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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묵주기도 학교: 희망의 닻, 묵주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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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 학교] 희망의 닻, 묵주기도
성모님의 초대
2013년 5월 4일, 교황에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훗날 자신의 안식처가 된 성모 마리아 대성전을 방문하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마리아의 온 생애는 생명에 대한 찬가이며, 사랑으로 드린 생명의 노래입니다. 그분은 예수님을 육체로 낳으셨고, 골고타와 다락방에서 교회의 탄생을 함께하셨습니다.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이신 마리아는 우리가 성장할 때 건강을 주시고, 시련을 극복할 힘을 주시며, 자유롭고 온전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어머니이십니다.”
성모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잉태하는 법을, 생명에 마음을 여는 법을, 그리고 언제나 선과 기쁨과 희망의 열매를 맺는 풍요로운 사랑의 삶을 가르쳐 주십니다. 희망을 잃지 말고, 다른 이들에게 육체적 생명과 영적 생명을 전하라고 초대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서
2025년 4월 21일, 부활 대축일 다음 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평생 증거하신 믿음 안에서 조용히 주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이 남기신 유서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저의 삶과 사제직, 주교직을 우리 주님의 어머니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성모 마리아께 맡겨드려 왔습니다. 그러므로 제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교황 대성전인 성모 대성전에서 쉬게 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저는 제 마지막 지상 여정이 이 유서 깊은 성모 성지에서 끝나기를 바랍니다. 저는 모든 사도 여정의 시작과 끝마다 이곳에 들러 기도하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저의 지향을 온전히 맡기고, 그분의 자애로운 모성적 보살핌에 감사를 드렸습니다.”
또한 교황님께서는 자신이 안식할 자리에 관하여서도 세심히 당부하셨습니다.
“저의 무덤은 앞서 언급한 교황 대성전의 파올리나 경당(‘로마 백성의 구원’ 경당)과 스포르차 경당 사이에 있는 측면 회랑의 안치 공간에 마련하여 주시기를 청합니다. 무덤은 지면 아래에 있어야 하며, 단순하고 특별한 장식 없이 ‘Franciscus’(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새겨져 있어야 합니다.”
성모님의 품
교황님의 뜻에 따라, 교황님께서는 로마의 대성전 가운데 하나이자 로마에서 성모 마리아께 봉헌된 최초의 성전인 ‘성모 마리아 대성전’(성모설지전, 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에 안장되셨습니다. 무덤은 교황님께서 생전에 희망하신 자리의 지면 아래에 마련되었으며, 그 위에는 하나의 이름, ‘Franciscus’(프란치스코)만이 단정히 새겨졌습니다. 그 무덤의 벽면에는 평생 교황님과 함께했던 가슴 십자가의 형상이 부착되어 있는데, 이는 그분의 삶과 사목을 기념하는 오직 하나의 경의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화려함이나 장식이 아니라, 복음적 단순함 속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증거하려던 교황님의 삶이 이 작은 표징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자신의 삶 전체, 사제직과 주교직, 그리고 교황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여정을 언제나 주님의 어머니이신 지극히 거룩한 동정 마리아의 품에 온전히 맡겨 살아오신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성모님의 품 안에서 평화롭게 쉬기를 청원하셨고, 모든 사도적 여정마다 성모님께서 친히 동반하시어 보호하시고 인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당신이 바라던 그대로, ‘여정의 시작과 끝’을 성모님의 품 안에서 맞이하시어, 주님의 평화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습니다.
무덤에 안장되기 전, 생전에 교황직을 수행하시며 동료 사제들과 함께 매일 미사를 봉헌하셨던 산타 마르타 집 경당에는 소박한 나무 관에 평온히 잠드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분의 두 손에는 평생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묵주가 ‘마지막 희망의 상징’처럼 고요히 포개져 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모님을 향한 깊은 사랑과 한없는 신뢰 속에 살아가신 분이었습니다. 그 신뢰는 무엇보다도 묵주기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일상의 묵주기도 실천으로 드러났습니다. 교황님의 삶 전체는 자비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음적 선택으로 일관되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분의 손에는 세상과 교회를 위해 바치던 묵주기도가 함께 했습니다. 성모님을 향한 교황님의 신뢰는 무엇보다 묵주기도를 통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희망의 닻, 묵주기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손에 마지막으로 쥐어져 있던 묵주는 한 교황의 생애를 넘어, 이제 교회 전체가 다시 붙잡아야 할 희망의 끈입니다. 묵주는 복음의 길을 잃지 않도록 우리를 이끄는 기도의 나침반이며, 성모님이 건네시는 사도적 초대입니다. 그렇기에 교황님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 모두를 향한 조용한 울림이 됩니다.
“묵주기도는 언제나 내 삶을 함께하는 기도입니다. 또한 단순한 이들과 성인들의 기도이기도 하지요. 묵주기도는 제 마음의 기도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14년 5월 13일 강론’)
이 희망의 마음을 담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초대가 바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입니다. 또한 2027년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회칙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Rosarium Virginis Mariae)를 반포하신 지 25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이 두 사건은 결코 별개의 흐름이 아니라, 청년들의 믿음을 깊이 뿌리 내리고 교회의 미래를 열어 가기 위한 하나의 영적 초대입니다.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께서는 시련과 혼란 속에서도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시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항로를 걸어가도록 이끄십니다. 묵주는 바로 그 희망의 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성모님과 함께 묵주를 다시 손에 쥐어야 합니다. 묵주기도는 2027년을 향한, 이미 시작된 희망의 순례입니다. 세상과 교회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는 모든 이들의 손끝에서, 복음의 길이 열리고, 청년들의 미래가 자라고, 교회의 새 시대가 시작될 것입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6년 1월호, 박상운 토마스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 0 10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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