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8일 (금)
(홍)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형제적 사랑과 일치(레지오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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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9-10 ㅣ No.649

[레지오와 마음읽기] 형제적 사랑과 일치(레지오 행사)

 

 

심리학 연구가 과학적으로 체계가 잡힌 것은 19세기 말부터이다. 그렇다고 인류가 마음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음에 관한 연구는 철학이라는 형태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 심리학의 연구방법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다양해졌다. 그 중 같은 대상을 두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추적하여 조사 연구하는 것을 종단적 연구라고 하는데, 이는 많은 경비가 들고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심층적 자료 수집이 가능하여 남다른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기 전인 1938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진행되는 실험이 있다. 물론 80여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처음 실험 대상자들은 대부분 사망하고 그들의 자녀까지로 대상이 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바로 하버드대에서 진행하는 ‘하버드대의 성인 생애 발달연구(The 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프로젝트이다.

 

이 실험의 처음 대상자들은 미국 보스턴에 사는 청소년 724명이었다. 하버드대 2학년생들인 한 그룹과 가장 불우하다고 생각되는 보스턴 빈민가 공동주택에 사는 청년들을 한 그룹으로, 두 그룹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2년마다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생애 전반에 대하여 면밀하게 조사하였다. 즉 직업, 건강, 결혼과 가정생활, 사회적 성취 정도, 친구 관계 등의 다양한 영역을 인터뷰와 의료기록 열람, 가족 면담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아보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실험 대상자들은 자연스레 사회 각 분야에 진출했는데 그들 중에는 공장노동자나 벽돌공도 있었고 의사나 변호사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중독이나 정신분열증을 얻은 사람도 있었다. 물론 빈곤층이었다가 성공하여 상류층에 오른 사람도 있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었고, 존 F 케네디처럼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긴 시간을 들여 조사한 연구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무엇이 행복(Happy)을 결정하는가?”를 알기 위한 것이었다. 즉 인류의 오랜 숙제인 행복의 조건들을 찾기 위함이었다.

 

 

우리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좋은 관계”

 

이 연구의 방대한 데이터 결과를 2015년 연구의 네 번째 책임자인 로버트 월딩어 박사가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 / 미국의 비영리 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연회)에서 발표하여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는 이 강연에서 우리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관계”라고 하였다. 그것도 그저 그런 관계가 아닌 “좋은” 관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좋은 접촉(인연)은 행복과 장수의 으뜸 조건임이 확인됐다. - 중략 - (하지만) 사랑이 결핍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게 삶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관계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애정이 돈독한 부부가 있는가 하면 서로에게 무관심한 부부가 있고, 대화가 잘 통하는 부자(父子)가 있는가 하면 연락조차 하지 않는 부자도 있다. 마찬가지로 내 마음을 온통 다 보여줄 수 있는 친구도 있지만 그런 깊이 없이 얕은 만남만을 반복하는 사이도 있으니 사람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내 안에서도 관계의 질은 다양하다.

 

사람을 좋아하여 관계가 특히 중요한 J자매는 결혼하면서 고향을 떠나 이사한 곳에서 레지오에 입단하였다. 그녀는 봉사와 함께 낯선 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사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그 Pr.은 주회와 간단한 간식 나누기 정도여서 친해질 계기가 없어 다소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그때 연차 총 친목회의 Pr. 장기자랑 준비가 시작되었다. 단원 중 유치원 교사가 주도하여 부채춤을 준비하게 되었고 연습을 위해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선배단원들과 친해지면서 단원들의 특성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꾸리아 단장인 그녀는 말한다. “저는 단원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요소는 재미이고, 그 재미는 단원들 간의 친밀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레지오의 행사들은 믿음을 바탕으로 하면서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여요. 행사 후에 단원들 간의 친밀함이 눈에 띄게 커지는 경험을 여러 번 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레지오 행사를 단원들 간의 단합과 결속을 위한 기회로 삼고 기도하면서 제대로 준비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레지오 행사들은 주회를 통해 형성된 친밀감을 더욱 깊게 하는 특별한 기회

 

레지오 단원들은 매주 회합을 통해 이미 단원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좋은 장치 속에 있다. 여기에 레지오의 행사들은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치하와 함께 주회를 통해 형성된 친밀감을 더욱 깊게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이를 위해 평의회나 단원들 모두 함께 노력해야한다. 이는 교본에 “꾸리아는 소속 레지오 단원들을 정기적으로 한자리에 모아 서로 어울리도록 하여 단원과 단원 사이의 친교를 도모하고 일치의 정신을 기르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260쪽)고 하고, “모든 단원은 공동체의 한가운데로 뭉치도록 행동해야 하며, 레지오 공동체의 중심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295쪽)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꾸리아는 행사 안에서 단원들이 서로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행사 준비를 해야 하며 단원들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함으로써 레지오라는 공동체 안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행사에 참여하는 일은 단원들과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개인적인 사도직’이란 결국 다른 이들과 우정의 관계를 쌓는 일”(교본 310~311쪽)이기 때문이다.

 

칼릴 지브란은 “추억은 일종의 만남이다”라고 했다. 많든 적든 레지오 단원들에게는 나름대로 행사와 관련된 추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나를 어렵게 하던 단원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그를 이해하게 되었던 Pr. 친목회나,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하여 행복한 느낌을 나누었던 야외행사나, 연말의 부산함 속에 Pr. 장기자랑 준비로 모여 이러쿵저러쿵 떠들었던 시간 속의 일들을 말이다.

 

그런 기회를 통하여 동료단원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나 역시 나의 치부를 드러내고도 부끄럽지 않았던 순간들은 분명 선물이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들은 좋은 관계를 맺게 하는 바탕이 되었을 것이고 나아가 내 삶을 행복하게 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 공동체에서 규율 다음으로 축복과 번영을 보장하는 가장 소중한 요소는 형제적 사랑과 일치이다.”(마리아회 편찬 : 성모학 소론, 교본 298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9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행복디자인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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