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강론자료

2019-03-31.....사순 제4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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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9-03-30 ㅣ No.2297

 

사순 제4주일 (다해)

여호수아 5,9.10-12       2코린 5,17-21      루카 15,1-3.11-32

2019. 3. 31. 이태원

주제 : 삶에 꼭 필요한 일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은 용서(容恕)일 겁니다. 이 용서는 신앙의 일이든지, 아니면 차원을 달리하여 신앙의 일이든지 아름다운 일로 부르는 데에 부족함은 없는 멋있는 일입니다. 제가 단정하여 말씀드리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실천하는지는 모릅니다. 삶에서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일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으로 설명하겠습니까? 그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상상하자면,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나는 다른 사람의 나를 용서하거나 내가 용서를 빌어야 할 만큼 잘못된 일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정말로 그렇게 산다면 좋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사는 세상은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고 손가락질을 당할 만한 잘못된 일은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사는 일이 가능할까요?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사람에 대해 가지신 사랑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방탕한 아들, 살아계신 아버지를 두고도 아버지가 죽으면 배분될 유산을 청한 못된 둘째 아들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사랑을 강조하시기 위하여 우리가 후다닥 들은 말씀에는 아버지가 겪을 마음의 갈등이 드러나지 않습니다만, 그 둘째 아들은 아버지를 '나 몰라라(!)'하며 방탕한 길을 떠났던 아버지는 그 둘째 아들을 기다리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잘못된 행위를 하는 사람을 보면 비난할 수도 있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와 같은 잘못된 일을 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렇게 행동하는 것처럼 잘 산다면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내가 잘살겠다는 생각과 현실이 얼마나 일치하느냐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집을 나갔고, 어리석은(!) 아버지는 그 아들이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우리가 오늘 들은 복음에는, 그 아들이 돌아오는 것으로 돼 있고, 하느님의 사랑을 아버지가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만, 실제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그 일은 얼마나 가능하겠습니까? 자기 생각대로 집을 나간 아들이 과연 정신을 차리고 돌아올까요? 그렇게 돌아오는 아들이 있다면, 부모는 오늘 복음에서 들은 아버지처럼 만사를 제쳐놓고 받아들일까요? 모를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설명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어리석은 사람의 대명사입니다. 똑똑한 사람이라면 아버지처럼 행동하지 않을 일입니다. 자식을 둔 아버지의 처지라서 가능한 일일까요? 세상에서 현명한 존재로 산다는 사람은 그렇게 주장합니다만, 하느님은 다르게 움직이신다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그런 하느님의 속성을 우리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히브리백성이 가나안땅에 들어와서 자리를 잡기 전, 파스카축제를 지냈고 그 땅의 소출을 먹은 날에 하늘에서 내리던 만나가 멎었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여호수아기의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만나가 멈추는 것을 표징으로 하여 히브리백성을 사랑했던 하느님의 사랑은 끝난 것일까요?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일은 용서이고 화해라고 시초에 말씀드렸습니다. 두 번째 말씀인 코린토서간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용서와 화해라는 말의 의미를 어떻게 기억하는 사람이겠습니까? 그 말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자세에 따라 세상에서 내가 움직이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사람은 질문과 대답을 통하여 현실에서 드러내야 할 모습을 찾습니다. 나의 삶에 이득이 될 법한 일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지혜를 통해서 배우지 않아도 안다고 말합니다. 삶에서 실천할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지 않아도 안다고 말합니다만, 우리가 잘 모른다고 하면서 남에게 하는 질문이나 자기 스스로 확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해야 할 삶의 결정에 대하여 나는 얼마나 책임을 지는 사람이겠습니까?

 

나의 삶에 꼭 필요한 일, 내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일을 잘 구별하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좋은 결실을 내가 누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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