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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오늘 (5) 낀세대 청년, 어디로 가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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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6-25 ㅣ No.109

[청년, 오늘] (5) 낀세대 청년, 어디로 가야할까요


‘소외감’을 ‘소속감’으로 바꾸는 공동체가 필요

 

 

한국교회에는 청년과 중년의 경계에서 모호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세대가 있다. 이른바 ‘낀세대’다. 낀세대 청년에 대한 정확한 연령 규정은 없지만 청년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대략 30세 이상부터 40세 또는 45세 미만까지 보기도 한다. 

 

‘낀세대’ 청년은 학업과 취업이라는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20대 청년과 달리 사회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처지가 다르다. 이 시기 청년 역시 다른 시기 청년처럼 본당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열망은 있지만, 청년이나 중년 모임 그 어디에도 들어가기 어려워 결국 신앙적으로 ‘소외된 세대’가 되고 만다. 

 

이번 회에는 낀세대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청년과 중년 사이에 끊겨진 고리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어디에 소속돼야 할까

 

“결혼하고 나서 청년회에 머무르기엔 눈치가 보이고, 레지오 마리애나 연령대가 높은 어르신 성가대에 들어가기엔 부담스러운 점이 있어요. 아무래도 나이대가 애매해져서 선뜻 어느 단체에 소속되기가 좀 그런 상황이네요.”

 

낀세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김민수(가명·가브리엘·35)씨는 본당 내 단체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을 조심스레 설명했다. 김씨는 결혼 전에는 본당의 미사 반주팀에서 전례 봉사를 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니 청년회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본당 내에 다른 단체도 찾아 봤지만 선뜻 내키는 단체가 없었다. 

 

김씨는 “낀세대가 들어갈 단체가 없으니 한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단체를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김씨는 “본당에서는 필요성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아 미사를 추가로 만드는 걸 추진하려고 했는데 막상하려니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본당 차원에서 협조가 잘 안 되다보니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낀세대 청년의 문제는 비단 기혼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미혼자 역시도 단체 활동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윤지(가명·체칠리아·35)씨는 “20대 때 뜨거웠던 신앙을 찾고 싶은데 갈 곳을 잃은 것 같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청년이 청년회 활동을 한 뒤 다음 세대로 연결될 단체를 찾지 못해 계속해서 청년회에 머무르거나 본당을 떠나 교구 청년단체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만약 차선의 활동조차 여의치 않으면 공동체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 

 

이 문제는 청년 사목 전체에 악순환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나이가 들어도 청년회를 떠나지 못하는 문제는 20대 청년 사목의 문제와도 연결되기 쉽다. 20대 청년의 경우에는 30~40대 청년이 단체의 주축을 이루게 되면 부담을 느껴 단체에 들어가기를 주저한다. 그로 인해 청년회에 머무르는 사람은 계속해서 머무르고 새로 유입되는 청년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공동체의 의미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우리는 모두 여기에 있어도 좋다는 소속감을 갖기를 원한다”면서 “소속감은 가만히 있어도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 적극적으로 공헌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세대를 막론하고 어느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다는 갈망이 분명히 있다. 2012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에서 실시한 ‘청년 신자의 신앙생활 조사’를 살펴보면, 청년들은 ‘현재 자신의 신앙생활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신앙의 의미에 대한 확신’(22.1%)에 이어 ‘신앙과 생활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체’(16.2%)라고 답했다. 

 

최준규 신부(가톨릭대 교육대학원·문화영성대학원 교수)는 “청년들은 분명히 깊이 있고 진정성이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에게서 안정감을 얻고자 하고, 가족보다 더 친밀하게 함께할 수 있는 청년그룹을 찾아 그곳에 소속되길 바라며 깊이 있게 연결되길 갈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신부는 “청년사목의 미래는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공동체성’을 체험하도록 만드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신앙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선 개인의 신앙 의식도 중요하지만 신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동체’도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청년의 목소리와 본당의 전폭적인 지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해 11월 ‘청(소)년 사목을 위한 실천적 지침’을 통해 “교구는 잠정적으로 청년의 나이를 ‘19세부터 39세까지’로 정했다”고 밝히고 “그들을 사목적으로 배려하기 위해 본당 실정에 맞게 청년 나이의 기준을 조정해 사목할 것”을 권고했다. 청년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35세에서 39세까지 높인 것이다.

 

각 교구 본당에서도 낀세대 청년들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 주교좌명동본당(주임 고찬근 신부)은 지난해 9월부터 본당 사목에서 소외돼 왔던 30~40대 청년들을 위한 주일미사를 마련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는 35~45세 미혼 및 기혼 신자를 대상으로 한 ‘늘푸른 청년 미사’가 봉헌되고 있다. 아울러 ‘늘푸른 주일학교’도 개설해 청년들을 위한 전례와 성경, 교리, 기도 등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 이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명동본당의 이런 노력은 청년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본당(주임 이성운 신부)도 올해 4월부터 35~45세 청·장년층을 위한 공동체를 창단해 활동을 돕고 있다. 토요일 저녁 6시 미사는 ‘35-45 공동체’(대표 조미희, 지도 유영주 신부)의 성가대와 전례단이 준비해 봉헌한다. 

 

‘35-45 공동체’는 이 세대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자, 본당에서 적극 지원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미혼·기혼에 상관없이 이 나이대의 청년 신자면 가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다. 덕분에 결혼 후 단체 활동을 주저했던 부부가 함께 참여하기도 하고, 청년회를 떠난 뒤 소외됐던 이들이 본당으로 돌아오는 등 청·장년층 사목 활성화에 숨을 불어넣었다.

 

함정균(베드로·37)·최지연(클라우디아·35) 부부는 “결혼 전에는 성가대와 밴드부 등 본당 활동을 했었는데 결혼 후 청년단체를 안 하고 있었다”면서 “단체가 만들어지면서 혼자 활동하는 것보다 같이 활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압구정동본당 보좌 유영주 신부는 “‘35-45 공동체’는 청년들 스스로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냈고, 본당 차원에서는 주임신부님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낀세대 청년의 활성화를 위해선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합심해 뜻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본당 차원에서도 이러한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지원해 줄 수 있어야 낀세대 청년들과 교회 사이에 끊어진 고리를 연결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18년 6월 24일, 최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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