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3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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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서울대교구 화양동성당 새 성전 예수승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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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5-17 ㅣ No.721

서울 화양동성당 새 성전 ‘예수승천상’


신비스런 푸른 빛 가운데 하늘로 오르시는 예수님

 

 

- 서울 화양동성당 제대 뒤편에 설치된 오광섭 작가의 ‘예수승천상’.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늘에 오르시는 장면을 조각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신비로운 느낌의 파란 하늘 위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올라가신다. 구름 사이로는 강렬한 빛이 비치고 두 천사들이 경배 드리고 있다. 마치 한 편의 멋진 성화 같은 느낌의 이 작품은 놀랍게도 조각품이다. 게다가 이 작품은 여느 성당의 십자가가 놓여 있는 제대 뒤 벽에 자리잡고 있다.

 

현재 성전 신축 공사 중인 서울 화양동성당에 새롭게 설치된 이 예수승천상은 원로 조각가 오광섭(다미아노) 작가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독특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흔치 않은 소재를 사용했고 표현 방식도 특이하다. 파란 하늘은 천연염색으로 물들인 삼베 두 겹을 겹쳐 표현했고, 벽에 모서리를 붙이지 않고 60㎝ 정도 띄운 채 벽 사이에 간접 조명을 설치해 무한한 공간감을 나타냈다.

 

특히 파란 빛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오묘한 느낌을 준다.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을 비롯해 수많은 성당에서 작업한 프랑스인 파이프오르간 조율사는 조율을 위해 화양동성당을 찾았다가 작품을 보고 “파란색인데 어떻게 따뜻한 느낌을 주냐”며 놀라움에 할 말을 잃기도 했다고.

 

작품의 재료로 빛을 표현하는 데에는 황동을, 나머지는 청동을 썼다.

 

제대 위 조명으로는 본당 주보성인인 ‘그리스도왕’을 형상화한 거대한 왕관 모양의 작품이 설치됐다. 이 왕관은 아래로 내릴 수도 있어, 혼배성사 등에서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창작을 하는 조각가이기 때문에 기존에 있던 것들을 안 따르려고 합니다. 특히 외국 작품들을 답습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가급적 제 머릿속에서, 영혼에서 느껴지는 예수님과 하느님을 그려내고 싶습니다. 그것이 하느님이 주신 재능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오 작가는 예수님께서 하늘로 오르시는데 십자가가 함께 있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해, 빈 십자가 아래에 남겨진 가시관과 못을 형상화한 작품을 따로 만들어 곧 완성할 예정이다. 성전은 ‘돈’이 아닌, ‘정성’으로 짓는 것이라는 본당 주임 한영석 신부와 오 작가의 일치된 생각으로 이룬 새 성전이라 드러나지 않는 작은 곳까지 세심하게 신경썼다.

 

오광섭 작가가 서울 화양동성당 복도에 설치된 자신의 십자가의 길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서대에는 자개를 이용해 나전칠기와 같은 느낌으로 복음사가를 형상화했고,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감실이지만 열어보면 그 안에 오병이어를 표현했다. 14처가 걸릴 벽의 이음새까지도 미리 계산했을 정도다. 아무도 알아보지 않아도 하느님은 아시기 때문이다.

 

‘작품에는 절대적으로 땀이 배야 하고 땀이 배면 혼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오 작가는 추상 작업에 있어서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해 왔지만, 구상 작업이 주를 이루는 성미술 작업의 색채는 전혀 다르다.

 

그는 “성미술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까막눈에서부터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바라보는 것이기에 가장 직접적으로 임팩트 있는 느낌을 전달하고자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사 재개 후 처음 작품을 만난 화양동본당 신자들은 두 배의 감동과 놀라움을 느꼈다.

 

본당 사목협의회 함윤기(바오로) 회장은 예수승천상을 모신 느낌에 대해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앞으로 더 깊은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화양동본당 신자임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20년 5월 17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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