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6일 (금)
(홍)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

영성ㅣ기도ㅣ신앙

[영성] 영성의 샘: 사랑하기 위하여...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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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6-02-04 ㅣ No.2238

[영성의 샘] 사랑하기 위하여...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

 

12월 31일 밤 10시 성체 앞에 조용히 앉아 지난 한 해를 되돌아봅니다. 많은 생각을 했고, 많은 말을 했지만 그 생각과 말대로 살아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부끄러운 점은 매일같이 입에서 되뇌었고, 가슴속에서 수백 번 넘게 다짐했던 말을 살아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바로 “사랑합시다.”입니다. 

 

누구나 사랑하면서 살아가길 원합니다. 아니 사랑하기보다 사랑받기를 원하면서 살아갑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더 아파해야 하고, 더 힘들어지는 것이고, 더 나누고 없어지는 것이기에, 더 받고 더 편하고 덜 고통스러운 것을 선택하다 보니 사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며 살자.”라고 그렇게 외쳤지만 나의 삶은 “더 사랑받고 싶다.”라는 어리광을 부리며 지난 한 해를 살아왔음을 반성해 봅니다. 

 

어쩌면 우리는 사랑을 각자의 방식대로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자기의 꿈과 희망을 누군가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사랑합니다. 어떤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들이 대신 이루어주기를 바라면서 “다 너를 위한 거야. 참고 이겨내야지!”라고 꿈을 강요합니다. 아내는 자신이 더 크고 편한 아파트에 살기 위해서 남편의 건강을 챙기고 뒷바라지해주지만 모든 것이 남편을 위한 사랑이라고 자신을 포장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미사에 참석하고, 기도와 성사 생활에 충실하며, 남을 도와주는 일도, 성당에서 봉사하는 것도 뒤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하느님과 교회, 이웃을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과 내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무엇을, 누구를 위해 미사에 참석하고 기도하며 봉사합니까? 무엇 때문에, 왜 지금의 이 삶을 살아가고 있으십니까?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다시 한번 묻고 답해 봤으면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하여

 

처음 만난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람도 있다지만 그것은 설렘이지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지 않을까요! 사랑은 설렘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그 설렘은 떨림이며 끌림이고, 긴장감입니다. 설렘은 상대를 더욱 알고 싶게 합니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꿈이 무엇이고 상처가 무엇인지, 어디에서 살고 있으며 누구와 함께 살아가는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주위와 환경에 관해서 묻고 알아갑니다. 그런 ‘설렘과 알고 싶음’이 사랑의 첫걸음입니다. 

 

더 많이 알아가기 위해 자주 만나 대화하고 잘 바라보고 잘 들으며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노력합니다. 때로는 그 사람이 되어 생각도 해보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합니다. 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그 사람이 가는 삶의 방향과 가치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그 사람을 알아가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같이 하고, 그 사람과 같은 시선으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그 사람의 꿈을 응원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랑은 닮아감으로 살아가지 않을까요! 이제는 둘이 아니라 하나의 시선으로, 하나의 가치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첫 단계도 ‘하느님을 알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하느님을 자주 만나러 가십니까?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과 대화하고 그분의 좋아함과 싫어함을 잘 알고 계십니까? 그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그분의 꿈과 가치가 향하는 곳을 바라보려 하십니까? 그분을 사랑한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꿈과 희망, 우리의 욕망과 욕심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매일 같이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주소서.”라고 하느님과 대화하면서도 언제나 우리의 뜻과 우리의 꿈만 내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은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하느님을 알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언제나 나를 의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느님께서도 원하시는 것인지 의심해야 합니다. 나의 시선과 내가 품고 있는 감정과 생각을 언제나 의심하고 고민하며 행동한다면 우리의 삶이 하느님과 예수님과 닮아가는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모두가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래서 예수님과 닮아가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아름답고 행복하고 기뻐하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성모님과 함께 걷는 우리 모든 레지오 단원들이 더욱 사랑하고 더욱 기뻐하고 더욱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6년 1월호, 최종훈 토마스 신부(가톨릭목포성지 담당, 광주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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