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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응급피임약 문답풀이: 응급피임약? 피임 아닌 조기 낙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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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5-12 ㅣ No.929

[생명주일 특집] 응급피임약 문답풀이 - 응급피임약? 피임 아닌 조기 낙태약!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본부장 이성효 주교)는 제2회 생명주일(6일)을 맞아 '응급(사후)피임약은 낙태약입니다'라는 담화(평화신문 4월 8일자 제1161호 참조)를 발표하고, 응급피임약의 폐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교육자료를 배부했다.
 
응급피임약은 현재 정부가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전문약에서 처방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약으로의 전환을 논의하고 있는 약이다. 응급피임약은 어떤 약이고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또 응급피임약에 대한 교회 입장은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한 생명주일 교육자료를 요약한다.
 

응급(사후)피임약은 어떤 약인가?

응급피임약은 성관계 후에 먹는 피임약이라 해서 사후피임약이라고도 불린다. 전문의들은 사후피임약은 그야말로 '응급'피임약이므로 일반 피임약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성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응급피임약을 복용하면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방해해 임신을 막는다. 이 때문에 교회는 응급피임약을 '피임약'이 아닌 '조기 낙태약'이라 보고, 이 약을 배포하고 처방하고 복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부당하다고 가르친다.


72시간 피임 효과를 낸다는 응급피임약 원리는 무엇인가?

응급피임약은 여성의 배란을 억제함으로써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것을 막는 일반피임약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배란을 억제하는 일반피임약은 배란 전 21일간 날마다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응급피임약은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후 72시간 안에 복용하는 것으로, 이 기간 안에 수정이 된 경우 이 수정란이 초기 생명체인 배아 상태로 자궁에 착상하는 것을 막는다. 약 복용 시한을 72시간으로 정한 것은 이 기간이 정자가 여성 생식기관 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 정자가 난자와 만나 수정됐을 때 이를 조기에 낙태시키는 것이다.


120시간 피임 효과를 낸다는 엘라원 원리는 무엇인가?

정자는 사정 후 7시간 정도에 수정이 가능하고, 5일(120시간)이면 어머니 태중에 착상할 수 있다. 엘라원은 배란을 억제하거나 이미 수정된 배아를 방해하고, 어머니 태중에 착상된 배아를 파괴함으로써 낙태 효과를 가져온다.
 

응급피임약의 피임 효과가 높은가?

응급피임약의 피임 효과는 낮다. 사후피임약의 피임 실패율이 42%에 이르며, 이 경우 거의 모두 낙태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한 조사에 따르면 응급피임약을 처방받은 여성 가운데 낙태를 경험한 여성이 10명 중 4명(40%)으로 나타났다.
 
응급피임약을 과신하는 사람은 도리어 임신에 이르게 되고, 임신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어 낙태까지 하게 된다. 또 응급피임약은 응급용이기에 평생에 한두 번 쓸까 말까한 약임에도 이를 반복적으로 복용하면 약효도 떨어진다.
 

응급피임약이 건강에 해로운가?

응급피임약은 일반 피임약에 비해 호르몬 농도가 10~30배 정도 높은 매우 강력한 약이다. 고농도 호르몬은 여성 생리체계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이기에 건강에도 좋지 않고, 수반되는 여러 가지 부작용도 많다. 응급피임약은 월경 주기 장애ㆍ어지러움ㆍ두통ㆍ메스꺼움ㆍ구토ㆍ하복부 통증ㆍ유방통 등을 유발한다.
 

주로 누가 응급피임약을 사용하는가?

우리나라에서 응급피임약을 처방받는 여성의 80%가 미혼이다. 10대가 20%, 20대가 67%다. 피서철인 7ㆍ8월과 연말인 12월에는 다른 달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응급피임약 판매가 증가한다. 성생활에 대한 책임 의식도 부족하고, 정확한 성지식이나 약에 대한 지식도 없이 성경험 빈도만 높아지고 있다.
 
응급피임약이 판매되기 시작한 2002년에 13~17억, 2003년에 19억, 2006년에 34억, 2008년에 41억, 2010년에 연간 59억 원어치(62만 팩)가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응급피임약을 일반약품으로 전환하자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이 일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생명윤리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가?

약에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과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은 그만큼 약을 사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 보건복지부가 응급피임약 시판을 허가하면서 의사 처방 없이는 이 약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응급피임약은 피임약이 아닌 '조기 낙태약'이기에 이 약을 배포하고 처방하고 복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부당하다. 사진은 2010년 7월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린 전국 생명대회에서 낙태 없는 세상을 염원하며 생명대회비 제막식을 갖는 모습.
 

원하지 않는 임신이 증가하고 따라서 낙태도 줄고 있지 않으니 아예 응급피임약을 자유롭게 사서 복용하게 하자는 것이 지금 응급피임약의 자유판매를 원하는 사람들 주장이다. 위험한 일을 예방하기보다 아예 방치하자는 태도다.
 
응급피임약의 자유 판매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성문란을 조장하고 건강을 크게 해칠 뿐 아니라, 생명경시 풍조를 고착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교회는 왜 자연출산조절법을 강조하는가?

인공피임은 성의 의미와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사전 피임이든 응급피임이든 인공피임은 근본적으로 출산과 성을 분리시킨다. 성이 단순히 쾌락의 도구가 되고, 여성의 성이 상품화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인간생명이 침해받는다.

그러나 자연출산조절법(배란법ㆍ기초체온법 등)은 윤리적이며 여성을 존중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부부가 정당한 이유로 자녀 출생을 원하지 않을 때마다 임신 가능 기간에 부부행위를 절제하는 한편, 불임시기에 부부행위를 함으로써 부부가 참되고 완전한 사랑을 증언하는 것이라고 교회는 가르친다. 지금까지 발표된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종래 주기법과 달리 배란법이나 기초체온법은 윤리적이며 매우 과학적이다. 다른 어떤 인공적 피임 방법과 비교해도 효과가 크다는 것은 이미 널리 증명됐다.

[평화신문, 2012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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