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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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리교육: 강생(降生)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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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6-06 ㅣ No.2012

[교리교육] 강생(降生)의 신비

 

 

천주교의 가장 핵심적인 네 가지 기본교리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천주존재(天主存在)’, ‘삼위일체(三位一體)’, ‘강생구속(降生救贖)’, ‘상선벌악(賞善罰惡)’을 천주교의 4대 교리라고 하지요. 그중에서 오늘은 ‘강생’의 신비에 대해서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교회는 요한복음의 표현(‘말씀이 사람이 되셨다.’(요한 1,14))에 따라, 하느님의 아들이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시고자 인간 본성을 취하신 일을 ‘강생(降生)’이라고 부른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461항』) 이를 신성과 인성의 결합, 인간의 육신을 취하셨다는 뜻으로 ‘육화(肉化)’라는 말로도 표현합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어 오셨다는 ‘강생’은 단순한 사실 확인이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넘어서는 ‘신비’라는 것입니다.

 

이천 년 전 예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분을 우리는 구세주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뛰어난 언변과 지혜를 가진 특별한 사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이었고, 그분의 기적은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는 것이었지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들은 참하느님이시며 참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고백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굳이 유한하고 나약한 사람이 되어 세상에 오신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는 ‘속량(贖良)’의 신비입니다. 즉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당신을 희생 제물로 내어주심으로써 우리를 의롭게 하시고 부활을 희망하게 하신 것이지요. 한 사람도 잃지 않고 모든 인간을, 온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느님 사랑의 계획은 예수님의 ‘강생’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시는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 2,17)

 

의인들만의 구원을 바라셨다면 하느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유한한 삶을 체험하실 필요도, 죄 없이 십자가의 비참한 죽음을 맞으실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인간은 가장 뛰어난 피조물이지만 그 능력과 지혜만으로는 하느님의 영광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죄 말고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어 오셨고,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 짊어지셨기에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영광에 동참할 수 있는, 하느님만이 지니신 영원한 생명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영혼의 양식으로 내어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예수님과 일치될 때 그분의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육신을 취하여 오신 하느님의 깊은 사랑에 찬양과 감사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2018년 6월 3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서울주보 4면,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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