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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오늘의 신앙 레시피: 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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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7-14 ㅣ No.2256

[오늘의 신앙 레시피] 준성사


교회의 기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것

 

 

우리는 성물방에서 십자가나 묵주와 같은 성물을 사고 신부님께 축복해달라고 청합니다. 그러면 신부님께서는 십자성호를 그으시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고 축복해 주시지요. 이로써 십자가나 묵주 등은 하나의 상품에서 성물(聖物)로 변합니다.

 

우리 교회는 어느 정도 성사들을 모방하여 특히 영적 효력을 교회의 간청으로 표시하는 거룩한 표징들이 있습니다. 준성사(準聖事, sacramentalia)입니다. 준성사는 우리가 성사의 은총을 받도록 준비시키고 생활의 여러 환경을 거룩하게 만듭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67항).

 

이러한 준성사에는 우선 축복(benedictio)이 있습니다. 모든 축복은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이며 하느님의 선물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스도의 십자 성호를 그어 사람, 음식, 물건, 장소 등을 축복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71항). 어떤 축복들은 지속적인 효력을 가지는데 그런 축복은 사람들을 하느님께 봉헌(축성)하고, 물건과 장소를 전례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봉헌된(축성된) 사람은 자신의 전 생애를 하느님께 봉헌한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평생토록 그 신분에 어울리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의 생활을 봉헌생활 혹은 축성생활이라고 부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72항). 또 물건의 축성은 성당이나 제대, 제구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성물은 그 자체가 거룩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을 전달하는 도구이기에 거룩한 것입니다. 따라서 파손되거나 더러워진 성물은 그 기능을 다 한 것으로 보고 깨끗한 곳에서 태우거나 또는 형체를 알 수 없도록 부수어 묻거나 버리면 됩니다.

 

구마(驅魔) 역시 준성사입니다. 교회가 어떤 사람이나 물건이 마귀의 세력으로부터 보호되고 마귀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을 구마라고 합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공적인 구마의식은 교회의 엄격한 조사가 이뤄진 뒤에야 실행되고, 교구장 주교님의 허락을 받은 사제만이 할 수 있습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73항).

 

“성사와 준성사의 전례는 잘 준비된 신자들에게 생활의 거의 모든 사건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에서 흘러나오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화되게 한다.”(전례헌장 61항)

 

[2019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일 서울주보 4면,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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