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4일 (금)
(홍)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20: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 향하여 - 성 야고보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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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2-01 ㅣ No.703

[성당 이야기] (20)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 향하여


성 야고보 대성당

 

 

초기 로마네스크 시기에 ‘성지 순례’는 신앙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난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예루살렘은 물론이고 로마 성지 순례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 속 신앙심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한 순례지는 사도 성 야고보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뿐이었고, 그곳으로 향하는 순례길이 유럽 전역에 생겨났습니다. 특히 로마네스크 성당이 발달하던 시기에, 프랑스에는 네 가지 순례길이 형성되었는데, 그 길목마다 중요한 순례 성당들이 건축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순례 성당으로 투르의 성 마르티노 대성당, 리모주의 생마르시알 수도원 성당, 콩크의 생트푸아 수도원 성당, 툴루즈의 생세르냉 대성당, 베즐레의 생트마리마들렌 대성당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순례 성당들은 규정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순례라는 특성 때문인지 어느 정도 공통된 요소들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선 로마네스크 양식의 바탕 위에 순례를 위한 변형들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이브는 3랑식 혹은 5랑식을 취하는데, 특징적인 것은 트란셉트도 3랑식의 형태를 갖는 것입니다. 이는 네이브의 아일과 슈베(제단 쪽의 앱스와 소성당 부분)의 방사형 소성당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순례자들은 하루를 걷고 그날의 순례를 마무리하고자 마을의 성당에 들어옵니다. 이때 성당은 하루 순례의 마침표 역할을 합니다. 성당에 들어온 순례자는 자연스럽게 아일을 따라서 성당을 한바퀴 돌게 됩니다. 아일이 끝나는 지점에서 트란셉트를 만나게 되는데, 3랑식 트란셉트는 순례자를 자연스럽게 슈베의 방사형 소성당으로 이끌어 주어 그곳에 모셔진 성인들의 유물(성유물) 앞에 서게 해줍니다. 그렇게 슈베를 다 돌고나면 반대편의 3랑식 트란셉트를 만나게 되고 이어서 네이브의 아일을 따라서 성당 입구로 돌아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순례 성당은 성당을 한 바퀴 순례할 수 있는 순환 동선을 구성함으로써 순례자들이 하루의 순례를 봉헌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우리도 성지 순례를 하다 보면 순례지 성당의 전례 시간과 겹칠 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전례에 방해 가 되기 때문에 성당에 들어갈 수 없게 되는데, 위의 평면 형태를 갖는 순례 성당에서는 전례 거행 중에도 순례가 가능하게 됩니다. 곧, “아일 – 3랑식 트란셉트 – 슈베의 방사형 소성당 – 3랑식 트란셉트 – 아일”로 이어지는 순환 동선을 따라가면 순례자는 자연스럽게 순례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순례 성당들의 연이음 끝에는 항상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의 성 야고보 대성당이 있습니다. 성 야고보 대성당은 프랑스의 순례 성당들과 조금의 차이가 있는데, 네이브월을 구성하는 기둥과 벽체들이 가늘고 그럼으로써 채광 면적이 확대되어 실내가 밝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려는 순례자들에게 구원에 대한 기쁨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신심 깊은 건축가의 노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2020년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축성 생활의 날) 의정부주보 5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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