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사도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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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9-29 ㅣ No.312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1)


1. 사도전승 문헌의 중요성

[사도전승]은 [디다케]와 함께 교회의 전례와 신자들의 생활규범에 관한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역사자료이다. 주교 서품, 사제 서품, 각종 직수여의 절차, 성찬 전례, 예비신자 교육, 세례 성사, 기도시간과 방법, 단식규정 등 교회의 전례와 신자생활에 대하여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이 문헌은 210년대의 작품으로서 동 · 서방 교회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후기 교회의 각종 전례문헌의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의 각종 예식서와 전례서에도 그 기본적인 틀이 남아있을 정도로 교회 안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문헌이다.

교회의 삶 안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는 전례문헌은 지역교회의 실정에 또는 각 시대에 부응하여 발전 내지 변경되기 마련이다. 또한 전례문헌은 그 성격상 어느 시대의 한 저자가 갑자기 저술한 것이 아니라, 기존 교회에서 이미 행해지고 있던 것을 주로 편집한 것이다. 따라서 [사도전승]에 수록된 내용은 실제로 편집된 3세기 초보다는 훨씬 이전의 것으로 보아야 하며, 더 나아가 사도들에게까지 그 기원을 소급할 수 있다. 이 문헌은 교부문헌총서 제6집(분도출판사, 1992년)에서 긴 해제와 함께 라틴어/한국어 대역본으로 번역되었다. 이 문헌은 우선 전례를 공부하는 신학도들에게 기초자료가 되며, 또한 요즈음 우리말 미사 전례문을 개정하고 있는 한국천주교회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되고, 나아가 개신교 형제들이 초대 교회의 제도와 신자생활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2. 문헌의 출처와 문제점

[사도전승]은 오랫동안 이름만 전해져오다가 지난 세기에 비로소 그 정체가 밝혀졌다. [사도전승]은 3세기 초 로마의 히뽈리투스의 작품이라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왔다. 그 이유는 1551년에 로마의 티불리나 도로변에서 하나의 대리석상이 발견되었는데, 그 석상의 인물이 앉아 있는 의자양옆에 저서들의 목록으로 보이는 글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 저서들이 대부분 히뽈리투스의 것과 일치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저서목록 중에 [사도전승]이란 저서명이 들어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이 저서를 로마의 히뽈리투스의 저서로 보게 되었다. 따라서 로마 교회의 전례가 보편교회의 전례모형이 되었다는 학설이 힘을 얻게 되었다. [2010년 1월 31일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2)


그러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이 석상은 본래 여자의 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저자와 저술 장소에 관한 문제들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희랍어로 쓴 이 문헌의 원본은 유실되었고, 대신 라틴어, 꼽트어, 아랍어, 에티오피아어 등의 번역본만이 전해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도전승]이 교회의 전례사와 규범사에 기초가 되는 중요한 사료라는 점에는 학계에서 모두 일치하고 있다.


3. [사도전승]의 구조

이 문헌은 머리말(1장)과 맺는말(43장)을 포함해 모두 43장으로 되어 있는데, 본문은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머리말과 맺는말에서는, 신자들이 사도들로부터 전해오는 전승 안에서 올바른 신앙을 보존함으로써 오류나 이단에 빠지지 않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하는 데에 이 문헌의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제1부(2-14장)에서는 주로 교회의 인적 구성, 즉 교계제도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9부류의 교회 인물들, 즉 주교(2-3장), 사제(7장), 부제(8장), 증거자(9장), 과부(10장), 독서자(11장), 동정녀(12장), 차부제(13장), 치유자(14장)에 대해 서술되어 있으며, 성찬 전례(4장)와 두 가지 봉헌(5-6장)에 대한 서술이 삽입되어 있다. 특히 주교 성성(聖成)과 사제서품에 관한 규정들은 현대 예식서에 거의 그대로 인용되어 있으며, 성찬전례 규정은 오늘의 미사 기도문의 직접적인 토대가 된다.

제2부(15-21장)에서는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는 입교 과정을 규정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을 처음 듣기 위해 예비신자 등록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윤리생활과 사회적 신분에 대한 심사(15장), 그리고 금지된 직업과 일에 대한 엄격한 심사를 거쳐(16장), 3년간의 교리교육을 받게 되며(17-19장), 그 다음 세례 대상자의 선발예식과 세례준비를 거쳐(20장), 세례성사와 견진성사와 영성체로써 드디어 완전한 신자가 되는(21장) 전 과정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잘 규정되어 있다.

제3부(22-42장)에서는 신자들의 일상생활을 위한 제반 규정들이 수록되어 있다. 즉 성체를 가정에 모셔가서 매일 영하는 영성체 규정(22장, 36-38장), 단식 규정(23장, 33장), 공동체의 식사와 축복 받은 빵에 관한 규정(24-30장), 소출의 봉헌과 축복(31-32장, 그리고 기도시간과 영성생활(35장, 41-42장), 성직자단의 유대와 묘지관리 규정(34장, 39-40장)을 다루고 있다. [2010년 2월 7일 연중 제5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3)


4. [사도전승]의 내용

이 문헌 안에 수록된 중요한 내용들이 많지만, 신자 생활에 직접 관계되는 몇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예비신자 교육

[사도전승] 제15-19장에 성인(成人) 예비신자들의 교육에 관해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처음으로 교회에 찾아온 예비신자는 예비신자 등록에 앞서 믿음을 가지려는 동기에 대해 질문을 받는데, 이때 본인의 대답 뿐 아니라 그를 교회에 인도한 후견인의 증언이 있어야 한다. 이 심사는 지망자의 윤리적 생활, 사회적 신분 그리고 직업 등 여러 각도에서 엄격히 행해진다. 특히 금지된 직업에 관한 심사에서는 윤리적으로 비난받는 직업이나 미신행위와 관계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제외되었다. 예비신자로 등록된 사람은 원칙적으로 3년간의 교리교육을 받게 되는데, 본인의 교리 받는 태도와 생활태도에 따라 이 기간은 가감될 수 있었다.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예비신자들은 성찬전례에 참여할 수 없었다. 교리 강습일에 예비신자들은 강의를 들은 다음 기도 모임을 가졌는데, 이 기도 모임에는 남자석과 여자석이 분리되어 있었으며, 여자들은 요즘의 미사수건에 해당되는 “빨리오”로 머리를 가려야 했다. 만일 예비신자 기간 중에 주님의 이름 때문에 순교할 경우, 아직 물로 세례를 못 받았다 하더라도 피의 세례(血洗)로 의화되어 구원받게 된다고 한다.

2) 세례자의 선발과 준비

3년간의 예비신자 교육이 끝날 즈음 세례일을 적어도 일주일 앞두고, 예비신자들은 세례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심사를 받는다. 이 심사는 예비신자 등록을 위한 심사와 그 성격을 달리한다. 예비신자 등록을 위한 심사에서는 결혼생활, 성(性)관계, 직업 등의 금지 사항들에 대한 심사가 주종을 이루었지만, 세례 대상자의 선발 심사에서는 예비신자 교육기간 동안의 생활 전반에서 전향적인 발전이 있었는지에 대해 심사한다. [2010년 2월 14일 설 미사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4)


이 심사에서 예비신자 등록 때에 그를 인도했던 후견인이 다시 그에 대해 증언한다. 따라서 이 증언은, 후견인들이 3년간의 예비신자 교육기간 동안 자기가 인도했던 예비신자를 계속 돌보아주고 지도했음을 말해 주는 동시에 그 예비신자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하느님과 교회 앞에서 책임 있게 증언할 의무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후견인 제도는 후에 세례 대부, 대모 제도로 발전되었다.

세례식은 초대교회의 전통에 따라 부활 밤에 실시되었다. 선발된 예비신자는 목요일에 목욕하고, 금요일에 단식하고, 토요일 오후에 주교로부터 성대한 구마식을 받는다. 그리고 토요일 해가 진 시각부터 철야기도를 시작하여 성세식을 거행할 때까지 계속한다.

3) 입문성사 : 세례, 견진, 성체성사

[사도전승]에서 가장 긴 부분인 제21장은 예비신자가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를 연이어 받음으로써 신자 공동체에 들어오는 입문성사의 전과정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는 최초의 교회문헌이다.

세례예식은 철야기도를 하는 중에 수탉이 우는 시각에 맞추어 성당 밖에 있는 세례소에서 실시되었다. 세례에 앞서 예비신자가 악마와 모든 미신행위에 대한 공적인 포기선언을 하면, 사제는 그에게 “구마의 기름”을 발라주는데, 이 기름은 요즈음의 예식서에 나오는 “예비자 성유”에 해당된다. 세례는 수세자가 옷을 벗은 상태에서 세 번의 침수로 거행되며, 매번 신앙고백, 안수, 침수의 순으로 반복된다. 첫 번째 침수에서는 성부에 대해, 두 번째 침수에서는 성자에 대해, 세 번째 침수에서는 성령과 성교회와 육신부활에 대해 신앙고백을 하는데, 이 전체 내용은 “사도신경”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면, 사제는 “거룩한 기름”을 수세자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발라주며, 여기까지의 예식이 세례성사에 해당된다. [2010년 2월 21 사순 제1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5)


수세자들이 몸을 닦고 옷을 입은 후 성당 안으로 들어오면, 주교는 그들에게 안수한다. 이어 주교는 자기 손에 “거룩한 기름”을 붓고 그 손으로 안수하고 이마에 십자표시를 하면서 도유해 주고 이어서 평화의 입맞춤을 한다. 주교에 의한 이 도유는 견진성사에 해당된다.

이때 주교는 세례성사를 받아 죄 사함을 얻은 수세자를 위해 성령으로 충만하여 앞으로 합당하게 신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뜻으로 성부께 기도를 바친다. 여기에서 보듯이, 세례성사와 견진성사가 원래 연이어 받게 되어 있었지만, 후대에 사목상의 이유로 분리되었다.

세례성사와 견진성사가 있은 다음 입교 예식에서 마지막 단계인 성찬전례가 거행된다. 세례와 견진을 받은 사람은 처음으로 성찬전례에 참여하고 성체를 영한다. 성찬전례가 끝나면 주교는 신영세자들에게 윤리생활과 영성생활 그리고 성사와 전례의 신비에 대한 보충교리를 가르쳐준다.

우리는 [사도전승]에서 3세기 초 박해 중에 있던 교회가 성인 예비신자들에게 3년간의 신앙교육과 교리교육을 철저히 시킨 과정을 살펴보았다. 오늘의 한국교회 안에 많은 성인 예비신자들이 있고 신영세자들이 많이 배출되지만, 이에 못지않게 냉담신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는 [사도전승]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4) 가정에서의 영성체

3세기의 교회에서는 주일에만 공식적인 성찬전례가 있었고, 평일에는 없었다. 그러나 신자들은 주일의 성찬전례가 끝난 다음 성체를 나누어 받아 자기 집에 모시고 가서 매일 영성체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성체가 바로 주님의 몸이라는 확고한 믿음 때문에 성체를 정성껏 영해야 하는 동시에 각 가정에서 성체를 정성되이 잘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2010년 2월 28 사순 제2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6)


신자들은 성체를 영하기 전에는 다른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는 공심재(空心齋)도 지켜야 했다. 집에 모셔둔 성체를 비신자나 쥐나 다른 짐승이 먹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하며, 또 성체를 영하는 동안에 성체의 어떤 조각이라도 바닥에 떨어지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그리고 이런 규정을 소홀이 하는 사람은 바로 주님을 업신여긴 죄인으로 단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5) 공동체적 식사와 축복받은 빵

[사도전승] 제24-30장에서는 성찬전례와 구별되는 공동체적 식사(아가페 애찬愛餐)에 대해 규정하면서 곁들여 성체와 구별되는 “축복받은 빵”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공동체적 식사는 예루살렘 초대공동체에서도 있었으며(사도 2,46), 그 후 교회 문헌들에서도 나온다. 이 공동체적 식사는 주로 저녁에 가정집에서 거행되는데 얼른 보면 성찬전례와 비슷한 점이 많지만 이 식사에는 성체성사 제정에 대한 주님의 말씀, 성령을 청하는 기도 등 성찬기도문에서의 핵심적인 요소가 빠져있어 성찬전례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그래서 이 식사에 사용되는 빵은 주님의 몸인 성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축복받은 빵”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식사는 기도의 분위기 안에서 절도 있게 행해져야 한다. 과식하거나 과음하여 추태를 부리는 일이 없어야 하며,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지 말고, 조용히 성직자의 교훈적인 말에 귀기울여야 한다. 성직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못한 평신도들만의 식사에서도 절도 있고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축복예식은 할 수 없다. 식사가 끝나면 신자들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다른 신자들에게 음식을 보내기도 한다. 이처럼 공동체적 식사는 단순한 회식이 아니라. 기도의 분위기 안에서 참석자들 사이의 친교를 나누고 더 나아가 참석하지 못한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까지 염려하는 사랑의 잔치(애찬)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2010년 3월 7 사순 제3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7)


6) 기도시간과 영성생활

[사도전승] 제41장은 신자가 하루 동안 할 기도시간들, 즉 아침기도, 제3시기도, 제6시기도, 제9시기도, 저녁기도, 야간기도의 의미에 대해 말하면서 아울러 영성생활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모든 신자는 아침잠에서 깨어나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손을 씻고 하느님께 기도해야 한다. 잠에서 깨어 기도하는 시각을 “닭이 우는 시간”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이 시간에 이스라엘의 자손들(베드로사도)이 그리스도를 부인했지만, 우리는 믿음으로 그분을 알아보고 죽은 이들이 부활할 때 누릴 영원한 빛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그 날을 고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침기도가 끝나면 교리강습이 있는 날에는 교회에 서둘러 가고, 없는 날에는 자기 집에서 성경독서를 하라고 한다.

제3시기도(오전 9시기도)를 바치는 이유는 이 시간에 주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셨으며, 구약의 율법(레위 6,13)에 따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예표하는 제물의 빵이 바쳐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6시기도(정오기도)는 십자가에 달려 온 세상을 위해 기도하신 주님을 본받는 것이며, 제9시기도(오후3시기도)는 십자가에서 피와 물을 흘리시면서 돌아가신 주님의 죽음을 통해 구원받은 의인들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모습을 본받아 기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녁기도는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바친다.

또 한밤중에 일어나서 기도하는데, 부부가 모두 신자이면 같이 기도를 바치고, 아내가 비신자이면 옆방에 가서 혼자 기도하고 돌아와 다시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한밤중에는 별들과 나무들과 물 등이 주님을 찬미하기 위해 한 순간 정지하며, 하늘의 천사들이 의인들의 영혼과 하나되어 하느님을 찬미하는 이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기도한다는 점에서 야간기도는 우주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또 열 처녀의 비유에서처럼 한밤중에 오시는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기 위해 깨어 기도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말론적인 성격도 띠고 있다. [2010년 3월 14 사순 제4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8)


3시간 간격으로 다섯 번 바치는 낮기도의 시간경들과 밤중에 바치는 야간기도는 후에 수도자들과 성직자들의 성무일도로 발전되었다. 사실 생계를 위해 매일 일을 해야 하는 평신도가 이러한 기도규칙에 따라 생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나, 여기에 나타나 있는 정신은 그리스도의 현존을 항상 기억하고 주님의 구원신비에 동참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매일 이러한 기도생활과 영성생활을 한 초대신자들은 올바른 신자생활을 실천할 수 있었으며, 박해 중에 그리스도를 증거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자기 목숨까지 바쳐 순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초대교회 신자들의 이 같은 생활을 통해 우리의 생활을 반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7) 십자성호경

사도 전승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가 매일 자주 바치는 성호경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 “네 이마에 십자 표시를 항상 정성껏 하여라. 네가 만일 믿음으로 이렇게 행한다면 이것은 악마를 대적하여 알아내고 시험해 보는 수난의 표지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하지 말고 마치 방패를 든 사람처럼 능숙하게 바칠 것이다. 왜냐하면 적대자가 하느님의 말씀의 모상으로 뚜렷이 변화된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능력을 보게 될 때, 네 안에 계시는 성령을 통해 내쫓기게 될 것이다. 이것은 모세가 희생당한 빠스카 양의 피를 문지방에 뿌리고 문설주들에 바름으로써 예표되었으며 지금 우리 안에 계시는 완전한 양께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손으로 이마와 눈들에 십자표시를 할 때에 우리를 없애 버리려고 유혹하는 그자를 쫓아버리게 된다.”(히폴리투스, [사도 전승] 42: 이형우 옮김, 교부문헌총서 6, 195-197). [2010년 3월 21 사순 제5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9)


8) 미사 감사송

“하느님, 마지막 시대에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자이며 구속자이고 당신 뜻의 사자로 우리에게 보내 주심에 감사드리나이다. 그분은 당신의 불가분의 말씀이며, 당신은 그 말씀을 통하여 만물을 창조하셨고, 당신의 가장 기뻐하시는 분이시나이다. 당신은 그분을 하늘로부터 동정녀의 품 안으로 내려보내시고, 그 모태에서 육화되게 하시고, 당신의 아드님으로 나타나게 하시고, 성령과 동정녀로부터 태어나게 하셨나이다. 그분은 당신의 뜻을 채우시고 당신께 거룩한 백성을 얻어 드리고자, 당신을 믿는 이들을 고통에서부터 구원하기 위해 수난을 받을 때에 손을 펼치셨나이다. 그분은 자신을 스스로 수난에 내부치시어 죽음을 소멸하시고, 악마의 사슬을 깨뜨리시고, 지옥을 몰아내시고, 의인들을 비추시고, 신앙의 법을 제정하시고, 부활을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그분은 빵을 드시고 당신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시면서 말씀하셨나이다. ‘너희는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해 바수어질 내 몸이다.’ 잔에도 같은 모양으로 말씀하셨나이다. ‘이는 너희를 위해 흘릴 내 피이다. 너희는 이를 행할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그러므로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여 당신께 빵과 잔을 드리오며, 우리로 하여금 당신 어전에 합당한 자로 서게 하고 봉사드리게 하신 은혜에 감사하나이다. 청하오니, 거룩한 교회의 예물에 당신 성령을 보내 주소서. 거룩한 신비에 참여한 우리 모든 이를 일치시켜 주시고 진리 안에서 믿음이 굳세어지도록 성령으로 충만케 하시어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그분을 통하여 성령과 함께 성부와 성자께 영광과 영예가 성교회 안에서 지금과 세세에 있으소서. 아멘.’”(히폴리투스, [사도 전승] 42: 이형우 옮김, 교부문헌총서 6, 85-89). [2010년 3월 28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사도전승 (10)


이제 우리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미사전례문의 감사기도문 제2양식과 [사도전승]에 실려 있는 감사기도문을 비교해 보기로 하자. 굵은 글씨체로 쓰인 부분은 [사도전승]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거룩하신 아버지, 사랑하시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말씀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그분을 저희에게 구세주로 보내셨으니 그분께서는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사람으로 태어나셨나이다.

성자께서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고자 십자가에서 팔을 벌려 백성을 아버지께 모아들이셨으며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는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아버지의 영광을 찬양하나이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거룩함의 샘이시옵니다.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

스스로 원하신 수난이 다가오자 예수께서는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쪼개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저녁을 잡수시고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다시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010년 4월 4 예수 부활 대축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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