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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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제가 너무 단순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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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7-14 ㅣ No.938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제가 너무 단순한가요?

 

 

질문

 

주위에서는 저를 두고 ‘단무지’라고 놀립니다. 모든 일을 너무 단순하고 무식하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이 깊지 않아서 그런지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일의 의미나 복잡한 배경이나 그런 것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답변

 

세례를 받을 때 세례명을 받게 됩니다. 유아 세례일 경우에 부모나 대부모들이 의미 있는 이름을 짓기 위해서 많은 공을 들일 것입니다. 성인이 돼서 세례를 받을 때도 수녀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신중을 기해서 세례명을 선택할 것입니다. 별명이라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각자에게 의미 있는 것일 것입니다.

 

상담 중에는 6명에서 12명 정도가 모여서 진행하는 집단상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집단상담 중에 서로를 불러야 하는데 실명을 부르기는 좀 마땅치 않아서 별칭이라는 것을 정해서 서로를 호칭합니다. 별칭은 각자 불리고 싶은 이름을 스스로 정하는데 집단상담을 하는 중에는 그 이름이 자기 이름이 되고, 자기가 선정한 그 별칭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단순하고 무식하게 생각한다면서 붙여준 이름은 놀림을 받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평가할 때 꼬리표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꼬리표라고 하는 것이 사람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분으로 전체를 표시하기 쉽습니다. 켈리라는 심리학자는 선점적 구성개념이라는 용어를 이용해 꼬리표를 ‘오직 ~뿐’이라고 하는 사고의 특성이라고 보았습니다.

 

선점적 구성개념이라는 말이 낯설지만, 풀이하자면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지닌 여러 요소 중에서 전적으로 한 가지 영역에만 소속되도록 동결 혹은 선점하는 구성 개념이라는 뜻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파악하게 되면 사람의 한 가지 영역의 특징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결정해서 다른 여러 가지 특성들은 무시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질문하신 분도 이런 선점적 구성개념의 희생자의 한 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사고 능력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말입니다. 그런데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일을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한다면 전체를 파악하기 힘들 것입니다. 많은 심리학자가 일의 경중으로 순서를 정하는 데 필요한 의사결정이라는 주제에 관해서 연구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연구를 하면서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종종 주관적인 기준을 사용하고, 우연한 요소들이 많기에 합리적으로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말은 우리의 사고방식은 완전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 오류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가 지닌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 많은 방법으로 생각을 해 나간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 무식하게 생각하는 것이 놀림을 받을 만한 일은 아니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선점적 구성개념이 다른 사람을 쉽게 평가하기에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일의 복잡한 배경이 잘 이해되지 않거나 말의 의미가 선명하게 와 닿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을 잘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반두라라고 하는 심리학자는 관찰 학습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잘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단순히 관찰함으로써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따라 하게 되고 그것을 학습해서 대인관계에서 적용해 살아가게 됩니다. 형제가 여럿이 있다면 경험해 보셨겠지만, 부모가 다른 형제의 행동에 대해서 어떻게 칭찬하고 벌을 가하는지 보면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해 왔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대인관계에서 필요하다면 관찰을 잘해서 적응력을 높여가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나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필리 4,19)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9년 7월 14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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