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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유사종교 현황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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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07 ㅣ No.903

유사종교 현황과 대책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의심해야

 

 

- 대표적인 유사종교인 신천지가 최근 가톨릭 신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신천지 피해 가족이 신천지 위장 교회로 의심되는 한 교회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그리스도교 2000년 역사에 걸쳐서 온 이단에 대한 대응은 진리를 수호하기 위한 교회의 중요한 직무 가운데 하나였다. 이는 역설적으로 교회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교회를 좀 더 건강하게 만드는 도전과 기회가 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유사종교는 미국에서 들어온 것을 포함해 200개 정도이며, 신자 수는 2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이단 가운데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는 ‘신천지’(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와 ‘하나님의 교회’(안상홍 증인회), 정명석의 ‘JMS’(Jesus Morning Star, 예수님의 새벽별), 구원파(유병언) 등을 꼽을 수 있다.

 

유사종교를 창시하는 사람은 다른 유사종교에서 신자로 활동하다가 직접 새 종교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유사종교들이 주장하는 대부분의 교리가 서로 비슷하고, 같은 맥락의 계보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사종교의 문제점

 

-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자신의 교주를 ‘재림 예수’나 ‘구원자’로 내세운다.

 

- 구원관과 종말론의 내용을 바꾼다. 가톨릭이나 개신교에서 가르치는 구원관을 부정하고 자신의 교주가 가르치는 내용을 믿고 그 교회에 들어와 신앙생활을 해야 구원받는다고 주장한다. 또 곧 세상 종말이 올 것이라고 한다.

 

- 정통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곳은 모두 악의 무리가 점령하고 있으며, 참된 말씀이 아니라 거짓 말씀이 있는 곳이기에 구원이 없다고 세뇌한다.

 

- 현실의 삶을 충실하게 살도록 가르치기보다 종말의 관점에서 현실 부정적인 사고를 주입한다.

 

- 자신의 교회와 교주가 한국 사회에서 핍박받는 것은 2000년 전 구세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핍박받았던 것처럼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 세계 평화와 전쟁 종식 등을 이슈로 만들고, 평화의 사자로 둔갑시킨 자신의 교주가 활동하는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며 내부 결속을 다진다.

 

- 전통적인 포교 방법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논리와 교리를 알리는 도구로 인터넷과 SNS를 적극 활용한다. 또 대규모 행사나 국제 행사를 열어 대외 홍보로 활용한다.

 

- 기존 교회와 적대 관계를 형성하는 대신 국가나 기관, 단체 등을 통해 공신력을 인정받고자 한다. 사회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 관계를 맺는다.

 

- 청년과 청소년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미래를 보장받으려고 한다.

 

 

가톨릭교회의 대응책

 

대표적인 유사종교인 신천지는 과거에는 주로 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전도했다. 그러나 개신교의 적극적 홍보와 예방 세미나로 전도가 어려워지자 지금은 가톨릭 신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성경 지식이 얕은 가톨릭 신자들을 주된 포섭 대상으로 삼고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피해를 봤을 때 당사자와 가족 모두 도움받을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피해자들은 또 교회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리는 성향을 보인다. 상담하는 본당 신부나 수녀도 대처법을 잘 몰라 낭패를 보고 개신교 상담소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주교회의는 2011년 각 교구에 신천지 포교 활동에 대한 주의 공문을 보냈고, 교구는 다시 본당에 신천지에 주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후 교구별로 피해 사례를 접수했으며, 수원ㆍ인천ㆍ전주교구는 좀 더 적극적으로 연구 작업과 신자 교육을 실시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공지는 대부분 단발성에 그치고, 연수나 교육은 예방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피해자와 가족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극히 드물 뿐 아니라 있는 곳조차 잘 알려지지 않아 많은 피해자가 무방비 상태에서 고통받고 있다. 신천지대책위원회가 결성된 교구는 전주교구가 유일하다.

 

유사종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주교회의 총대리 회의와 교리주교위원회는 지난해 8월 주교회의에 한국 교회 차원의 현황 파악과 대책을 요청했다. 이에 관한 연구를 의뢰받은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주교회의 2016년 추계 정기총회에 ‘유사 종교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 대처 방안’을 제출했고, 지난해 12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유사종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결정했다. 

 

이후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전국 교구 사목국장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월 9일 ‘유사종교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 및 세미나’를 열고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했다. 유사종교에 대한 대응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3월 5일, 남정률 기자]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가칭) 대표 이금재 신부


“교회 공식 단체 아닌 곳에선 성경 공부 하지 마세요”

 

 

“성령 안에서 함께 기도하며 한마음으로 뭉쳐 유사(類似)종교와의 싸움에서 꼭 이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최근 개최한 ‘유사종교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 및 세미나’에서 ‘한국 천주교 유사종교 대책위원회’(가칭) 대표로 선출된 이금재(전주교구 이단 신천지 대책위원장) 신부는 “유사종교에 맞서 교회와 신자들을 지키는 책임 일부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책위원회는 한국 교회가 신천지 등 유사종교 문제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고자 처음으로 결성한 공식 기구로, 유사종교로 인한 피해 예방과 적극적인 대처를 위한 구심점이 될 전망이다.

 

 

가톨릭에 마땅히 상담할 곳 없어 

 

“가족이나 친지가 유사종교에 빠지고 난 다음에야 심각성을 깨닫는 이가 대부분입니다. 막상 내 일이 되고 보면 어찌할 줄 몰라 쩔쩔맵니다. 가톨릭에는 마땅히 상담할 곳도, 상담자도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그렇다 보니 개신교회로 가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신부는 앞으로 정보 공유와 대책 마련을 위한 전국 교구 담당자 회의를 통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활동에 나설 실무자 양성을 위한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이 신부는 “신자들이 유사종교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사제들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잘 살피고, 하느님 말씀과 가톨릭 교회 교리를 좀 더 깊이, 상세하게 교육함으로써 신자들이 복음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면서 “또 그런 신앙의 기쁨을 사제가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앙에 자신감 가져야

 

“하느님 말씀을 바탕으로 흔들리지 않는 신앙과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하는데, 신앙에 자신감이 없는 신자들이 많습니다. 이미 구원받았다는 확신을 가지고 기쁘게 사는 신앙의 힘을 가져야 합니다.”

 

이 신부는 “교회가 인정하지 않는 단체에서는 절대로 성경 공부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주위 사람이 유사종교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혼자 해결하지 말고 교회에 알려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사종교에 현혹되는 가장 큰 이유는 삶과 신앙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모든 것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고 하느님과 연결짓는 하느님 신앙이 뿌리내려 있다면 어떤 유혹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신앙을 돌아봐야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3월 5일,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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