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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 발간 10년의 회고: 교회 유산의 체계적 보존관리 이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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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1-12 ㅣ No.698

[특별기고]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 발간 10년의 회고


“교회 유산의 체계적 보존관리 이뤄지길”

 

 

주교회의 문화위원회가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이하 지침)을 발간한지 10년이 됐다. 주교회의 문화위원회는 지난 2009년 11월 상임위원회 승인을 받아 이 지침을 발간했다. 교황청 문화재위원회가 지난 2004년 “교회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그 가치를 증진시키고자 그 현황을 파악하고 보존·보호·진흥에 힘써야 한다”고 권고함에 따라, 주교회의는 2005년부터 실태조사를 포함한 연구와 심포지엄을 거쳤다. 본지는 지침 발간 10년을 맞아 전 문화재위원인 단국대학교 김정신 건축학과 명예교수의 특별기고로 지침 발간의 의미와 그간 교회의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노력과 향후 과제를 알아본다.

 

- 서울 혜화동성당.

 

 

문화재 지정 및 등록

 

10년 전 당시 천주교 문화유산은 지정문화재가 총 35건으로 사적 8건, 지방유형문화재 9건(유물 1건 포함), 지방 기념물 11건, 문화재 자료 7건이었다. 등록문화재 20건을 합쳐 천주교 관련 문화재는 모두 55건 이었다. 10년이 지난 현재는 사적 10건, 지방유형문화재 8건(유물1건 포함), 시도기념물 13건, 문화재자료 8건 등 지정문화재 39건, 등록문화재 38건(유물 1건 포함) 등 총 77건이 되었다. 지정문화재는 불과 4건 증가한데 비해 등록문화재는 18건이 증가했다.

 

근대문화재인 등록문화재는 전체 등록건수가 매년 약 5%씩 증가한데 비추어 볼 때, 천주교의 등록문화재 등록건수는 평균수준이다. 오히려 동산문화재가 활발히 등록되는 최근의 경향에서(전체 190건에서 268건으로 41% 증가) 볼 때 단 1건 증가로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문화재청에서는 근대시기 종교문화유산의 문화재등록을 장려하기 위해 2013년부터 연차적으로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의 목록화 조사보고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며, 천주교는 2014년에 전국의 천주교 역사자료, 미술, 전례기물 등을 전수 조사한 바 있다.

 

- 칠곡 가실성당. 원주 원동성당 종탑(우).

 

 

불교의 경우는 그 후 32건의 근대불교문화재가 등록되었는데 그중 23건이 불상, 불화, 범종, 경전 등의 근대 불교 동산문화재이며, 개신교도 예수성교 누가복음전서(1882, 등록문화재 668호) 등 7건의 동산문화재가 등록되었다. 반면 천주교는 김 골롬바와 아녜스 자매(석고상, 등록문화재 제690호) 1건만이 등록되어 기존의 음성 감곡성당 소장유물(충북유형 219호)과 함께 2건이 문화재로 지정·등록되어있을 뿐이다.

 

천주교는 개신교에 비해 월등히 많은 동산문화재를 갖고 있다. 천주가사, 연도 등의 무형유산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서적, 기물 등과 박해시대 교리서, 기도서, 순교록, 첨례표 등의 역사자료와 성모상, 십자가, 묵주, 십자고상, 종, 성화, 스테인드글라스 등의 미술품, 제대, 세례대, 성상, 십사처 등의 전례기물 등 수없이 많다. 또한 이를 보관하고 있는 박물관, 연구소 등도 많고 연구자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문화재로 등재하는 데는 무관심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이 2009년 주교회의가 발간한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이다. 그러나 어느 교구도 이를 적용하여 관리하는데 무관심하며,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역시 위원이 바뀌고 나서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은 채 부속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 울산 언양성당.

 

 

세계유산 등재 운동

 

세계유산 중 교회관련 유산은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그중 아시아의 가톨릭교회유산은 ‘칠로에 섬의 교회들’, ‘인도 고아의 성당과 수도원’, ‘필리핀의 바로크 양식교회’, ‘마카오의 역사지구’, ‘일본 나가사키 잠복 기리스단 관련 유산’ 등 현재 5건이 등재되어 있다.

 

지침 발간 후 수 차례의 심포지엄과 세계유산 잠정목록 신규 발굴 세미나(2011)에서의 발표를 통해 문화재 관련 당국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교회는 각 교구는 물론이고 주교회의 문화위원회 조차도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전라북도와 충청남도에서 몇 차례 세미나를 열었을 뿐 문화재청에서도 잊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재작년 ‘한옥 교회유산을 세계유산으로’ 팸플릿을 만들어 주교회의에도 보고하고 홍보, 운동을 하였으나 개인적인 운동으로 그쳤다. 교구나 교회당국은 아무런 반응도 호응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 개신교는 문화재청 산하 사단법인을 만들어 조직적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성공회도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세계유산 등재 운동을 시작했다. 한편 천주교 대전교구 정도가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교구 내 한옥교회를 중심으로 세계유산 등재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전문가로서의 견해는 천주교, 성공회, 개신교를 망라해서 함께 ‘한옥교회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하여야만 가능하리라 확신하나 천주교에서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주교회의는 물론이고, 문화위원회, 가톨릭미술가회, 교회사연구소 어디에서도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

 

 

천주교의 문화유산 관리 실태

 

실제 천주교회는 건축에는 많은 예산과 정성을 쏟지만 건축 후 관리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특히 오래된, 문화재로 지정된 건축물은 문화재 당국의 예산지원만 요청할 뿐 스스로 체계적인 보존관리에는 무관심 한 게 사실이다. 2018년 말 현재 본당만 1747개소로 1985년의 692개소의 2.5배(신자 수 증가 2.9배)로 늘어났다. 이는 제1·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교회건축(천주교) 숫자 약 1500개와 비교할 때 국토면적과 인구수를 감안하면 우리는 지난 30여 년간 독일의 2배에 달하는 교회가 신축된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혜화동성당이나 절두산성당을 능가하는 현대 성당건축을 갖지 못하고 있다.

 

교회 문화유산의 기록 목록화는 단시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각 교구, 본당의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주교회의 지침에 따른 목록화와 보존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후속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는 주교회의 문화위원회와 각 교구 관련부서, 교회사 연구소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장수 수분공소.

 

 

20여 년 전 약현성당이 방화로 큰 피해를 입었을 때 교회유산의 안전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으나 그 뿐이었다. 지난 4월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의 화재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국가문화재로 지정, 등록된 경우 최소한의 소방안전장치만 마련되었을 뿐 유물의 보호는 거의 무방비 상태다.

 

문화유산의 보존은 시기를 놓쳤을 때 회복하기 어려운 성격을 갖고 있다. 한국 인구의 10%가 가톨릭 신자이며, 세계에서도 가장 활발한 우리교회는 세계유산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근거와 역량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의 세계유산 14건을 분석해 보면, 불교유산 1/3, 유교유산 1/3, 궁궐, 성곽, 자연유산 1/3로 구성되어 있다. 문화유산 보존 관리지침서 발간 10년을 회고하면서 더 늦지 않게 우리 교회 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기원한다.

 

[가톨릭신문, 2020년 1월 12일, 김정신 스테파노 교수(단국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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