화, 현재 사회현상 등에 대한 것이었다. 이렇게 다 같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듣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가 이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있었다.

 

독일의 발도르프 교육은 12년 동안 한 학교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1학년부터 8학년까지 8년 동안 한 교사가 담임을 담당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이들 속에서 교사가 살아가는 것이고, 함께 살아가는 것을 통해 교사는 아이들과 관계를 맺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교사와 아이 간의 신뢰가 형성되고, 교사는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알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교사와 아이가 시간을 통해 관계가 맺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담임 교사와의 관계를 통해 공동체가 형성되고, 이 공동체 생활을 통해 아이들은 사회성을 배우게 된다.

 


인생을 설계하는 학교

 

덴마크에는 에프터스콜레(efterskole)라는 또 하나의 학교가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방과 후 개념이 아니고 아예 1년을 통째로 빼내 만든 또 하나의 학교이다. 보통 10학년 때 이 에프터스콜레에 보낸다. 이른바 인생 설계 학교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 이곳에서 지내면서 자립심을 키운다. 또한, 공동체 생활을 하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운다.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진로에 대해 탐색하며 경험을 해 본다. 덴마크는 평생교육을 통해 인생을 설계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20%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돈과 밥벌이보다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를 생각해 주는 사회이다. 그래서 교육도 이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마무리하며

 

오늘날의 급속한 ‘지식과 정보’의 변화와 직업관의 빠른 변화 때문에 인성과 인격 형성, 즉 전인교육으로의 전환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하여 곳곳에서 ‘의미를 제공하는 학교’를 찾는 물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물음에 덴마크와 독일의 대안학교는 하나의 가능한 대답으로서 이해될 수 있겠다.

 

교육은 어떤 활동이 가치 있는 활동인지 알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활동에 헌신하도록 요구한다. 이러한 안내와 요구는 사람들을 가치 있는 삶으로 이끌고, 공동선을 통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교육은 인간의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교육의 목적에 따라 교육의 직접적 대상자인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행해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살레시오 가족, 2018년 3월호(149호), 박정우 신부(살레시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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