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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천지를 바로 알다: 신천지 탈퇴 신자, 김로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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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8-10 ㅣ No.1464

[기획기사] ‘신천지’를 바로 알다 ② 신천지 탈퇴 신자, 김로사 씨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드러난 신천지의 거짓말 포교 수법은 상상을 초월한 가운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곁을 맴돌며 가족과 지인, 이웃을 노리고 있다.

 

한국심리상담협회 등을 사칭해 가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천지는 마인드 콘트롤 상담, 브레인스토밍, 스페셜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6개월에서 1년 과정으로 진행한다. 이때 강사와 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은 포교꾼(일명 추수꾼)과 포교 도우미들(잎사귀)이다. 김로사(가명) 씨도 이 수법에 말려 들어 지난 3년 동안 신천지에 빠져 있었다. 본당에서 구역장, 성가대, 레지오마리애 등의 신심단체에서 활동한 로사 씨는 신천지에게 가톨릭 신자를 포섭하는데 있어 가교 역할을 할 좋은 먹이감이었다. 로사 씨는 신천지에 빠져 친했던 지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이 기회를 통해 신천지가 왜 사이비인지, 왜 절대 그곳에 빠져서는 안 되며, 사이비·이단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Q. 신천지에서는 어떻게 접근해 왔습니까?

 

직장 동료이자 가까운 지인이 박람회 표가 두 장 있는데 함께 갈 사람이 갑자기 취소를 했다며 가자고 했습니다. 평소 상담심리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 박람회에서 상담심리에 관한 것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심리검사를 받았습니다. 일주일 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신천지가 말한 방촌시장 내에 위치한 건물로 갔습니다. 스트레스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계속해서 관리를 해야 하고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며 일주일에 1회씩 하자고 했습니다. 이미 이들은 지인을 통해 상담심리에 관심이 많은 저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조금이나마 의심을 보이면 조금 더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을 만나게 하면서 의심을 없앴고 자신들의 아픔을 먼저 털어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Q. 이후 신천지의 어떤 교육과정을 밟았는지요?

 

계산성당 후문 근처에 있는 건물의 복음방(센터)에서 일주일에 4회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신천지는 성경구절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드는데 뛰어났고 그 교리는 사람을 현혹시켰습니다. 교리에 의구심을 가지면 개신교 교리와 가톨릭적 해석이 다르다는 것을 비교 분석까지 하면서 의심을 풀어줬고 성경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줬습니다.

 

이 과정이 끝나면 심화과정으로 넘어갑니다. 이때 제가 주변에 이런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려고 하자, 신천지는 “당신처럼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 여기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주변인들에게 말하는 순간 당신이 하느님께 받을 수 있는 복이 달아난다.”며 비밀로 해야 한다고 단속을 시켰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2회, 4개월 동안 복음방 과정을 거쳐 성전(대명동)으로 가서 유월(수료)을 했습니다. 유월을 하면 잎사귀라고 부르는데 이 잎사귀들이 처음 온 것처럼 연막을 쳐서 열매, 즉 신참들이 의심을 하지 못하도록 만듭니다. 저는 잎사귀와 추수꾼으로 활동했습니다.

 

 

Q. 어떻게 추수꾼과 잎사귀로 활동하게 되셨습니까?

 

교회에 침투하는 이들을 추수꾼이라 하고, 포교를 돕는 이, 즉 포교 도우미들을 잎사귀라고 합니다. 이때 포교 1순위는 가족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사람을 먼저 포교해야 합니다. 남편도 저도 성당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제게 기존과 같이 본당에서 활동하며 지인들을 포섭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퇴하겠다고 하자, 저를 담당했던 잎사귀가 어떤 식당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약속장소에 나가니 손님이 많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신천지였습니다. 담당자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있는 순간 무속인이라는 사람이 다가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면 큰 화가 닥친다고 하면서 겁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또 현혹되어 신천지에 남게 되었고 의심했다는 이유로 저는 그동안 했던 과정을 다시 반복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신천지의 감시는 더 심해졌고 조금만 이상한 낌새를 보이면 잎사귀들이 달려들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혼을 뺐습니다. 그렇게 두 번의 과정을 걸쳐 결국 유월을 했고, 후에 추수꾼과 잎사귀로 활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Q. 포섭된 후 신천지인으로서 지켜야 할 사항이 있습니까?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절대 성경, 심리상담치료 등을 공부하고 있다고 밝혀서는 안 되고 공부한 자료를 집에 가지고 갈 수도 없고 다른 이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고 교육 받습니다. 또 대중적인 카톡이 아니라 텔레그램을 사용해야 했고 24시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합니다. 이밖에도 특이사항이 많지만 일단 주변에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분들이 계시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Q.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타던 자동차 수리를 부탁하면서 남편이 알게 됐습니다. 남편이 사실을 안 그날 저녁, 퇴근을 하니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는 남편에게 시치미를 뗐고, 배신감에 치를 떨던 남편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행동을 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옷이 벗겨진 채 감금을 당하고 폭력에 시달린 적도 있는데 신천지는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고, 나중에 제 상태가 심각해지자 자신들이 책임을 질 테니 이혼을 하라고 종용했습니다. 그때서야 정신을 차려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한 저는 신천지와 선을 그었지만 계속 주위를 맴돌면서 저를 감시하고 사람을 보내 회유와 협박을 했습니다. 이때 남편이 교구 유사종교담당 신부님과 약속을 잡아 주었습니다.

 

 

Q. 신천지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쉬웠습니까?

 

아니요, 무척 힘들었습니다. 외적으로는 신천지의 협박과 회유, 감시에 시달렸고 내적으로는 신천지에서 받은 세뇌 교육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처음 유사종교담당 신부님을 뵙고 “나를 돌아오게 해봐라.”고 오만하게 구는 등 벽창호였습니다.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도록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끌어 준 신부님과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Q. 신천지에 대해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코로나19로 인해 매스컴이 관심을 가지며 신천지의 포교 수법이 노출됐지만 이들의 수법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밖에서 만난 이가 심리 검사를 하자거나 상담을 하는 등의 행위는 모두 의심해봐야 합니다. 나아가 주임신부님께나 수녀님께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 하면 무조건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도 신부님과 수녀님께 물어보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신천지에 갔다면 수요일과 일요일에 예배를 하는지 확인하며 의심해야 됩니다. 가톨릭의 활동은 외부에서 하는 것이 없습니다. 가톨릭도 ‘교회 안에서 배워라!’고 합니다. 성경 공부나 활동은 교구 안에서 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십시오.

 

조금이라도 이런 사이비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빠지지 않았을 겁니다. 부끄럽지만 이렇게 용기를 낸 것은 저와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며 신천지를 비롯한 사이비 종교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저로 인해서 신천지에 빠졌다가 함께 나온 지인이 계시는데 지금도 성당을 나가지 못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하느님께 너무 죄송해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믿고 있었던 사람, 의심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상처는 잘 치유되지 않습니다.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저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제가 알고 있는 사이비 종교집단 신천지에 대한 모든 것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전달하겠습니다.

 

여전히 존재를 감추며 활동하고 있는 신천지의 거짓 교리에 빠지지 않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회 밖에서는 어떤 활동도 없다는 것을 인지하며 항상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교구의 신천지 및 유사종교 정책에 대해 바로 알고 공부해야 한다.

 

[월간빛, 2020년 8월호,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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