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ㅣ미사
[전례]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인 행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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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법]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인 ‘행렬’
우리는 주일마다 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집을 떠나 성전으로 향합니다. 우리가 미사에 참례한다는 것은 주일의 의무를 지키는 것을 조율하여,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성전에서 이루어지는 미사는 세 번의 행렬(입당, 예물 그리고 영성체)을 진행하며, 각기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입당 행렬
일반적으로 미사는 제의실이나 성전 입구에서 출발하여 제대를 향해 나아가는 ‘행렬’로 시작하는데,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깨우쳐 줍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이며, 제대를 향한 행렬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의 여정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서도 “순례는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상기시켜 준다. 전통적으로 순례는 기도를 쇄신하게 하는 매우 좋은 기회로 간주되어왔다.”(2691항)라고 말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향한 순례의 여정이 곧 ‘행렬’이고, 우리의 마음과 기도를 새롭게 하는 시간도 순례의 여정인 ‘행렬’이라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비록 신자 대다수는 그 행렬에 함께 참여할 수는 없지만, 입당성가를 부름으로써 순례의 여정인 행렬에 동참하게 됩니다.
예물 행렬
예전에는 신자들이 전례 때 사용할 빵과 포도주를 자기 집에서 가져와 제대에 봉헌하는 행렬을 하였다면, 지금은 신자들 중 대표자가 빵과 포도주를 제대에 봉헌하는 행렬을 진행하고, 그 외 신자들은 헌금을 봉헌하는 행렬을 진행합니다. 하느님께 드리기 위해 가져온 예물은 성찬례에 참여하기 위해 모인 우리의 일과 삶을 상징하는 것이며,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적인 의미는 주일뿐만 아니라 평일 미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행렬의 가치와 영적인 뜻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영성체 행렬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기 위해 몸을 일으켜 행렬에 동참하며 제대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 행렬은 하느님을 만나고 생명의 빵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하느님의 백성을 상징하므로, 개인적인 동시에 공동체적입니다. 또한, 몸으로부터 시작된 이 움직임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켜 주어, 우리의 신앙을 몸으로 고백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외적인 행위로 시작된 행렬은 우리가 이 거룩한 전례에 합당하게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내적 준비를 마련해줍니다. 준비된 내적인 행위는 다시 우리의 외적인 행위로 이어지는데 입당 행렬에서는 성가를 통해 행렬에 동참하고, 예물 행렬에서는 봉헌을 통해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맡기고, 영성체 행렬에서는 “아멘”이라는 고백과 함께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그분과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2024년 11월 3일(나해) 연중 제31주일 수원주보 4면, 김일권 요한 사도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0 31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