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일)
(백)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예화ㅣ우화

[나눔] 두레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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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506

두레박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 많은 피난민들이 화물 열차를 타고 남으로 피난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차가 어느 조그만 시골역에 멈추어 서더니, 떠날 줄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배고픔에 지친 피난민들은 기차에서 내려 밥을 지어 먹으려 하였습니다.

 

그 때는 꽁꽁 언 겨울이라 물을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침 근처에 우물이 하나 있었으나, 두레박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깡통으로 바가지, 양철 그릇 따위에 줄을 매어서 두레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피난민들은 서로 자기가 만든 두레박을 남에게 빌려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의 두레박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미처 두레박을 만들지 못한 사람들이 남의 것을 빌려쓰려고 하였지만, 아무도 빌려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것을 본 아저씨 한 분이 커다란 깡통으로 두레박을 만들어서 우물로 가지고 왔습니다. "이 좁은 우물에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물을 길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두레박을 하나만 두고 그것을 여러 사람이 순서대로 쓰면 될 텐데, 모두 제각기 자기의 두레박을 만들어 물을 긷느라고 이 추운 데서 애를 쓰고 있군요, 더욱이 두레박이 없는 분은 추위에 떨며 여러분들이 물을 긷는 것만 보고 있지 않습니까?"

 

아저씨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며, 그 두레박을 우물 옆에 나뭇가지에 걸어 놓았습니다. 그리하여 피난민들은 그 역을 떠날 때까지 순서대로 그 두레박을 마음껏 쓸 수 있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절약되었고, 서로 먼저 뜨려고 쓸데없이 물을 흘리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김윤미 자매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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