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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복음화: 일본교회의 삼중대화 노력 (2) 이주민 · 난민과 살아가는 노력 - 마츠우라 고로 주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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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12-17 ㅣ No.514

[아시아 복음화, 미래교회의 희망] 일본교회의 삼중대화 노력 (2) 이주민 · 난민과 살아가는 노력 - 마츠우라 고로 주교 인터뷰


일본인 신자보다 많은 외국인 신자들 어떻게 공동체로 환영할 것인지 고민

 

 

세계화 시대, 낯선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징표다. 여전히 ‘단일민족국가’ 신화가 힘을 갖는 일본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다양한 이유로 국경을 넘는 이주민과 난민은 매년 증가해 2018년 일본 거주 외국인 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18년 6월 일본 법무성 통계 기준) 다문화의 물결은 교회 안에서 더욱 크게 굽이친다. 신자 수가 적은 일본에서 외국인 신자들은 일본교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일본교회는 이주민·난민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일본 주교회의 이주민·난민위원회 위원장 마츠우라 고로 주교(나고야교구장)를 만났다.

 

 

시작된 변화, 획일주의에서 다문화주의로

 

“일본 사회는 오랫동안 획일적인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더는 통제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외국인이 다양한 이유로 일본을 찾습니다. 저는 이것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문화가 어우러지면 생각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마츠우라 주교는 지금의 일본은 “외국인 그리고 다른 문화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일본 법무성이 지난 9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 일본 거주 외국인 수는 263만여 명으로 195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고령화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에 일자리를 찾아 이주한 청년층의 비율이 높다. 

 

활기를 띤 이주는 일본교회에 반가운 소식이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 한국,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과 브라질 순이다. 2017년 교황청 연감에 따르면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가톨릭 신자가 많은 나라고 필리핀은 세 번째로 많은 나라다. 마츠우라 주교는 통계적으로는 이미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신자 숫자가 일본인 신자 숫자를 뛰어넘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본교회의 일본인 신자는 43만여 명입니다. 그런데 2018년 6월 기준 일본에 거주하는 필리핀 사람은 27만여 명, 브라질 사람은 20만여 명입니다. (일본 법무성 통계 기준) 또한 가장 보수적인 통계를 기준으로 해도 필리핀 인구의 80%, 브라질 인구의 52%가 가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략 계산하면 약 32만여 명의 브라질과 필리핀 출신의 외국인 신자가 일본에 있는 것입니다. 베트남과 한국, 미국 출신의 신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들을 모두 더하면 이미 일본인 신자보다 많은 외국인 신자들이 일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정확한 통계가 아닌 수치상 계산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제로 오늘날 일본교회에는 피부로 느껴질 만한 변화들이 있다. 나고야교구만 해도 다양한 언어로 주일미사를 드리는 성당이 많다. 영어 미사는 물론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한국어, 베트남어, 프랑스어, 타갈로그어 미사를 드리는 성당도 있다. 마츠우라 주교는 나고야교구 내에는 일본인 신자의 2배에 해당하는 수의 외국인 신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더불어 “외국인 신자들을 어떻게 일본교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환영할 것인가는, 일본의 모든 교구가 중요한 문제로 여기는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이방인을 환대하는 노력

 

일본에 진출한 여러 문화적 배경의 수도회·선교회와 다양한 국적의 선교사들은 일본교회가 이주민을 향해 문을 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선교사들은 외국인 신자들이 일본교회를 찾고 자국어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자국어 미사를 봉헌하도록 돕는 것이 일본인 신자와 외국인 신자를 하나의 교회로 일치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언어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교회가 모든 외국인을 환영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2016년 기준 나고야교구의 58개 본당 가운데 15개 본당이 영어 미사, 12개 본당이 포르투갈어 미사, 8개 본당이 스페인어 미사를 봉헌한다. 타갈로그어 미사를 봉헌하는 본당은 11개, 한국어 미사가 있는 본당은 2곳이다.

 

“나고야교구 난잔본당은 베트남 신자들이 많은 성당입니다. 저는 그 성당에 갈 때는 일본어로 미사를 집전해도 주님의 기도는 꼭 베트남어로도 바쳐요. 그러면 모든 베트남 신자들이 기뻐하면서 함께 기도를 드립니다. 서툴러도 영어로, 한국어로, 포르투갈어로 미사를 집전하기도 합니다.” 

 

가톨릭교회에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선교사들이 있고, 외국인 신자들이 모인다는 것이 알려졌기에 지역의 시민사회에서 연대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 불법 체류 문제로 억류된 외국인의 통역을 구하는 연락이 교구청이나 본당으로 오는 식이다. 

 

마츠우라 주교는 일본 가톨릭교회는 사회적 영향력이 크지 않지만 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장점이 있고 이를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신매매나 부당한 착취처럼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교회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의 전문성과 가톨릭교회의 전국적이고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결합해 억압받는 이들을 도운 사례가 실제로 많습니다.”

 

 

배타와 혐오를 극복하는 열린 교회

 

일본 사회 내 이주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의 증가가 이방인을 환영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마츠우라 주교는 “특히 지금의 일본 보수 정권은 천황제 중심으로 유지되는 국가주의적 판타지를 부추기고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느 나라나 민족주의가 다시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특히 일본에서는 정권의 태도가 국수주의에 기반을 둔 혐오 발언(hate speech)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기능실습생’이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문제도 있다. 전통적으로 이민에 보수적이었던 일본 정권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들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전제하고 있으며 가족을 데려올 수 없다. 임금체계도 턱없이 부당하다. 난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일본에 난민 인정을 신청한 1만9628명 가운데 일본 정부가 난민으로 인정한 수는 20명에 불과하다. 난민 인정률이 0.1% 수준인 것이다. 마츠우라 주교는 이를 “이미 이주민, 난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열렸음에도 일본 사회는 준비돼 있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가속화되는 이주와 늘어나는 이민자와 난민, 그리고 이에 대한 배타적 태도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한국과 일본처럼 전통적으로 ‘다름’에 배타적이었던 국가에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도드라진다. 사람들이 만나고 문화가 섞이고 있지만, 그 결과가 꼭 장밋빛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날로 우경화되는 일본 사회에서 일본교회는 다른 교파의 교회들, 다른 종교들 그리고 시민사회와 연대하며 혐오에 맞서 난민을 보호하고 이주민을 환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어두워 보이는 현실 앞에 일본교회는 어떤 희망을 보고 있는지 물었다. “저는 여전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 희망이 있다고 믿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의 고통을 보게 되면 자신의 삶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사회의 현실이 교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교회는 문을 열고 고통받는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야 합니다. 열려 있는 교회에 희망이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8년 12월 16일, 일본=정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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