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영성] 영성심리: 마음 다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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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4-01-29 ㅣ No.2008

[영성심리 칼럼] 마음 다스리기

 

 

다른 데서도 종종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전에 신학교에 있을 때 매달 신학생을 면담했습니다. 그런데 학기 시작과 마치는 면담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내용이 있죠. 바로 영성 생활에 관한 내용입니다.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많은 학생이 ‘이번 학기에는 영성 생활에 더 마음 써야겠다.’라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학기를 마치면서는 ‘이번 학기에도 영성 생활에 소홀했다.’라고 반성을 많이 하죠. 늘 반복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새해가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새해를 맞아 세우셨던 결심을 잘 지키고 계시는가요? 하느님과 함께, 올 한 해 기쁘게 영성 생활을 해 나가야겠다는 다짐도 잘 세우셨나요?

 

하느님을 향한 갈망과 복음 말씀대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늘 있는데, 왜 잘 안될까요? 하느님을 닮고 싶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자기 모습을 돌이켜 보면 늘 부족한 것 투성이고 제대로 못사는 모습만 잔뜩입니다. 왜 늘 반복일까요? 영성 생활이 뭔지 잘 몰라서 어렵기도 하지만, 때론 잘 아는 데도 왜 그대로 살기가 어려울까요?

 

심리학을 ‘동기의 학문’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내가 왜 그렇게 선택하고 행동하는지, 생각과 달리 내 마음은 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그 이유와 동기를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라는 뜻이지요. 심리학 하나로 모든 생각과 행동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도움되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심리학적 지식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 것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영적인 삶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일상생활과 영적인 삶이 별개가 아닌 하나의 삶이기 때문에도 그렇거니와, 일상생활이든 영적인 삶이든 그 삶을 사는 이는 같은 ‘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적인 삶에는 성령의 이끄심과 은총의 작용이 더 분명히 드러나지만, 심리학적 지식을 통해 영성 생활을 잘해 나가기 위한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에도 ‘심리를 통하는 영성’에 대해 말씀드렸던 것이지요.

 

앞으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볼 요량입니다만 먼저 도움 될 말씀을 하나 드린다면, 많은 경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어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일상생활에서든 영적인 삶에서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고 힘들 때,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이 뭐였지?’ ‘나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걸까?’라고 물어보고 기도 안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면, 출렁이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을 것입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내가 정말 바라면 좋을 것, 주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 주신 것을 찾게 될 마음이 생기죠.

 

새해 첫 달을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또 시작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올 한 해 정말 얻고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마르 10,51)

 

[2024년 1월 28일(나해)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서울주보 5면, 민범식 안토니오 신부(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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