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ㅣ미사
[미사] 미사의 구성1: 시작 예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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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와 함께] 미사의 구성 (1) 시작 예식
사제가 입당 행렬을 시작할 때, 모든 회중은 일어서게 됩니다. 입당 성가는 행렬하는 동안 울려 퍼지게 되고 사제가 제단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됩니다. 성가를 부를 상황이 안될 경우, 성경에서 발췌한 말씀으로 구성된 입당송을 낭독하게 됩니다.
사제는 제단에 이르러 제대에 인사를 합니다. 이 인사는 교회를 이루는 ‘모퉁이의 머릿돌’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흠숭과 존경, 그리고 그리스도를 기반으로 세워진 교회의 일치를 위한 상징적 행동입니다.(마태 21,42; 1베드 2,4 참조)
이어서 사제는 성호경으로 미사의 시작을 알립니다. 성호경은 모든 믿는 이들이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 친교를 이루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사뿐만 아니라 모든 신앙적 모임의 시작이 성호경인 것은 모든 모임이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그리고 그분의 권위 아래서 이루어지는 하느님과 인간의 완전한 일치 안에서 행해진다고 여기는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회중은 성호경을 긋고 나서 ‘아멘’이라고 말합니다. ‘진정으로, 참으로 함께 한다.’라는 의미를 담은 ‘아멘’은 온전한 승복과 참여의 외침입니다. 미사는 사제와 회중이 주고받는 선포와 외침의 형식이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서로를 향한, 서로의 조화 속에 그리스도께서는 늘 함께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서로 다른 미사의 구성원들의 실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 안에 드러납니다.
성호경에 이어 사제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인사말을 합니다. 이 말씀은 마리아에게 방문한 가브리엘 천사의 인사말이기도 합니다.(루카 1,28 참조) 주교가 미사를 주례할 경우는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하는데, 이는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남기신 인사이기도 합니다.(요한 20,26 참조) 사제의 인사 후, 회중은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응답하는데, ‘영’이라는 말마디를 두고 여러 오해들이 있습니다. 육체와 대비되는 정신 혹은 마음으로만 ‘영’을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의 영과 함께’라는 표현은 초대 교회의 전형적 인사말 중의 하나로 서로에 대한 전인적인 친교와 일치를 가리키는 인사입니다.(2티모 4,22 참조) ‘영’으로 번역된 ‘프뉴마(πνεῦμα)’는 ‘삶의 원동력, 열정, 정신’ 등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존재의 본질이나 핵심을 가리키는 말마디로 이해됩니다. 그러니까 미사의 시작을 알리는 인사말은 주님과 함께 미사의 모든 회중이 온전한 마음과 열정으로 그리스도와 하나되겠다는 결의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시작 예식은 가볍게 지나갈 준비 과정이 아니라 어쩌면 미사 전체의 특징과 핵심 요소를 짧지만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호경부터 천천히 정성스럽게 봉헌하면서 그리스도 안에 모든 이가 하나될 수 있도록 다짐하며 미사를 시작해야겠습니다.
[2025년 4월 20일(다해) 주님 부활 대축일(장애인의 날) 대구주보 4면, 교구 문화홍보국] 0 147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