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9일 (수)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전례ㅣ미사

[전례]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31) 사순 시기를 보내며 (2) 판공성사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5-03-18 ㅣ No.2649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31) 사순 시기를 보내며 (2) 판공성사

 

 

“고해성사는 1년에 몇 번 보면 되는 건가요?”

 

이러한 질문을 자주 받곤 합니다. 우선 이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은 교회법 989조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989. 모든 신자는 사리 분별할 나이에 이른 후에는 매년 적어도 한 번 자기의 중죄를 성실히 고백할 의무가 있다.(1215년 제4차 라테란 공의회)

 

그리고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제 90조 1항에서도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모든 신자는 일 년에 적어도 한 번은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를 하여야 한다.

영성체는 원칙적으로 부활 시기에 이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부활 영성체의 의무를 재의 수요일부터 삼위일체 대축일까지 하도록 연장하고 있다.(81조 1항 참고) 이때 맞추어 판공 고해성사도 집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토대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교회법적으로 모든 신자는 최소한 1년에 한 번 고해성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부분은 최소한의 횟수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현재 교회는 중요한 시기에, 곧 성탄을 준비하는 “대림 시기”와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에 판공성사표를 신자들에게 나눠 주어, 이 시기만큼은 우리의 영적인 부분을 정돈하고, 하느님에게, 또는 서로가 서로에게 남긴 상처에 대해 치유하자고 권고합니다. 그러므로 1년에 한 번 고해성사를 봉헌하면 되지만, 이러한 모습이 결코 신자들에게 영적 성장이나 선익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기도를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설명하고, 신앙은 하느님과의 관계라고 설명합니다. 친한 친구나 동료와 1년 동안 몇 번 만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그리고 고해성사는 치유의 성사로 자비의 하느님을 만나는 거룩한 예식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1년에 몇 번이나 병원에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고해성사는 법적이거나, 형식적인 예식이 아닙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고, 나아가 나의 영적 부분의 상처를 치유받는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의무”라는 차원으로 다가설 것이 아니라, 우리는 치유와 은총, 건강한 사랑과 나의 영적인 부분을 돌보기 위한 중요한 성사입니다. 물론 부담되고, 어려운 성사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나의 죄를 되돌아보는 것부터 마음을 먹더라도 분명 수많은 유혹이 찾아와 우리가 고해소 앞까지 다가서는 데 많은 어려움이 생기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은총이 거대하기에 유혹도 거세게 다가오는 것일 뿐입니다. 사순 시기를 보내며 우리는 또다시 판공성사표를 받게 될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고 ‘대림 시기 때 보고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라는 유혹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부활이라는 거대한 신비를 지금을 살아가는 내가 구체적으로 받고자 한다면, 나아가 바쁘다는 이유로 돌보지 못한 나의 영적 부분의 치유를 받고자 원하신다면, 의무가 아닌, 치유와 은총을 위해 기쁘게 고해소로 나아갑시다.

 

[2025년 3월 16일(다해) 사순 제2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세종도원 주임)] 



1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