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연중 30 주간 금요일-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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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10-29 ㅣ No.517

연중 30 주간 금요일 - 홀수 해

 

        로마서 9,1-5      루가 14,1-6

    2003. 10. 31.

주제 : 정말 아쉬워하고 슬퍼해야할 일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가는 가을을 붙잡을 수 없어 ‘시월의 마지막 밤’을 기억하자는 노래도 있습니다만, 세월을 흘려보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아쉽다는 생각을 남길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이라면 그것보다도 더 아쉽고 슬퍼해야할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우리가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지나친 자만심이겠습니까?

 

웬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에게 독특한 것들을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얼굴이 잘 생겼다거나 가진 능력이 뛰어난다거나 좋은 집에 산다거나 그런 것이 자기 몸에 치장한 것을 봐주고 칭찬을 바라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는 다양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이 갖지 않은 독특한 것, 여러분에게만 고유하여 자랑할 만한 어떤 것을 갖고 계십니까?

 

바오로 사도는 로마인이었습니다.  혈통으로는 히브리인이었지만, 그는 로마인으로 살았습니다.  로마인으로 산다는 것은 히브리인들에게 그다지 도움 되는 말은 아닙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히브리인의 입장에서 로마는 그다지 호감이 가는 말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로마인으로 살았던 바오로였지만, 오늘 독서를 읽어보면 그는 히브리인이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자기 동족 유다인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이 예수님에게서 떨어져나가더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말은 자신의 삶을 바쳐서라도 유다인들이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입니다만,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은 다음에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지, 그것을 벗어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바오로 사도는 보통 사람과 다른 이상한 태도를 가진 사람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자신을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남을 발밑에 밟고 그 사람의 등에 올라설 때에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달도 차면 기운다고 했고, 높은 산에 다 올라왔으면 이제 남은 길은 내려가는 길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단순하지만 아주 중요한 그 진리를 모른척하거나 애써 무시하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물은 흐려질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나도 진흙탕에 살고 다른 사람들도 진흙탕에 살아야만 우리의 속이 시원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서 그런 놀부 심보가 빨리 없어져야만 세상은 그나마 좋은 모양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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