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안에서 신앙을 이어주는 문화 만들기] 가족과 함께 대림과 성탄 묵상하기

다가올 성탄을 맞아 거리의 풍경이 제법 들뜬 모습입니다.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들, 여러 상점에서 들려오는 캐롤 음악이 다가올 성탄에 대한 기대를 북돋는 가운데 문득 우리가 정말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오신 아기 예수님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성탄을 소비하도록 부추기는 문화 속에서 가끔은 혼란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특별히 아이들과 성탄을 기다리고 또 축제를 함께 보내는 가정들은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성탄 미사를 드리며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기념하기는 하지만, 값비싼 선물과 근사한 저녁식사를 나누는 사이 우리를 구원하러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성탄의 주인공 자리에서 밀려나곤 하니까요. 이처럼 성탄을 소비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예수님 탄생의 참 기쁨에 더욱 집중하길 원하는 분들을 위해 대림과 성탄 시기를 보내며 가족들과 함께 성탄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도록 돕는 작은 예식들을 제안합니다. 소개해드리는 예식들은 그리스도교 문화가 익숙한 서양의 여러 나라에서 대림과 성탄 시기에 가정에서 함께 봉헌하는 가정 예식들을 우리 문화에 맞게 정리한 것들입니다. 이 예식들을 참고하여 우리 가족만의 전통을 더해 ‘하느님께로부터 우리에게 오는 기쁨을 바라보는’(바룩 4,36 참조) 은총의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너의 탄생은 특별해

자녀 탄생의 기쁨을 다시 돌아보고 아울러 빛으로 오실 예수님의 거룩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함께 나눕니다.

● 준비 : 자녀의 초음파 사진, 산모수첩, 육아일기, 배냇저고리 등 자녀의 임신과 출산을 추억할 수 있는 모든 기록과 물건

● 진행

1)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자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추억이 담긴 기록과 물건을 꺼내놓고 살펴봅니다. 부모님은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의 기쁨과 자녀의 탄생을 기다리며 어떤 시간을 보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아이에게 들려줍니다.

2) 예수님의 탄생예고 말씀을 함께 읽고 잠시 묵상합니다.(루카 1,26-38, 마태 1,18-25)

3) 마리아와 요셉은 어떤 마음으로 예수님을 기다리셨을지 헤아려 보고, 우리 각자는 아기 예수님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지 함께 나누어 봅니다.

내 삶의 빛 나누기

빛으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내 삶의 빛’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 준비 : 대림환 혹은 초 한 개

● 진행

1) 집안에서 모두가 잘 볼 수 있고 모이기 좋은 곳에 초를 두고 대림 시기 동안 함께 불을 밝힙니다.

2) 그리고 어느 한 날을 정해서 가족이 함께 모여 내 삶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사람, 물건, 날짜, 사건 등 ‘내 삶의 빛’이 되는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3) 우리에게 빛으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며 다같이 기도합니다.(‘가톨릭성가 91번 구세주 빨리 오사’와 같은 대림 시기 성가를 함께 불러도 좋습니다.)

대림절 천사 되어주기

대림 시기를 시작하며 대림절 천사를 뽑아 서로를 위하고 섬기는 작은 이벤트를 나눕니다.

● 준비 : 가족 인원 수만큼의 쪽지 각각에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적어 접어두기

● 진행

1) 가족 구성원 모두 한 자리에 모여 가족 각각의 이름이 적힌 쪽지 중에서 하나를 뽑고, 그 사람의 숨은 수호천사가 되기로 정합니다.

2) 수호천사는 자신이 뽑은 가족을 위해 기도, 희생, 친절한 행동 등을 해줍니다.

3) 성탄 팔일 축제기간 내에 날을 정해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나의 천사를 추측해 맞춰보기도 하고 감사를 나눕니다. 이때 서로 작은 선물을 준비해 교환해도 좋습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 기념하기

주님 공현 대축일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며, 예수님을 찾아 경배하고 선물을 전했던 동방박사처럼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탄생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 준비 : 서로를 축복하는 의미를 담은 작은 선물, 카드, 그리고 가족 중 한 사람이 미리 주님 공현 대축일이 어떤 날인지 공부해 옵니다.

● 진행

1) 주님 공현 대축일에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입니다.

2) 성경의 ‘동방 박사들의 방문’ 이야기가 담긴 구절을 한 사람이 읽습니다.(마태 2,1-12) 그리고 미리 준비한 다른 한 사람이 주님 공현 대축일이 어떤 날인지 설명해줍니다.

3) 동방 박사들이 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했듯, 서로 돌아가며 축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4) 진행자가 돌아가면서 한 사람씩 이름을 호명하는데, 이름이 불린 사람은 가족의 모임 대형 가운데에 서거나 앉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은 돌아가면서 그의 탄생에 대한 축복과 우리 가족 가운데 온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덕담과 함께 작은 선물 혹은 카드를 전달합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3년 11월호, 햇살사목센터(천진아 미카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