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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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세마니에서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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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 [cham3385] 쪽지 캡슐

2007-03-07 ㅣ No.24

겟세마니에서의 기도

 

 

 

 

※. 아래의 묵상은 1980년도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하지만 ‘십자가의 길의 신비’를 옳게 깨닫지 못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15분간의 묵상 자료로 이재현 요셉 신부님의 『성시간』(경향 잡지사, 1961)을 참고로 하여 작성하였던 것입니다.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 (마르 14,32-42 ; 루카 22,39-4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고 말씀하신 다음,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셨다. 그분께서는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그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앞으로 조금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하시고, 다시 두 번째로 가서 기도하셨다.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감겨 자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때가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마태오 26, 36~46 



 


묵  상


하늘에 계신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께서 아버지와 하나이신 것같이 저도 당신과 하나 되고 싶나이다. 오로지 주님과 하나 되기만을 위해, 또한 세상 모든 이가 당신과 하나 되도록 저의 모든 것 다 당신께 바쳐 드리옵니다.


선하시고 자비로우신 주님 ! 죄 많은 제가 감히 당신 앞에 나와 기도드릴 수 있음은 당신의 크신 자비와 크신 사랑 때문이옵니다. 당신을 기쁘시게 하여드리고, 당신께 영광이 되도록 기도드릴 수 있게 저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저에게 기도의 은혜를 베풀어주소서.


사랑하올 주님! 당신은 인간의 모든 죄악을 맡아지시고 하늘로서나 땅으로서나 아무 위로도 없이 온전히 버림받은 사람이 되셨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엄노를 발하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앞에서 쓰디쓴 쓸개의 잔을 맛보시며 도무지 아무런 위로도 받지 못한 채 엎드려 계신 당신의 고통을 그 어떤 피조물이 헤아려 알 수 있겠나이까? 나약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하신 그 엄청난 고통의 값으로 우리는 배은과 무시만을 드릴뿐입니다.


주님께서는 영웅적 비녀 말가리다 성녀에게 “나 받은 고통 중에 제일 아픈 것은 사람들이 내 사랑을 배은망덕으로 갚아주는 것이다. 저들이 내 사랑을 보답한다면, 나 저들을 위하여 받은 형고를 가볍게 여길 것이요, 할 수 있다면 더 라도 받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 사랑 지극하신 주님! 당신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의 사랑을 얼마나 원하고 계신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목마르다. 사랑을 받고 싶어서 탄다. 얼마나 내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지 네가 안다면 아무 것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가리다 성녀에게 말씀하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고 싶나이다. 당신이 저를 사랑하듯이 저도 당신을 사랑하고 싶나이다. 하오나 어떻게 해야 당신을 올바로 사랑해 드리는 것인지 알지 못하옵니다. 가르쳐 주소서.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하여주소서.


바오로 사도는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할 수 있더라도, 온갖 신비를 환히 꿰뚫어 보고,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하더라도, 산을 옮길 만한 완전한 믿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내가 비록 모든 재산을 남에게 나누어준다 하더라도, 또 내가 남을 위하여 불 속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모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고린토 1서 13, 1-3) 라고 했습니다.


사랑 때문에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 흘리시며, 근심과 번민에 싸여 고통당하시는 주님!

 

전 이제까지 진정한 사랑, 당신이 원하시는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체면이나 이기심․자만심 등을 거스르는 십자가의 고통을 받아들이기가 겁이 나고 무섭고 두려워 모른 척하며 십자가 없는 사랑을 택하고 그런 저를 합리화시키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지금껏 은연중에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려 하고, 남보다 더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고, 더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남에게 존경받으려 하며, 믿음이 깊은 사람으로 남에게 인정받고, 착한 사람, 열심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면서 십자가에 달려 계신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을 사랑한다고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당신은 저를 사랑하시기에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고통당하시며 죄인 취급을 받고 계신데, 저는 있는 잘못도 감추려 하며, 남이 저를 좋게 보도록 치장하는 데만 급급하여 당신의 고통을 외면하려 했습니다. 당신께서 고통당하시는 것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뻔뻔스럽게도 저는 제 영광만을 찾으면서 어떻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나이까?


주님! 용서하소서!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그러한 잘못 말고도 저의 잘못은 얼마나 많사옵니까? 사랑 지극하신 당신과 합당치 못한 점이 얼마나 많사옵니까? 그런데도 당신은 언제나 제 곁에 계시며 당신께로 돌아서기를, 제가 당신께로 마음의 문을 열어드려 당신과 하나 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셨나이다.


주님!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싶나이다.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같이 나누려고 애를 씁니다. 대신이라도 받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노력합니다. 헌데 저는 지금껏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또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 앞에 보이기를 좋아하면서 얼마나 십자가에 달려 계신 당신과 함께 그 크나큰 고통을 나누려 했나이까?


당신은 세 번이나 “십자가의 고통”에 대하여 예언하시고, 잡히실 줄 뻔히 알면서도 겟세마니 동산으로 가셨습니다. 거기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 세상의 모든 죄악을 보셨습니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크나큰 죄악! 인간에게 끼치는 손해! 즉 영원한 지옥! 이런 것들이 당신의 강생․수난․십자가의 죽음․성사․미사성제․교리․표양의 효과를 받아 입지 않을 것을 생각하시고, 죄인들의 무례함과 소경됨과 완고함과 그로 인해 받아야 할 영원한 처벌을 보셨습니다. 거기다가 사랑하올 주님께서는 그 때에 이미 저의 고통, 저의 유감, 저의 공포, 저의 근심까지도 보시고 저와 나누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시면서 당하는 십자가의 무수한 고통 - 채찍질과, 가시관 쓰심과, 모욕당하심과, 뺨을 맞으심과, 침  뱉음을 당하심과,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며 옷 벗김을 당하시고, 못 박히시고, 죽으시는 그 엄청난 고통 - 보다도 당신을 외면하고 사랑을 저버림으로 영영 당신을 떠나게 될 영혼들로 인한 고통이 더 극심하시어 피땀을 흘리시며 고뇌하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 흘리신 사랑하올 주님!

 

당신이 왜 그토록 근심과 걱정에 쌓여 고뇌하셨는지 전 지금까지 잘 몰랐습니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왜냐 하면, 당신께서 거기에서 붙잡히시어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능히 잡아가는 그들을 물리치실 수 있으셨는데도 그렇게 하시지 않고 죄인처럼 끌려가시지 않았나이까?

 

 

예루살렘으로 화려하게 입성하시는 당신을 따르는 것은 참으로 좋습니다.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더욱 좋겠지요. 하지만, 극악무도한 죄인으로 - 하느님을 모독한 사람으로 - 극형을 받는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어쩐지 두렵고, 무섭기까지 한 일이며 생각하기조차 싫은 일이기만 합니다.


당신을 따라다니던 제자들 중 으뜸 제자인 베드로마저도 그러한 당신을 따르지 않으려 하며 세 번이나 “나는 그를 모른다.” 라고 하지 않았나이까? 하지만 그는 당신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성령을 보내주신 후에 용감하게 당신께서 마시신 잔을 마시며 당신의 뒤를 따랐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님! 저는 좀 빠지면 안 되겠습니까? 꼭 그 길로 가야만합니까?

 

왜? 당신께서는 저를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좀더 쉽고 편한 길로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지 않으셨습니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저보다 훨씬 더 편하게 생을 즐기면서도 마음 편히 살고 있는데, 저는 그래도 지금까지 당신을 섬기느라 시간도, 재산도, 힘도 그들보다 더 많이 희생했는데, 왜? 저를 마음 편하게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십니까? 왜 자꾸 십자가! 십자가! 하면서 고통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십니까? 그것을 깨닫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저를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주님! 알게 해주십시오. 정말 알고 싶습니다.


당신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세상의 모든 죄악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죄 값을 치르기 위해 처절하리만큼 무서운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의 필요성을 느끼시고,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지금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하온데 주님, 저의 죄악을 들여다보는 것은 싫습니다.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많은 이들은 착하게 살아 성인이 되었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저보다 더 나은 영성적인 위치에서 저보다 더 거룩하게 살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저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 왜 저를 성모님처럼 깨끗하게 만들어주시지 않으시고, 성인․성녀들처럼 주위 환경이나 조건을 만들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제발 좀 가만히 내버려두십시오. 제발 그냥 이대로 지금까지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주님! .........


“나의 딸아! 나의 아들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 사랑을 받고 싶어서 탄다. 난 누구를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한 일이 없단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사랑을 베풀었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바람으로 그와 함께 살기 위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열어 줄 때를 기다린단다.

성인들이 다른 이유는 내가 더 많이 주어서가 아니다. 그들은 나를 바로 알아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며, 잘못이나 부족까지도 내게 열어 보여주며 고쳐주기를, 채워주기를 바라며, 자신을 송두리째 내게 맡기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빠르고, 가장 좋은 십자가의 길로 기꺼이 나를 따라 왔단다. 그래서 마침내 그들은 깨끗하여져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뵈옵고, 영원한 천상 잔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란다. 나는 다만, 너도 그렇게 되기를 바랄 뿐이란다.....”


주님! 옳습니다. 당신은 제게 산을 옮기라는 것도, 나라를 개혁하라는 것도, 남이 할 수 없는 그 어떤 큰일을 하라고 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주고, 그 동안 쌓아올린, 하느님 당신과 맞지 않는 자아의 벽을 무너뜨려 당신이 만들어주신 아름답고 고귀한 본래의 저의 모습을 되찾아 당신 뜻에 따라 삶으로 해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라는 것뿐입니다.


지존하신 당신께서 저를 만드신 목적이 무엇이었나이까? 당신을 알아 섬기며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나이까? 다시 말해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하느님을 알아 공경하고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주님! 당신은 사랑으로 저를 만드셨고,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기만을 원하시옵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지금껏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나이까? 마땅히 선 자체이신 당신과 맞지 않는 모든 것을 가까이하지 않고 없애려 해야 하거늘.. 체면이나 자존심, 세속적인 이기심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겉을 꾸미려하며 제 안에 언제나 살아 계신 당신을 꼭꼭 감추며 살아 왔나이다.


주님, 용서하소서! 저를 고쳐주소서! 당신과 하나 되기에 합당한 자 되도록 저의 모든 더러움을 없애주소서. 주님! 저는 죄인이오니 제게 합당한 십자가를 지워주소서! 그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깨끗하여지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못 박히고 죽어 당신과 더불어 부활하여 밝은 날 빛 속에서 당신의 영광을 위해 오롯이 당신의 영광만을 위해 “옳은 일”을 하게 하여주소서! 겸손되이 당신 발 앞에 엎드려 청하나이다.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어 죄를 사하시고 당신께로 이끌어 들이소서. 당신은 저를 사랑하시니 가장 좋은 길(십자가의 길)로 친히 이끌어주실 것임을 믿고 저의 모든 것 다 당신께 맡기나이다. 저는 당신 것이오니 당신 마음대로 하소서. 저의 주님! 당신께서 주시는 그 어떤 것이라도 그건 사랑 때문이오니 기쁘게 받아들이며 당신의 뒤를 따르겠나이다. 아멘.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고 말씀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따라 사랑의 길, 십자가의 길로 나아갑시다!

 


♬ 알레그리(Gregorio Allegri,1582-1652) : Miserere Mei,D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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