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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성사] 공동체를 위한 성사1: 혼인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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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08 ㅣ No.170

[알기 쉬운 교리상식] 공동체를 위한 성사 1 - 혼인성사

 

 

결혼은 사랑하는 남녀가 가정과 부모를 떠나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새로운 출발이다. 이 결혼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신성한 것으로 여겨져 왔고, 결혼식은 일생 중에서 가장 큰 축제가 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하여 양쪽 집안은 물론 많은 친지들과 지인들을 불러 성대하게 혼인식을 거행하고 있다. 결혼은 당사자들만의 중대사가 아니라 한 집안과 한 집안의 맺어짐이며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혼인을 성사의 품위로 높이고 있다. ‘혼인성사’란 신자인 남자와 여자가 하느님과 교회공동체 앞에서 자유로이 계약을 맺고 결합하여 사랑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성사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으며(창세 1, 26), 부부가 한 몸이 되게 해 새로운 생명체를 출산하며, 하느님의 도구로서 협력을 이룰 수 있도록 축복하셨다.(창세 1, 28) 예수님께서도 자신은 결혼을 하지 않으셨지만 혼인의 신성함에 대하여 가르치셨고, 부부의 인연은 당사자들만의 결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임을 강조하셨다.(마태 19,1-12)

 

가톨릭교회에서 두 남녀의 결혼이 혼인성사가 되기 위해서는 양측이 세례를 받은 신자여야 한다. 원칙적으로 비신자와의 결혼은 허용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선교지역이라는 지역특성상 비신자와의 혼인도 허락된다. 이런 경우 혼인성사라고 부르지 않고 관면혼인이라고 부른다. 관면혼인이란 원래는 안 되지만 특별히 결혼을 허락해 준다는 뜻이다. 관면혼인이 허용되기 위해서는 세례 받지 않은 편에서 신자 측의 신앙을 보장해주고 자녀들을 교회의 품안에서 기르겠다는 약속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중에 나머지 한편이 세례를 받으면 그 결혼은 자동으로 성사혼으로 품위가 놓아진다.

 

혼인성사에서 주례자는 결혼하는 당사자이다. 혼인예식의 주례사제(혹은 부제)는 예식의 주례이며 증인일 뿐이고 혼인성사의 주례자는 결혼하는 신자남녀이다. 그러므로 혼인성사는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부로 살아가는 내내 지속된다고 할 수 있다.

 

혼인이 유효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증인 앞에서 이루어지는 두 당사자의 혼인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 합의는 절대적으로 자유의사로 이루어져야 하며, 강제적이거나 조건부로 이루어지는 합의는 그 자체로 혼인무효가 된다.

 

 

혼인의 특성

 

1. 단일성(유일성) : 가톨릭교회에서의 혼인은 하느님 창조의 섭리에 따라 한 남자와 한 여자와의 결혼을 원칙으로 하고 제 삼자와의 배합을 배제한다. 따라서 일부다처제(일처다부제)나 중혼, 축첩 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설사 어느 국가에서 일부다처제와 같은 제도들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세례를 받기 위해서는 한 배우자만을 남기고 다른 사람들은 떠나보내야 한다.

 

2.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 가톨릭교회에서 이혼은 없다. 유효하게 맺은 혼인은 부부 사이에 영구적이고 배타적인 유대관계가 생기므로 인위적으로 갈라설 수 없다. 이것은 혼인에 의한 남녀의 결합이 하느님께서 친히 맺어주신 것이므로 인간의 힘으로 풀 수 없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6)는 것이 창조주 하느님의 절대적인 뜻이다. 그러므로 결혼은 신중을 기해서 결정해야 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혼인의 목적

 

혼인의 목적은 두 당사자의 ‘사랑의 나눔’과 ‘생명의 전달’과 ‘상부상조’에 있다. 한 쌍의 남녀가 사랑으로 일치하여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며, 서로의 희생과 도움으로 가정공동체를 이루고, 또한 사회와 교회공동체에 봉사해야 한다. 그래서 혼인성사를 성품성사와 더불어 공동체를 위한 봉사의 성사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러한 혼인의 목적을 잘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나강좌’와 같은 교육프로그램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별거 중인 사람들에 대한 배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별거 중인 신자들을 보게 된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이혼한 자체를 조당으로 생각하고 성사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이혼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재혼하기 전까지는 단순한 별거로 본다. 따라서 그 사람은 성사생활을 하는 데에 장애가 없다.

 

또한 재혼한 경우에도 교회법정에서 전번혼인에 대한 무효판결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본당주임신부님과 상담하기를 권한다. 어떤 경우에든지 신앙생활이 우선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월간빛, 2010년 12월호, 하창호 가브리엘 신부(5대리구 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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