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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오늘 (2) 청년, 교회를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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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30 ㅣ No.106

[청년, 오늘] (2) 청년, 교회를 떠나다


마음의 평화 찾아 성당에 와도 얻는 게 없다면…

 

 

올해 10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를 앞두고 성 마리아 대학교 부설 베네딕토 16세 연구소와 파리 가톨릭대학교는 15~29세 유럽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주교시노드의 자료로 사용될 이 보고서는 ‘유럽의 젊은이와 종교’를 주제로 만들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가 없다’라고 대답한 체코의 청년들은 91%에 달했으며 영국은 70%, 프랑스는 64%, 스페인은 55%로 조사됐다. 반면에 83%로 가장 높은 가톨릭 신자율을 보이는 폴란드의 경우 17%의 청년들이 ‘종교가 없다’고 대답했다. 가톨릭 신자 중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비율은 폴란드가 가장 높은 47%였지만 영국은 11%, 프랑스는 10%, 그밖의 국가들도 대부분 10%대를 밑돌았다. 이처럼 가톨릭 국가가 많은 유럽임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종교에 대한 의식이 낮아지고 있다.

 

교회를 떠나는 청년, 이 문제는 비단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생하고 있다. 

 

6년 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세례를 받은 김진희(가명·29)씨. 예비신자 때부터 전례단에 입단해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봉사했다. 그런 김씨가 세례를 받자 전례단에서는 바로 부단장이라는 직책을 맡겼다. 얼떨결에 소임을 맡게 된 김씨는 졸업과 취업 준비 등이 맞물리며 점차 성당 활동에 부담을 느꼈다. 그렇게 몇 년간 피로감이 쌓이던 무렵, 결혼을 하게 되면서 전례단을 그만두고 성당에 발길을 끊었다.

 

유아 세례를 받은 직장인 이영진(가명·37)씨. 오랜 시간 청년 성가대에서 활동해온 이씨는 뛰어난 성량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미혼인 채로 나이가 점점 많아지자 다른 단원들과 활동하는데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직장에서 주말 근무가 생기면서 연습 시간에 빠지는 일이 잦아졌다. 다른 단체에 들어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된 이씨는 결국 성가대를 나와 주일미사만 가끔 참례하게 됐다. 

 

주교회의가 발표한 ‘2017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살펴보면 0~19세까지 증가하던 신자의 연령대별 비율이 20대를 지나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특히 30·40대의 비율은 2012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청년들이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교회를 이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2년 서울대교구 청년부에서 18~39세 청년 37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신자의 신앙생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자신의 신앙생활 유지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학교나 직장 등에서의 일로 인한 시간과 여유의 부족’(44.2%)이라고 답했다. 이어 ‘세속적 가치관과 신앙적 가치관 사이의 갈등’(13.2%), ‘신앙의 의미에 대한 확신 부족’(9.5%), 신자들과의 불화 또는 실망감(4.5%), 신부님·수녀님들과의 불화 또는 실망감(3.0%)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에서 거주하다 취업을 하며 대전으로 거주지를 옮긴 김창휘(베드로·29·대구 사동본당)씨는 이사 후 성당을 다니지 않게 됐다. 김씨는 “성당에 가면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다른 사람이 들어가기가 참 힘든 곳인 것 같다”면서 “막상 다니게 되더라도 미사 시간에 맞춰오기도 빠듯하니 활동을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은성제 신부(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교사목부 담당)는 현재 청년들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입시 위주의 우리사회에서는 성인이 돼도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같은 자아에 대한 대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중·고등학교 때 경험하지 못했던 사춘기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게는 영적 갈망이 분명이 있다”고 강조한 은 신부는 “‘나는 누구일까’라는 답을 절박하게 찾게 될 때 교회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가장 많이 답했던 시간과 여유 부족은 단지 물리적 시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청년을 사목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본당의 ‘일꾼’이나 ‘봉사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으로 느끼는 여유 부족도 있다. 

 

청년들은 설문조사에서 신앙이 자신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를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61.9%)로 답했다. 또 교회가 우리나라 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가능 큰 기능과 역할을 ‘각박한 사회생활을 견디어 낼 수 있는 정신적, 심리적 위안’(47.0%)으로 꼽았다. 하지만 실제로 교회는 청년들에게 직장이나 학교처럼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주고 있다. 

 

사회적 변화에 맞춰 교회가 청년들을 위해 제대로 된 사목을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기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10년 전이나 현재나 청년사목에 대한 문제도 해결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최준규 신부(가톨릭대 교육대학원·문화영성대학원 교수)는 “청년들이 교회를 찾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시간 부족이 아니라면서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최 신부는 “인공지능과 사물 인터넷 등 기술의 발전으로 청년들은 초월적인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세상 문제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교회가 이러한 청년들의 욕구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사목의 활성화를 위해선 청년들이 교회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본당 사목에 있어서 폐쇄적인 성격이 강한 ‘단체’보다는 오늘날 사회적 경향과 맞게 드나듦이 비교적 자유로운 ‘모임’을 형성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은성제 신부는 오늘날 청년들의 기대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청년들이 청년사목 활성화와 내실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청년들을 위한 놀이, 문화 공간 및 프로그램 제공’(42.7%)이라고 답한 것은 이러한 이유와 관계된다.

 

이에 대해 은 신부는 “어느 세대건 간에 영적 목마름이 없는 세대는 없다”면서 “그 세대에 맞게 필요한 질문이나 주제에 대해 답해줄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 신부는 교회 안에 신자 또는 사제 간에 친교를 나누고, 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오늘날 청년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산재해 있다. 하지만 이를 온전히 사회적 현상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청년사목을 위해 적극 나설 때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최준규 신부는 “청년들은 이(利)보다 의(義)에 관심을 갖고, 옳은 것에 대해 고통스럽고 좁은 길을 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면서 “청년사목의 활성화는 다른 어떤 연령층 활성화보다 훨씬 쉬운 만큼 그들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욕구를 충족시키며 화끈하게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8년 4월 29일, 최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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