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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복시성] 하느님의 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포지엄: 생애 · 덕행 · 명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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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지상 중계] ‘하느님의 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포지엄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 · 덕행 · 명성 I
2024년 6월 교황청 시성부는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 추진에 대해 ‘장애 없음(Nihil Obstat)’ 판정을 내렸다. 이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에 필요한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11일(토)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와 한국교회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 포지엄」 역시 그 일환이다.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이 시복 추진의 대상이 된 점을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그의 생애를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1922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수환 추기경은 1951년 대구 계산동 주교좌성당에서 사제로 서품되었다. 경북 안동 본당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한 사제 김수환은 이후 여러 사목활동을 거친 뒤 1956년 7월 독일 뮌스터대 대학원에서 그리스도교 사회학을 전공했다. 1964년 귀국한 후에는 ‘가톨릭시보사’의 사장에 취임하여 1년 8개월을 활동하며 가톨릭 언론 발전에 기여했다. 1966년 2월, 44세의 나이로 마산교구의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된 사제 김수환은 같은 해 5월 주교로 성성되었다. 이때 김수환 주교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를 사목 표어로 택했다. 1968년에는 서울대교구장 노기남(바오로) 대주교가 사임하면서, 제12대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었으며,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되어 5월 29일 서울대교구의 주교좌에 착좌하였다. 이어 김수환 대주교는 1969년 3월 28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되어 4월 30일 로마에서 ‘성 펠릭스 성당’ 명의의 서임식을 가졌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의 나이는 47세로 전 세계 추기경 136명 중 최연소자였다.
김수환 추기경은 1970년대 유신체제로 인해 정치적으로 탄압받던 인사들의 인권과 사회정의 회복을 위해, 19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을 위해 헌신했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신념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의 권익을 위해 돌보는 삶을 사셨다. 이처럼 김수환 추기경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사목 표어에서 드러나듯,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와 인권 보장, 민주화를 향한 노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영적 동반자이자 한국 가톨릭계는 물론, 종파를 초월하여 세상의 모범이 되셨다.
2025년 희년의 열림과 함께,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와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김수환 추기경의 정신과 봉사의 삶을 본받기 위해 시복추진 제1차 심포지엄의 주제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와 덕행 그리고 명성’으로 정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구요비(욥)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한국교회사연구소 이사장), 장긍선(예로니모) 신부(평양교구 사무국), 박성대(요한) 신부(대구대교구), 김인권(요셉) 신부(‘바보의 나눔’ 상임이사), 한홍순(토마스, 前 주교황청 한국대사), 유은희(체칠리아) 수녀, 노길명(세례자 요한) 교수(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조광(이냐시오) 교수(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유송자(데레사,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복지관), 박승찬(엘리야) 교수(시복시성위원회 역사와 고문서 전문가 위원회) 등 교계와 학계의 여러 저명 인사와 교회사 연구자 그리고 평신도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구요비(욥) 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의 개회사로 시작한 심포지엄은 4명의 발표자가 각각 대주제에 걸맞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제1주제를 맡은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의 「김수환 추기경 관련 사료 연구」 발표에 이어 김수태 교수(충남대학교 명예교수)는 「김수환 추기경의 사목 환경」, 홍주영 연구원(듀크대학교 종교학부)은 「김수환 추기경의 해외에서의 명성」, 박일영(사도 요한) 교수(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는 「김수환 추기경의 성덕의 명성 : 생애와 죽음과 죽음 이후」를 주제로 발표했다.
제1 발표에서 조한건 신부는 ‘하느님의 종’에 대한 사료를 유물 사료, 문헌 사료, 구전(증언) 사료, 연구 사료, 매체 사료 5가지로 분류한 후, 김수환 추기경 이전 시복·시성 되신 순교자들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자료의 발굴보다 사료의 수합 및 분류·정리와 분석을 통해 증언 자료의 중요성을 발표하였다. 이어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기존 연구를 영성, 평화 사상 등으로 분류하여 연구 동향을 파악하였으며,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을 기반으로 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연구의 과제로 꼽았다.
제2 발표에서 김수태 교수는 김수환 추기경의 사목 환경을 보여주기 위해 김수환 추기경께서 몸소 실천하신 민주화와 삶의 지향으로 삼으셨던 한국 사회의 인간화, 한국 천주교회의 쇄신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진 직후의 변화한 사회 환경 속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한국 사회의 인간화를 강조했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제3 발표에서 홍주영 연구원은 한국 사회를 넘어 세계 가톨릭교회를 향한 김수환 추기경의 사역을 조명하고, 그의 실천하는 신학이 보편교회 전반에 주는 교훈을 조명하였다. 이를 위해 김수환 추기경이 여러 교회 기구와 교황청 산하 위원회에서 담당했던 활동과 기록을 조사하여, 그가 쌓은 해외에서의 성덕과 명성을 발표했다.
제4 발표에서 박일영 교수는 김수환 추기경 생전의 활동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의 평가와 명성에 대해 발표하였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에 나온 언론 보도와 영상물 현황 그리고 여러 교구와 본당 및 기관에서 전개한 기념 사업 내용을 중심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성덕과 명성을 발표하였다.
종합 토론에서 박광용 교수(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장정란 교수(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 김정숙 교수(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오지섭 교수(서강대학교 대우교수), 김남희 교수(가톨릭대학교)가 4개 발표의 토론을 맡았다. 김정숙 교수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이 불가능하여, 송란희(가밀라) 박사(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가 김정숙 교수의 토론문을 대독하였다.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포지엄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 덕행, 명성 Ⅰ」은 김수환 추기경의 뛰어난 신앙과 덕행의 모범을 함께 공부하는 자리였다. 추후 김수환 추기경 연구의 훌륭한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이어지는 2차 심포지엄(2월 8일)에도 많은 분의 참여를 기대한다. [교회와 역사, 2025년 2월호, 이병윤(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원)]
[심포지엄 지상 중계] ‘하느님의 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시복 추진 제1차 심포지엄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 · 덕행 · 명성 II
현재 천주교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하느님의 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시복을 추진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 추진 과정은 2023년 3월 23일 제11차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회의에서 서울대교구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 추진을 선언하며 시작되었다. 정순택 대주교는 같은 날,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부위원장인 박선용(요셉) 신부를 청원인으로 임명했다. 청원인이란 시성 사건을 신청한 청구인을 대신하여, 시복 시성을 추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시복 추진의 권한과 임무를 받은 박선용 신부는 2023년 7월 12일 역사와 고문서 전문가 위원회 구성을 위한 제1차 준비 모임을 구성했다. 준비 모임은 2024년 5월 8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이뤄졌다.
한편,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2023년 8월 4일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안건과 관련하여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 자문을 요청했다. 그 결과, 2023년 10월 9~11일에 열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서울대교구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시복 안건 추진에 대해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 낼 수 있었다.
주교회의의 동의를 얻은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2024년 1월 12일, 교황청 시성부에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요청하였고, 2024년 6월 18일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 추진에 장애가 없다는 승인을 받았다. 승인 이후 박선용 신부는 청원서를 정순택 대주교에게 제출하였고, 정순택 대주교가 예비 심사 관할권을 구요비(욥)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임하면서, 본격적인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시복 추진에 착수했다.
시복 추진의 일환인 심포지엄을 기획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2024년 7월 10일 제1차 역사전문가위원회 회의를 가졌다. 역사전문가위원회는 박선용 신부, 조한건(프란치스코) 신부(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규(베네딕토) 신부(가톨릭대학교), 장정란(베로니카) 교수(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 박일영(사도 요한) 교수(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오지섭(사도 요한) 교수(서강대학교 대우교수), 김경이(클라라) 교수(가톨릭대학교), 박승찬(엘리야) 교수(가톨릭대학교), 김정숙(소화 데레사) 교 수(영남대학교 명예교수), 박광용(아우구스티노) 교수(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김남희 교수(가톨릭대학교)로 구성되었다. 역사전문가위원회는 총 3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와 덕행 그리고 명성’이라는 주제로 두 번의 심포지엄을 기획했다.
지난 1월 11일 제1차 심포지엄에 이어, 2월 8일 서울대교구청 501호에서 개최된 제2차 심포지엄은 구요비 주교의 개회사로 시작하여 총4개의 발표와 종합 토론을 거친 후, 박선용 부위원장 신부의 폐회사로 마무리되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2025년 1월 27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인준한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시성 기도문이 처음 공식 행사에 공개되었다.
첫 발표는 교황청 시성부 차관보인 보구스와프 투렉(Bogusław Stanisław Turek) 몬시뇰의 기조 강연이었다. 몬시뇰은 ‘한국천주교회의 시복 시성 안건들(Le Cause della Corea - alcune con - siderazioni)’이란 주제의 발표를 준비했다. 몬시뇰은 10개의 한국천주교회 관련 시복 시성 안건을 소개했다. 몬시뇰은 한국교회의 안건과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의 안건을 비교하며, 수백 개의 안건을 가지고 있는 이들 국가에 비해 한국교회가 적은 안건을 보유하고 있지만, 모두 휴면 상태가 아닌 ‘살아 있는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현재 교황청 시성부에 전달된 7건의 안건 중 6건의 청원인이 한국천주교주교회의라는 것 역시 흥미로운 점으로 꼽았다. 몬시뇰은 한 국가의 주교회의가 청원인 역할을 한 사례는 아르헨티나의 ‘복자 에드워드 피로니오(Eduardo Francisco Pronio)의 안건’이 유일하다고 설명하며, 주교회의가 청원인 역할을 하는 한국의 경우는 시복 시성 후보자의 성덕과 순교의 명성이 특정 지역을 넘어섰음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발표는 조한규 신부의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사상에 대한 신학적 고찰 - 대신덕과 대인덕을 중심으로’였다. 조한규 신부는 ‘대신덕’(신덕, 망덕, 애덕)을 통해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사상을 고찰하고, ‘대인덕’을 통해 인간 혹은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덕이 김수환 추기경의 삶 전반에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살펴보았다. 그 후 그리스도교에서 성인과 복자의 위치와 의미를 살펴보고, ‘성인들의 통공(通功)’이 뜻하는 바를 살펴봄으로써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신앙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합당하고,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삶에 부합하는지 신학적으로 조망하였다.
세 번째 발표는 고준석(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서울대교구 혜화동 본당 주임)의 ‘김수환 추기경의 사목 전망: 사목 교서를 중심으로’였다. 고준석 신부는 사목 교서가 교구장 주교의 사목 방향을 가장 무게감 있게 잘 드러낸다고 설명하며, 김수환 추기경의 사목 교서를 시대별로 분석함으로써 김수환 추기경의 사목 전망을 파악하였다.
고 신부의 분석한 바에 따르면 김수환 추기경이 사목 교서에서 가장 강조한 점은 ‘교회 쇄신과 복음화’였다. 김수환 추기경에게 ‘교회의 쇄신’이란, 그리스도인이 복음적 삶을 살아감으로써 세상에 자극을 주고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복음화’는 교회 내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상 속의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추구했던 교회 쇄신의 모습으로, 김수환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한국교회에 구현하고, 한국교회가 그리스도를 본받아 성찬의 삶을 살아가길 원했다.
마지막 발표는 보구스와프 투렉 몬시뇰의 특별 강연으로, 주제는 ‘성인, 복자, 하느님의 종에게 기도하기’였다. 몬시뇰은 전구(轉求)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복 시성 심사 과정에서 필요한 기적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기적의 기원은 전구 기도이며, 시복 시성에 필요한 기적은 ‘하느님의 손가락’이었다. 덧붙여 몬시뇰은 ‘하느님의 손가락’이란 시복 시성 절차에서 인간의 판단에 대한 하느님의 목소리 (Vox Dei)라고 해석했다.
종합 토론에서는 조한건 신부가 좌장을 맡았고, 박승찬 교수와 이재돈(세례자 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생태영성연구소 소장)가 토론을 맡았다. 김남균(시몬) 신부(바티칸 뉴스)의 통역으로 보구스와프 투렉 몬시뇰도 종합 토론에서 청중의 질문에 열성적으로 답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 구요비 주교, 정연정(디모테오) 신부(로마한일신학원), 백남일(요셉)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안선재(안토니오) 수사(떼제공동체), 유은희(체칠리아)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한홍순(토마스, 前 주교황청 한국대사), 노길명(세례자 요한) 교수(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 등 여러 저명인사와 교회사 연구자, 신자 110여 명이 참석하였다.
두 차례에 걸친 「‘하느님의 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시복 추진 심포지엄」은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와 덕행 그리고 명성을 함께 돌아보는 자리였다.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을 위한 연구 자료를 점검하고 평가했다는 의의와 더불어, 한국천주교인은 물론 종파와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여전히 사랑과 존경을 받는 김수환 추기경의 삶을 깊이 성찰하며 되살리는 시간이었다. 보구스와프 몬시뇰이 역설한 것과 같이, 한국교회에 전구 기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더 널리 퍼져 김수환 추기경뿐만 아니라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와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Barthélemy Bruguiére) 주교 그리고 시복 시성 준비 과정에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바치는 전구 기도를 통해 우리의 신앙이 하느님 뜻에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교회와 역사, 2025년 3월호, 이병윤(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원)] 0 14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