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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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교토(京都) 천주교 성지 (6) 교토 가와라마치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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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09 ㅣ No.1493

교토(京都)에서 분 바람 - 교토천주교성지 ⑥ 교토 가와라마치성당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일본에 천주교를 선교한 지 330년 후가 되던 1879년(메이지 12년), 어느 프랑스인 신부가 교토에 왔다. 바로 파리외방선교회의 빌리옹 신부이다. 그 당시 교토는 여전히 천주교나 개신교에 대한 편견이 심할 때였는데, 파리외방선교회의 빌리옹 신부는 교토 시내 ‘니조(二條)’라는 곳에 자그마한 집을 빌려서 프랑스어 학당을 열었다. 그리고 곧이어 성당으로 쓰기 위해 가건물을 세우게 되는데, 그 건물이 다름 아닌 천주교의 선교가 금지되었던 시대를 거친 후 처음으로 세워진 성당이 된 것이다.

 

사실 오래 전 교토를 찾아온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에게는 그 당시 일본의 수도인 교토에 성모님께 봉헌할 성당을 세우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끝내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그는 교토를 떠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포기했던 그 꿈을 빌리옹 신부가 이어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빌리옹 신부가 성당건립을 추진하게 되자 본국인 프랑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해주었고 그와 동시에 거액의 기부금을 보내왔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일본 국내에서도 줄지어 기부금을 보내온 덕분에 마침내 성당이 세워졌다.

빌리옹 신부는 1887년, 지금의 교토 가와라마치성당(정식명칭: 가톨릭 교토 가와라마치교회, 교토교구 주교좌성당)이 위치한 곳, 즉 어떤 영주가 소유했던 땅을 사들였다. 그리고 3년 후인 1890년(메이지 23년) 5월 1일, 고딕양식의 목조건물인 성 프란치스코 천주당(天主堂)의 봉헌식을 성대하게 거행하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 당시의 건물은 너무 낡아 해체되었고, 대신 1967년 아이치현 이누야마시 메이지무라(愛知縣犬山市明治村)로 이축(移築)되어 현재까지 그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시대를 그리워하는 신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교토 가와라마치성당의 건물은 스위스 프로이러 신부의 설계로 건설되었으며 1972년 11월 23일 축성되었다. 교토교구(京都敎區: 京都府교토부, 奈良縣나라현, 滋賀縣시가현, 三重縣미에현을 합친 교구)의 주교좌성당이기도 한 이 성당은 1549년 스페인에서 그 당시의 항해기술로 극한 고난의 여정을 겪고 가고시마(鹿兒島)에 상륙하여 어렵게 교토까지 가서 일본에서 처음으로 선교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이 성당의 특징을 보면 외부는 일본 사람들에게 친근한 신사(神社) 양식의 곡선 지붕으로 이루어졌고 성당 내부는 스위스 예술가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다. 또 성당 입구 오른쪽에는 대천사 미카엘이 자리하고 있고, 그 다음에는 이 성당의 주보성인인 성 프란치스고 하비에르, 그리고 그 안쪽에는 예수님의 수난의 길, 즉 십자기의 길과 주님의 부활을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일본열도의 모양을 본 따서 나열되어 있다. 주로 초록색과 보라색을 많이 이용해서 작업하였는데 이는 일본열도에 서식하는 식물, 물과 빛이 풍부한 일본의 풍경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한다. 아울러 성당 정면에는 천지창조와 하느님의 어린양의 이미지를 표현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제대 뒤쪽으로는 교토교구 주교인 바오로 오츠카 요시나오(大塚喜司)의 문장(紋章)이 있다. 문장에는 그리스 문자인 Λ(알파: 시작)와 Ω(오메가: 끝)가 적힌 주님의 십자가, 희망의 별에 이끌려서 험한 바다를 항해한 배가 있고, 닻에는 교토교구를 구성하고 있는 네 개의 현(縣)을 나타낸 4개의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또 사제의 지팡이는 배를 지탱하고 있으면서 하느님의 백성의 일치를 드러내고 있다. 배에는 하느님의 말씀인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는 글이 새겨져 있고 아래쪽에는 주교의 모토인 “모두가 하나 되기를”이라는 말이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그리고 성당 내부 2층에는 독일 보쉬 사의 파이프오르간(1971년 설치, 파이프 수 1509개, 2단 건반)이 설치되어 있다.

한편 2008년 11월 24일, 나가사키에서는 베드로 기베와 187명의 순교자가 시복되었는데, 그 중 52명은 교토에서 순교한 이들이었다. 이에 교토 가와라마치성당에서는 그 순교자들을 기리고자 2008년 10월, 성당 입구 왼쪽에 신자들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순교자들의 방”을 만들었다. 순교자들의 방 벽면에는 2008년 공식적으로 복제된 그림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상”과 1987년에 시복된 교토의 라자로, 그리고 1619년에 일어난 “교토 대순교”등의 에칭글라스가 있고 그 아래에는 파티마의 성모상과 고해소가 자리하고 있다.(참고도서 : 스기노 사카에 저서 《교토의 키리스탄사적을 돌아보다》, 산가쿠출판)

* 이나오까 아끼 님은 현재 프리랜서로 통역 및 가이드로 활동 중이며, 비산성당에서 10년째 교리교사를 하고 있다고 해요.

 

[월간빛, 2015년 6월호, 이나오까 아끼, 쥴리아(비산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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