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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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성경] 성경 속 인물99: 사도단에 치맛바람 일으킨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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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12-09 ㅣ No.8982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99) 사도단에 치맛바람 일으킨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 한스 폰 쿨름바흐의 <아들 아고보, 요한과 함께 있는 제베대오와 살로메>

 

 

유다인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와 천재들이 많은 것은 그들의 특별한 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현대교육이 지식이나 암기, 연역적 방법을 중시하는 것에 비해, 유다인들은 하느님 말씀을 중심으로 감성이나 지혜에 초점을 두고 토론이나 귀납적 방법을 사용한다. 가정에서 아버지는 가장이며 제사장이며 교육자의 역할을 한다. 유다인들에게 식사 시간은 성경 공부 시간이다. 모세가 호렙산에서 율법을 직접 받은 것 같은 감동으로 자녀들에게 토라를 가르친다. 논리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자녀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그런데 과학계는 지능은 어머니를 닮는다고 주장한다. 유다인 가정에서 어머니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어머니는 자녀 정서교육의 원천이며 최고의 심리치료사이며 교육의 상징이다. 어머니는 자녀의 거룩함, 올바른 행위, 좋은 성품을 계발해 주고 남편과 자녀들이 하느님 말씀을 배우게 도와준다.

 

자비로운 어머니는 동시에 능력이 있는 교사로서의 권위를 갖는다. 교육열이 유별난 우리나라의 어머니들도 치맛바람(?)이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이지만, 좀 더 지혜로울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식만 챙기다 보니 교권을 침해하는 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제베대오의 부인 살로메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로 아주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이 사도단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 되는데 어머니의 역할이 컸을 것이라 짐작된다. 부유한 가정 출신이라 예수님께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주었다. 여성 제자그룹의 가장 핵심 인물이었을 것 같다.

 

그녀는 왜 그렇게 예수님을 따랐을까? 유다 사회에서 여성은 철저히 소외된 존재였다. 살로메는 예수님의 사상과 활동에 매력을 느껴 전심전력으로 사도단을 도왔다. 살로메는 보통 유다인 가정처럼 아들들에게 많은 교육을 시켰을 것이다. 살로메는 인간적으로도 예수님께 큰 기대를 품고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살로메는 예수님에게 청탁한다. 예수님의 나라가 서면 자신의 두 아들을 주님의 양편에 하나씩 앉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녀는 분명히 예수님이 언젠가 큰 권력을 잡아 세상을 통치할 큰 인물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도들 안에서는 당연히 분란이 일어났다. 그러자 예수님은 제자들을 꾸짖었다. “너희도 알다시피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5-27) 물론 이 말씀을 제대로 이해한 제자들은 드물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살로메의 치맛바람으로 사도단 내에 말썽이 난 셈이었다.

 

전승에 따르면, 그녀는 제자들이 모두 줄행랑을 친 후에도 예수님의 마지막 십자가 밑에까지 함께했던 의리있는 여장부였다.

 

[가톨릭신문, 2025년 12월 7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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