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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위대한 신학자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가 말하는 하느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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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11-21 ㅣ No.104

[문화와 영성] 20세기의 위대한 신학자가 말하는 하느님의 사랑

 

 

가톨릭 신학이라고 하면 평신도인 우리의 신앙생활과는 거리가 먼 세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신학은 하느님의 신비를 탐구하는 학문이자 그분의 사랑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수단으로서 큰 가치를 지닙니다. 가톨릭 역사를 보면 이러한 신학을 탐구하고 대중에게 전하고자 노력한 뛰어난 신학자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현대 가톨릭 신학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독보적인 인물입니다.

 

한스 우르스 폰 발타사르는 누구?

 

1905년 스위스 루체른에서 태어난 발타사르는 원래 문학을 전공했으나, 대학원 시절 피정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신학에 눈을 뜨게 되어 예수회에 입회합니다. 이후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1936년 사제 서품을 받습니다. 그는 독일 전역에서 강연하는 동시에 피정 활동을 지도했고,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던 시기에 가톨릭교회의 개혁과 현대화에 대한 그의 사상은 광범위한 동의를 얻으며 많은 공의회 본문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평생에 걸쳐 단행본 119권, 공동 집필서 114편, 번역서 110권이라는 방대한 저술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1988년 추기경에 임명되었지만, 임명식을 이틀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발타사르가 남긴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가톨릭 신학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식의 차원을 넘어 예수님과 더 깊이 만나는 길, 《발타사르, 예수를 읽다》

 

발타사르의 신학적 관점인 ‘계시의 아름다움’과 ‘하느님의 사랑’을 관조하고자 하는 그의 자세는 저서 《발타사르, 예수를 읽다》에 잘 드러납니다. 그는 이 책에서 ‘예수님의 인간에 대한 앎’과, ‘우리의 하느님에 대한 앎’을 이야기하며 '예수님은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시는가? 그리고 인간은 무엇을 통해 예수님을 제대로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합니다. 또한 인간에 대한 예수님의 앎은 다른 존재와 질적으로 차이가 있고 인간은 하느님을 어떤 정의나 분석으로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예수님과 우리의 앎에 대해 분명하게 묻고 이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신의 뜨거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의 고찰, 《세계의 심장》

 

또 다른 저서 《세계의 심장》은 발타사르의 ‘신학적 미학’ 사상과 문학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발타사르는 이 책을 재출간하기로 결심하고, 초판에는 쓰지 않았던 머리말을 쓰며 “이 책의 영적 함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다.”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역설적 신비’와 하느님이 우리에게 건넨 ‘구원의 신비’를 조명하고, 수난을 앞둔 예수님의 고뇌, 부활 신비 등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 줍니다. 무엇보다도 발타사르는 이 책에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심장으로 비유하며, 그 심장 박동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문학적으로 그려냅니다.

 

발타사르의 신학이 응축된 두 작품은 신학을 공부하는 신학생과 연구자들뿐 아니라 신앙의 수준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위대한 신학자 발타사르의 신학 세계와 문학성을 통해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2023년 11월 19일(가해)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인천주보 4면, 가톨릭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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